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원씽 - 무엇이든 잘하게 만드는 ‘단 하나’의 힘
김연희 지음, 김연제 그림 / 터닝페이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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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씽은 내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위해 지금 해야 하는 가장 크고 중요한 한 가지 일이예요. 그건 공부일 수도 있고 독서일 수도 있어요. 아니면 운동일 수도 있고 어떤 습관일 수도 있어요. (p.126)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의지력을 갉아먹는 행동을 하게 되죠. (p.147) 

 

 

언제인가 『원씽』을 읽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늘 부지런히 책을 읽고 공부하며 살기는 했지만,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부분을 잘해야 하고, 항상 열심히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 속에 나를 다그쳤기 때문. 그러나 『원씽』은 모든 것이 다 중요한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무엇을 위해 바쁜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무엇을 위해 부지런한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원씽』은 그렇게 그저 바쁘게만 움직이는 실속 없는 일개미가 되지 않기 위해 나를 설계하라고 가르쳤다. 

 

『원씽』의 충격이 약해져 가며 느슨해질 즈음, 『어린이를 위한 원씽』을 만났다. 어린이자기계발 분야에서 초등필독서라는 평을 받는 책이기도 했고, 내가 『원씽』을 읽으며 느꼈던 깨달음을 아이도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 『어린이를 위한 원씽』을 당장 집어 들었다. 

 

『어린이를 위한 원씽』은 동화의 형태를 빌어 아이들에게 『원씽』을 이해시키는 책이다. 사실 어린이자기계발 로 출간이 되어도 초등학생들이 일반도서에서 깨달음을 얻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어린이를 위한 원씽』이 더 마음에 들었다. 아이들은 그저 동화를 읽고 주인공에게 마음을 이입해보는 것만으로도 『원씽』이 주는 메시지를 이해하고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는 것. 자기계발서를 읽는 어른들 대부분이 “이 내용을 조금 더 젊을 때 알았더라면”하고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그래서 『어린이를 위한 원씽』처럼 어린이자기계발서가 반갑게 느껴진다. 초등필독서라는 수식어는 괜한 말이 아님을 책을 읽는 내내 깨달았다. 

 

『어린이를 위한 원씽』을 읽으며 이 책이 왜 초등필독서라고 불리는지 이해했다. 재미있는 동화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어우러져 한층 쉬이 읽힌다. 무엇보다 동화의 사이사이 “생각을 키우는 발자국”이라는 코너를 통해 원씽의 내용을 안내해줄 뿐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어 생각을 정리해보기 좋다. 어린이원씽을 통해 아이들은 동화 속 교훈을 얻을 뿐 아니라, 생각을 글로 옮기는 활동,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것. 

 

어린이원씽답게 『어린이를 위한 원씽』의 '생각을 키우는 발자국'에는 좋은 주제가 무척 많았다. 꿈, 감정, 계획 세우기, 습관, 의지력 나의 우선순위, 건강관리 등 아이들이 자칫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들에 대해 짚어주기도 했고, 아이들의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을 펼칠 수 있게 안내해주어 아이와 대화를 나눌 거리가 많았다. 

 

우리 아이는 아직 저학년이다 보니 어린이원씽을 완전히 활용하지만 못했지만, 『어린이를 위한 원씽』 구성이 워낙 좋은 덕분에 『원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기주도 학습이나 자기주도 목표 세우기 등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집중할 수 있었다.

 

만약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면 (특히 초등 고학년)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자기주도적으로 목표를 세워 실천해나갈 수 있다면 아이의 미래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또 『어린이를 위한 원씽』을 통해 부모님도 우리 아이가 목표하는 단 한 가지가 무엇인지 알고 함께 집중한다면 그 결과는 훨씬 빛나게 될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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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꼬옥 안아 줘!
꼼꼼 지음 / 냉이꽃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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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같은 줄 알면서도 아이가 울거나 고집을 부릴 때 하는 말, “왜 울어?”, “뭐때문인지 말해봐”, “마음을 정확히 말해봐”. 어른이 된 지금도 마음은 표현하기 어려우면서 어린 아이에게 '정확한 감정'을 요구한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알고 있다면 울겠는가? “어머니. 제가 지금 슬픔이 82%정도 찼고, 분노가 36%정도 발생 중입니다. 혼자 3분 앉아있은 뒤 아이스크림 70g 먹으면 가뿐해질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겠지. 그뿐인가. 아이의 행복만큼 슬픔과 화도 소중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 이 한심한 입은 “울지마”, “뚝해”, “그만울어”, 울지말고 말해” 따위를 뱉기도 한다. 울지말란다고 안 울 수 있으면 아이도 처음부터 안 울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런 과오를 범할 때마다 그러지 않기 위해, 또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길 바라는 마음에 감정에 관련한 그림책을 많이 읽는다. 아이의 마음이 막혀버린 세면대가 되어 흘러 넘치지 않도록. 최근 가장 자주 만나는 감정 그림책은 『나를 꼬옥 안아줘』다. 

