등대와 엄마고양이 이지북 어린이
이철환 지음 / 이지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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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와 엄마고양이』는 점으로 콕콕 찍어 색과 빛과 모양을 빚어낸 듯한 신비로운 그림책이다.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만들어진 그림책이라 그런지, 당장이라도 모래처럼 흐를 것 같고, 당장이라도 손끝에 색이 묻어날 것 같다. 그래서일까, 일러스트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읽은 기분이 든다. 가만히 일러스트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고양이의 시선, 고양이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마치 나도 바닷가 마을 어딘가에 앉아 그들을 보고 있는 듯하다. 

 

작가의 경험담을 담은 『등대와 엄마고양이』는, 바닷가 마을에서 우연히 만난 고양이 가족의 생이별을 이야기한다. 죽어가면서도 자식들을 품었던 엄마 고양이를 “등대”라고 표현하며, 엄마는 영원히 자식들을 비추는 등불이라고 표현한 찡한 그림책이다. 

 

일러스트도 멋지지만, 『등대와 엄마고양이』의 진짜 매력은 담담하게 이어지는 스토리가 주는 마음이다. 작가님은 스토리에 파도라도 심어두셨는지, 분명 담담히 경험담을 읊기만 하는데도, 여러 감정이 마음에 와서 부딪힌다. 파도의 크기가 다를 뿐 아이 역시 마음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는지, 슬픔과 화가 동시에 느껴진다고 하더라. 길에 사는 동물들이 보호받지 못한 채 죽어가는 슬픔과 유기되는 동물들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에게 화가 난다는 아이의 말을 들으며, 아이도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 싶어졌다. 책임감 있게 길러줬더라면, 엄마고양이가 죽지도 않았을 것이고 새끼고양이들이 고아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마음이 아파서 책이라도 안아줘야겠다는 아이의 모습이 찡했다. 

 

그런 아이의 순수함이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나도 아이를 비추는 등대가 되어주겠다고, 늘 아이의 등 뒤에서 응원하고 사랑하는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아이가 슬플 때, 잘 이겨내도록 바라봐주는 엄마가 되어야지, 생각했다. 

 

아이가 잠든 후 『등대와 엄마고양이』의 일러스트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혼자 펼쳤다가 왈칵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엄마의 시집살이가 너무 고돼서, 하느님이 우리들은 좋은 시댁에 시집가게 해주셨어. 그러고도 남아서 엄마 며느리도 좋은 시어머니 만났네”라는 딸들의 농담에 “엄마가 시집살이했어도 너희가 사랑받고 편하게 살아서 다행이네”하는 우리 엄마와 엄마고양이가 겹쳐 보이는 것은 지나친 감상일까. 『등대와 엄마고양이』는 그림책인데도, 나에게 이런 깊은 잔상을 남긴다. 엄마의 사랑은 원래 이렇게 코끝이 시린 것일까. 

 

풍부한 색을 만들고자 점을 수십만 개 찍어 색을 만든다는 점묘화. 어쩌면 『등대와 엄마고양이』는 그 점만큼이나 무수한 감정들의 조합은 아닐까 생각해봤다. 자아와 감정에 대해 깊은 깨달음을 주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처럼, 한가지 감정만으론 올바른 나를 만들어갈 수 없듯, 슬픔과 이별에서도 분명 배우는 것이 있음을 깨닫게 하는 그림책, 『등대와 엄마고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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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 : 인간은 외모에 집착한다 (5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어린이를 위한 뇌과학 프로젝트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정재승 기획, 정재은.이고은 글, 김현민 그림 / 아울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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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도대체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15권은 언제 들어오는 거야!” 

우리 꼬마가 학교도서관에 다녀올 때마다 날마다 했던 말이다. 다행히 동네 도서관에는 10권씩 구매를 해두어 완독하긴 했지만, 언젠간 우리집 도서관에도 입고시켜야겠다고 고민하던 책,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책 많은 집은 알 것이다. 세트 책을 살때 '어디 꽂지'부터 고민되는 거) 아무튼 우여곡절끝에 우리 집에 오게 된 책,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는 청소년들에게 '호포 사피언스 뇌의 경이로움'을 일깨워주기에 시작했다는 책으로, 아이들에게 뇌과학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다. 사실 엄마도 『열두발자국』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무척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는 것이 정재승 교수님의 찐매력이시기에,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내가 권해서 읽은 거 아님. 아이가 직접 도서관에서 읽고 재미있다고 난리 남) 역시 아이가 읽겠다고 할 때에도 전혀 걱정이 안되더라. 

 

이번에 아이와 같이 읽은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1은 인간이 왜 외모에 집착하는지, 첫인상이 왜 중요한지 등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기에 아이들에게도 무척이나 흥미를 끌 주제가 아닌가 생각했다. (특히 아이가 사춘기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우주 아우레 행성의 외계인들이 지구에 오게 되며 시작하는 이야기이기에 아이들의 호기심과 흥미 모두 잡기 가능!! 또 만화, 동화, 생각정리 등 다양한 꼭지로 편집되어 있어 아이가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엄마 마음에도 찰떡같은 책이다.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울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탄탄한 지식과 재미있는 스토리, 만화와 동화 등의 당야함을 쉽고 재미있게 폴어낸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사실 엄마가 읽기에도 너무 재미있을만큼, 지식도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권하지 않아도 아이가 직접 찾아 빌려보는 “뇌과학”책이라니. 이런 책이 어디 또 있을까? 지식도, 재미도 무엇하나 부족하지 않으니 반드시 읽어보시길! 강추!

