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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공주
리노 알라이모 지음, 김미선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9년 10월
평점 :
어느새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아직 낮 시간이 너무 더워 추석이 먼얘기처럼 느껴지지만, 그래도 저녁의 바람은 가을임을 실감하게 하는 애매한 계절. 평소라면 이맘때 아이와 추석에 관련한 그림책들을 잔뜩 꺼내봤을텐데, 너무 더운 탓인지 추석그림책은 아직이고, 대신 보름달이 가득히 뜨는 추석을 기념에 '달'과 관련한 그림책들을 이어보았다. 이미 블로그 등을 통해 다양하게 소개했던 여러 달 그림책 등과 나란히 읽은 아름다운 그림책, 『하늘공주』를 소개한다.
문득 『하늘공주』를 소개하고자 마음먹고나서야 “내가 왜 이렇게 예쁜 그림책을 여태 소개하지 않았지?”했지만, 이미 여러번 읽은 『하늘공주』를 “또” 읽으면서도, 또다시 넋을 잃고 감상하는 우리들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났다. 맞다, 『하늘공주』는 너무 매력적이라서 오히려 소개되지 못한 그림책이다. 표지에서도 느끼겠지만 일러스트가 너무 아름다워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다. 그러나 표지에 심취하긴 이르다. 정말 한장 한장, 어떻게 이런 일러스트를 그릴 수 있지 싶어질만큼 아름답다. 색을 많이 사용한 것도 아니고, 라인드로잉에 가까운 이 그림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을 보며- 작가님의 다른 일러스트가 궁금해졌다. (작가님의 그림책이라 생각되는 “별똥별”처럼이 있으나, 절판되어 아직 구하지 못했다.)
『하늘공주』는 빛의 여왕과 어둠의 왕 사이에서 태어난 토승달같은 딸. 그녀의 유일한 친구는 항해사였는데, 그를 위해 공주님은 날마다 환한 빛을 비추었다. 사람들은 그 빛을 '달'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이내 사랑하게 되었다. 그것을 질투하게 된 왕은 공주를 가두어버렸다. 슬픔에 잠긴 왕비의 부탁으로 항해사는 공주를 찾아다녔고 공주를 찾기 위해 별을 모아 하늘에 뿌리던 항해사의 정성이 이내 공주에게 닿게 되어 둘은 재회한다. 그 후 여왕은 공주가 돌아온 기념으로 온 세상에 별을 뿌려주어 지금의 밤하늘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하늘공주』의 스토리만으로도 많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이야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하늘공주』의 매력은 일러스트를 함께 감상할 때 더욱 커진다. 눈부신 밤하늘을 아이와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온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 비록 우리의 『하늘공주』머리카락은 초승달을 닮았지만, 이렇게 온 마음이 가득해지는 것은 보름달처럼 느껴진다.
매번 만나던 추석 그림책이 살짝 지겨워졌다면, 이번에는 “달”이나 “떡”등의 테마로 그림책을 만나보면 어떨까? 덕분에 추석이 더욱 색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