 

『나를 꼬옥 안아줘』는 색과 모양으로 감정을 표현해준다. 일러스트에 사용된 색도 모양도 무척 단조롭지만 심심하다는 느낌이 전혀들지 않는다. 화나는 감정은 날카로운 가시로, 두려움은 암흑으로, 걱정은 출렁이는 파도처럼 표현된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우리가 볼 수 있는 형태, 느낄 수 있는 모습으로 전환하기에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객관화할 수 있다. 또 파악하기 어려운 타인의 마음도 이해하기 쉬워진다. 또 내 감정이 나와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느끼게 하는데, '내 마음'과 '나'를 분리시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내 감정과도 거리를 두면, 한층 가볍게 느껴질 수 있음을 새삼 깨닫는 기분이랄까. 

 

직관적인 일러스트가 감정을 한층 쉽게 표현하도록 도왔다면, 내용은 다정한 편지같다. 그저 내용을 읽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변화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감정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나를 더 사랑하고, 내가 나를 위로해주자 다짐하게 만든다. 아이와 함께 『나를 꼬옥 안아줘』를 읽는다면 꼭 소리내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한 줄 한 줄, 아이의 목소리로 듣는 『나를 꼬옥 안아줘』는 위로와 다짐이 될테니까. 

 

『나를 꼬옥 안아줘』의 가장 인상깊은 점은 아이들이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어른도 똑같이 느끼고 수없이 바뀐다는 것을 짚어주는 부분이었다. “마음은 자주 바뀌고 바뀌는 이유도 많아. 이유를 알아도 어쩔 수 없을 때도 있고, 때로는 별다른 이유가 없기도 해”라는 말을 아이와 소리내 읽어보며 감정에 대해 조금 둔감해지면 어떨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또 꼼꼼 작가님의 말처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를 내가 꼬옥 안아줘”야겠다고 다짐해보기도 했고. 

 

마음의 날카로운 가시도 긍정언어를 들으면 별이 되고 꽃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이의 마음에 꽃향기가 가득하게 하려면 어떤 말을 많이 들려주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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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알 돌알 사계절 그림책
벼레 지음 / 사계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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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서로 기대어 사는 형상을 본 떠 만들었다는 '사람인'처럼, 사람들은 어울려 살아가기를 좋아한다. 취미가 같은 사람,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 같은 학교인 사람 등 '나'의 인간관계는 물론, 아이와 같은 반 학부모, 아이 학원 친구네 엄마 등 무척 다양한 관계를 맺는다. 누군가에게서 등을 돌리는 것도 마찬가지. 내게 위해를 가해서, 아이한테 피해를 줘서 등 직접적인 사유뿐 아니라, 인상이 별로라서, 나랑 달라서, 누가 별로래서, 무슨 얘길 들어서 등 합리적인 못한 이유도 많다. 이 비합리적인 이유는 미움, 차별, 외면 등으로 싹을 틔운다. 

 

뉴스가 공포영화보다 무서운 요즈음에 경종을 울리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전파되어 편견과 혐오가 아닌, 이해와 수용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계절 출판사의 신간, 『쌀알돌알』을 소개한다. 

 

 

편견이나 혐오 등의 단어가 자칫 아이들에게 무거운 주제가 아닐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벼레 작가의 『쌀알돌알』은 무척이나 유쾌하고,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유쾌한 문체로, 담백하게 메시지를 전한다. 