 

한편,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는 어느새 출간을 시작한지 5년차가 되어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15권까지 출시되어 있다. 아이가 다음 권 언제나오는지 보채지 않아도 되니, 걱정말고 시작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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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은 무슨 색인가요? - 전지적 컬러테라피 시점
김규리.서보영 지음 / 이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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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테라피로 보는 심리학, 컬러별 키워드

레드- 정열, 사랑, 돈, 성공, 행동, 본능, 적극성, 추진력, 행동력, 성급함, 지친, 과욕

핑크- 조건없는 사랑, 양육, 수용, 용서, 부드러움, 인정, 낭만, 친절, 보살핌, 매력, 외로움, 의존성

오렌지- 즐거움, 창조성, 자유, 연금술, 화려함, 긍정, 낙천, 아이디어, 사교성, 매력, 무계획

옐로우- 기쁨, 밝음, 자신감, 자아, 존재, 재치, 쾌활, 천진난만, 예민함, 비판적

그린- 평화, 휴식, 균형, 시작, 자연, 배려, 봉사, 친절, 편안함, 거절을 못함

블루- 이성, 책임, 신뢰, 계획, 사고, 책임감, 질서정연, 신중, 긴장, 의사소통, 차가움

로열블루- 통찰력, 신념, 고차원, 정의, 강인, 몰두, 고립

바이올렛- 봉사, 예술성, 정신력, 영성, 품위, 완벽, 예술성, 비현실성, 높은 기준

마젠타- 귀인, 신성, 치유자, 풍요, 신의사랑, 번아웃, 비인간적

 

 

심리상담, 진단, 처방에서부터 컬러별 특성과 단점까지 야무지게 정리해놓은 책, 『당신의 사랑은 무슨 색인가요』다. 사실 책의 색이 무척 쨍하고 예뻐서 관심을 가지고 가볍게 펼쳤던 책인데,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심취해서 내용들을 꼼꼼히 읽고 있었다. 가장 재미있는 싸움이 사랑싸움이라했던가. 당신의 사랑은 무슨 색인가요』의 상담사례는 누군가의 사랑을 다루고 있어 나도 모르게 귀가 쫑긋해지고, 진단에서는 내가 생각한 것과 비슷한 점을 찾아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당신의 사랑은 무슨 색인가요』의 마무리는 치유를 위한 처방. 꼭 나와 비슷한 사례가 아니더라도 좋은 내용이 무척 많아 내내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각 색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인류의 시작부터 커필매칭프로그램, 러버덕이나 승려에 이르기까지 색의 역사를 만날 수 있어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다. 

 

혹 이 책을 MBTI와 비교하려 읽으려한다면 다른 책을 읽을 것. 이 책은 재미삼아 나열한 심리테스트가 아님을 밝혀둔다. 『당신의 사랑은 무슨 색인가요』는 컬러테라피스트로 20년 가까이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마다 다른 색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고, 나아가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폭넓은 심리서이기 때문이다. 즉, 색이 가진 에너지와 특성을 이용하여 마음을 치유하는 것을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각의 색이 가진 에너지와 성질을 바탕으로 보다 안정적이고 평안한 생활을 돕고자 하는 책이기에 『당신의 사랑은 무슨 색인가요』를 읽으며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고 단순한 상태가 됨을 느꼈다. 너무 어려울 것 같다고? 전혀. 당신의 사랑은 무슨 색인가요』은 색과 사람의 심리에 대해 이해하게 하는 책이지만, 문장도 간략하고 내용이 쉬워 읽는 내내 흥미를 잃지 않도록 돕는다. 또한 컬러테라피의 역사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설문과 해설도 다루고 있어 나의 성향에 대해 생각해볼수도 있다. 

 

너무 피곤했던 하루 당장 이불을 만나고 싶었지만, 그대로 자면 나의 하루가 너무 아깝게 느껴질 것 같아 펼쳐들었던 『당신의 사랑은 무슨 색인가요』. 여러 색에 대해 만나고 배우며 마음이 단순해지고 명료해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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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공주
리노 알라이모 지음, 김미선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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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아직 낮 시간이 너무 더워 추석이 먼얘기처럼 느껴지지만, 그래도 저녁의 바람은 가을임을 실감하게 하는 애매한 계절. 평소라면 이맘때 아이와 추석에 관련한 그림책들을 잔뜩 꺼내봤을텐데, 너무 더운 탓인지 추석그림책은 아직이고, 대신 보름달이 가득히 뜨는 추석을 기념에 '달'과 관련한 그림책들을 이어보았다. 이미 블로그 등을 통해 다양하게 소개했던 여러 달 그림책 등과 나란히 읽은 아름다운 그림책, 『하늘공주』를 소개한다. 