 

표지부터 쌀들이 바글바글 한 마을을 가득 채우고 있다. 마치 사람처럼 수영하기도 하고, 오리배도 탄다. 속표지도 마치 밥그릇을 확대하기라도 한 듯 바글바글 자리 잡은 쌀들이 우습다. 『쌀알돌알』에 등장하는 쌀들은 모두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데, 가만히 살펴보면 모두 어딘가 단점이라 부를만한 것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목욕탕이나 이발소를 찾기도 하는 쌀들은 마치 인간 세상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기분. 작은 글씨 하나하나 저마다의 웃음과 저마다의 생각을 담고 있어 마치 쌀들과 수다를 떠는 듯한 기분으로 읽다 보면 아이들은 어느새 많은 생각 씨앗을 얻게 된다.

 

“돌알만 골라내라!”라는 지령을 받은 쌀알들은 저마다 다른 모습, 다른 말투지만 합심하여 돌알을 골라낸다. 쫓겨난 돌알은 엄청난 말을 남긴 채 떠난다. “너희 중엔 불량이 없을 것 같냐!”라는.

 

'불량'이라는 말은 쌀알 사회에 큰 불안을 준다. 이때부터 쌀들은 삼삼오오 모여 '우리'와 '다른 점'을 찾기 시작한다. 더 작거나, 울퉁불퉁하거나, 많이 불었거나, 쌀가루가 되었거나, 금이 갔거나, 왕겨가 있거나, 푸석하거나. 쌀알들은 점차 무수히 많은 '차이'를 찾아내고, 모두 흠집으로 취급하며 '차별'로 만든다. '우리'였던 쌀알들도 '나'로 쪼개져 서로의 흠집을 찾기에 혈안이 된다. 그러나 선구자처럼 등장한 할머니는, 돌이나 골라내랬더니 이게 무슨 일이냐며, 불량쌀알들을 다시 한데 넣어 신나는 발걸음을 옮긴다. 다 괜찮다고, 밥이나 맛있게 지어 먹자고. 

 

『쌀알돌알』을 읽는 내내 쌀알이 어른들 모습 같아 부끄러워졌다.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아이들에게 어른의 잣대로 편견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었을까, 어른들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차별과 혐오를 배우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 『쌀알돌알』은 더 많은 가정에서 읽으면 좋겠다. 엄마도 읽고 아빠도 읽어서 아이들에게 이해와 수용을 가르쳐줄 수 있는 어른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아이들도 『쌀알돌알』을 통해 나는 어떤 쌀알인지, 친구의 다른 점을 틀리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할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다시 '사람인'자를 떠올려본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은 길이와 모양이 다르다. 하지만 서로 기대어,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준다. 부디 우리 세상도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의지가 될 수 있기를, 너른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줄 수 있기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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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식당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02
김신희 지음 / 북극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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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엄마가 내 마음을 다 아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신나는 일이 있을 때도, 친구랑 싸웠을 때도- 엄마는 기가 막히게 제 마음을 읽어내더라고요. 엄마가 되어보니, 그 능력은 '관심'에서 나오는 거였습니다. 아이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기분은 어땠을까 하는 관심. 언제나 아이의 마음을 살피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하지만, 때로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순간이 있어요. 

바로, 밥을 줬을 때! 

 

대체로 편식을 하지 않는 착한 딸이지만, 좋아하는 반찬이 나왔을 때는 함박웃음을, 싫어하는 반찬 앞에서는 시무룩한 표정이 되곤 하잖아요? 아마 다른 집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기에, 오늘 북극곰의 신간, 『마녀식당』을 소개해봅니다. 

 

제7회 상상 만발 책 그림전 당선작인 『마녀식당』은, 일단 표지부터 아이들이 좋아할 귀신(!)들이 가득합니다. 호박부터 미라까지! 아이들이 싫어하는 대표 채소 파와 양파도 귀신이 되어 주방을 돌아다니는 익살스러운 표지에서부터 아이들의 시선을 끕니다. 그뿐인가요? 속표지 안의 마녀 코스요리는 아이들이 “징그러워”를 연발하면서도 깔깔 웃는 요소가 가득합니다. 