 

문득 『하늘공주』를 소개하고자 마음먹고나서야 “내가 왜 이렇게 예쁜 그림책을 여태 소개하지 않았지?”했지만, 이미 여러번 읽은 『하늘공주』를 “또” 읽으면서도, 또다시 넋을 잃고 감상하는 우리들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났다. 맞다, 『하늘공주』는 너무 매력적이라서 오히려 소개되지 못한 그림책이다. 표지에서도 느끼겠지만 일러스트가 너무 아름다워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다. 그러나 표지에 심취하긴 이르다. 정말 한장 한장, 어떻게 이런 일러스트를 그릴 수 있지 싶어질만큼 아름답다. 색을 많이 사용한 것도 아니고, 라인드로잉에 가까운 이 그림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을 보며- 작가님의 다른 일러스트가 궁금해졌다. (작가님의 그림책이라 생각되는 “별똥별”처럼이 있으나, 절판되어 아직 구하지 못했다.) 

 

『하늘공주』는 빛의 여왕과 어둠의 왕 사이에서 태어난 토승달같은 딸. 그녀의 유일한 친구는 항해사였는데, 그를 위해 공주님은 날마다 환한 빛을 비추었다. 사람들은 그 빛을 '달'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이내 사랑하게 되었다. 그것을 질투하게 된 왕은 공주를 가두어버렸다. 슬픔에 잠긴 왕비의 부탁으로 항해사는 공주를 찾아다녔고 공주를 찾기 위해 별을 모아 하늘에 뿌리던 항해사의 정성이 이내 공주에게 닿게 되어 둘은 재회한다. 그 후 여왕은 공주가 돌아온 기념으로 온 세상에 별을 뿌려주어 지금의 밤하늘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하늘공주』의 스토리만으로도 많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이야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하늘공주』의 매력은 일러스트를 함께 감상할 때 더욱 커진다. 눈부신 밤하늘을 아이와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온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 비록 우리의 『하늘공주』머리카락은 초승달을 닮았지만, 이렇게 온 마음이 가득해지는 것은 보름달처럼 느껴진다. 

 

매번 만나던 추석 그림책이 살짝 지겨워졌다면, 이번에는 “달”이나 “떡”등의 테마로 그림책을 만나보면 어떨까? 덕분에 추석이 더욱 색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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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라 - 주만지, 두 번째 이야기
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그림, 이하나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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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가을사이. 여름이라기엔 아침저녁이 서늘하고, 가을이라기엔 여전히 너무 더운 지금- 이럴 때야말로 행복한 상상력을 발휘해 떠나는 여름을 더 찬란히, 다가오는 가을을 더 기쁘게 맞아야하지 않을까? 요즘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해리포터. 하긴, 마법과 상상력, 모험 등이 함께 버무려진 그 멋진 소설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엄마도 여전히 너무 재미있는데. 그래서 아이와 함께 읽을 판타지를 부지런히 찾아보다 문득 떠오른 그림책, 『주만지, 두번째 이야기 자수라』를 소개하고자 한다. 




『주만지, 두번째 이야기 자수라』는 존 패트로감독의 “자투라, 스페이스 어드밴처”를 떠올릴 수 있는 그림책이다. 맞다. “쥬만지의 정식 후속작”인 작품이다. 우연히 다시 게임이 시작되고, 이번에는 우주다. 엄마와 아빠가 집을 비운 사이 형과 놀고싶어하는 동생을 귀찮아하자, 속이 상해진 동생은 집을 뒤지고, 그렇게 『주만지, 두번째 이야기 자수라』가 시작되고야 만다. 별똥별이 떨어지고, 현관문 앞에는 우주가 펼쳐진다. 스토리 자체도 무척이나 흡입력있을 뿐 아니라, 일러스트가 매우 사실적이다보니 아이는 책에 풍덩빠져 읽더라. 아무래도 요즘 판타지에 빠져있다보니 『주만지, 두번째 이야기 자수라』에 더욱 심취하기도 했고, 책 자체가 뭐낙 재미있기도 해 아이를 집중력을 사로잡은 것.

 



『주만지, 두번째 이야기 자수라』를 읽고 난 후 아이와 형의 마음, 동생의 마음, 우리집이 어느날 우주에 떠다닌다면 등의 상상을 이어보았다. 재미로 시작한 상상이 여러 방향을 타고 흐르다가 마침내 지구의 소중함, 계절의 아름다움 등에 까지 닿았고, 아이와 나는 문득 지금 이 어중간한 계절조차 얼마나 소중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아이와 많은 책을 읽지만, 『주만지, 두번째 이야기 자수라』같은 책을 읽고나면 아이의 생각이 쑥쑥 자란다는 느낌이 든다. 아이의 상상력이 더욱 깊어지기도 하고, 다양한 방향으로 흐르기도 하기때문. 아이의 상상력도 자극하고, 계절의 소중함도 느끼게 한 그림책 『주만지, 두번째 이야기 자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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