 

그림체도 얼마나 귀여운지! 『마녀식당』은 어느 페이지 하나 웃음 포인트가 빠지지 않고 재미있는 일러스트로 꽉 차 있답니다. 밥상에 앉은 아이는 오늘도 마음에 들지 않는 반찬이 있는지 뱉고, 토하고, 기절도 합니다. 엄마 역시 머리에 불도 나고, 거품도 물고 파스스 타기도 합니다. 그 표정이 얼마나 익살스러운지 글씨를 한 줄도 읽지 않아도 아이는 깔깔 웃기 시작해요. 그러던 아이에게 낯선 초대장이 도착합니다. 마녀와 유령이 그려진 기괴한 초대장이죠. 깨알같이 맞춤법도 틀린 이 초대장을 따라가면 호박 농사를 가득 짓는 마녀의 식당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부터 정말 빅재미! 여기저기 숨은 거미, 유령 느낌 가득한 소품들을 하나하나 관찰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나 몰라요. 우리 아이는 꼬마 이마에 거미가 뚝! 떨어지는 장면을 보고 기겁하면서도 좋아하더라고요. 그 외에도 전체 페이지에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가 가득합니다. 지렁이에 기름칠도 하고, 눈 달린 채소를 썰기도 하고, 수프가 냄비 밖으로 고개를 내밀기도 합니다. 온갖 기괴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요리, 지독히(?) 한결같은 해독제에 아이도 엄마도 깔깔!

 

글씨를 하나도 읽지 못해도 이 책은 아주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터. 우리 꼬마는 실제 텍스트를 읽지 않고도 한참이나 이 책을 읽고 또 읽고 하며, 대사를 상상해보기도 하고 요리의 맛을 상상해보기도 하는 듯 이 책을 맛있게 즐겼답니다. 물론 본문을 읽으면서도 더 재미있어하기도 했고요. 

 

『마녀식당』을 다 읽은 후에 먹은 밥이요? 말해 뭐해요. 엄마가 준 반찬들을 골고루 맛있게 한 그릇 뚝딱! 했죠. 평소에 편식이 심하지 않은 편이지만, 『마녀식당』을 읽은 후 더 모든 반찬을 야무지게 음미하려는 모습이 너무 기특하고 귀여웠답니다.

 

편식을 고치는 것은 물론, 깨알 같은 디테일,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웃음까지 잡은 『마녀식당』! 

기발한 상상력을 맛보실 수 있으니 꼭 주문(?)해보세요. (아직 배민에는 없답니다.)

 

아참! 『마녀식당』의 치명적 단점! 아이가 자꾸 요리에 참여하고 싶어 하고, 채소를 해독제라며 엄마 입에 넣어버릴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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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야, 반가워! 북극곰 궁금해 22
필립 번팅 지음, 황유진 옮김 / 북극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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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데 고학년 학생들이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하고 있었다. 아직 캠페인에 대한 경험이 많지도 않고, 학교폭력에 대한 개념도 분명하지 않은 저학년인 우리 아이는 언니·오빠들의 적극적인 모습에 깜짝 놀라 쭈뼛쭈뼛 교문에 들어섰는데, 집에 오자마자 종알종알 말이 많다. “엄마, 아침에 언니들 기억나? 그거 언니들이 직접 만든 팀이래. 그 들고 있던 종이고 직접 만들었고, 율동도 직접 만들었데!” 사실 깜짝 놀랐다. 당연히 선생님이 주축이 된 캠페인이라 생각했기 때문. 문득, 이런 아이들이 있어 세상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옳지! 이때다. “언니들 모습이 네가 얼마 전에 물어본 민주주의야!”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해준 적은 있지만, 제대로 알려주지 못한 것 같아 답답했는데 마침 북극곰에서 『민주주의야, 반가워!』들 줄간한 것. 이렇게 궁금해할 때 들이밀어야 아이 머리에 쏙쏙 들어가지! 

 

그런데 사실 『민주주의야, 반가워!』는 아이가 궁금할 때가 아니라도,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큼 풍부한 내용과 다채로운 일러스트를 가진 책이었다. 민주주의를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이런 표현으로 민주주의를 설명할 수 있구나, 하고 깜짝 놀랐다. 사실 어른들도 민주주의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막연한 지식 아니었나. 『민주주의야, 반가워!』는 민주주의 개념, 역사, 성장 방향, 혜택 등에 대해서 자세히 다룰 뿐 아니라 정부의 역할, 선거, 시민운동까지 다루고 있다. 아이들에게 꽤 묵직할 수 있는 주제임에도 어려운 느낌이 아니라, 쉽고 간결한 언어 덕분에 아이들은 여러 방향으로 생각의 물꼬를 틀 수 있다. 

 

특히 시민운동에 대해 다룬 부분은 어른이 읽기에도 무척 유익했다. 최근 '그레타 툰베리'에 관한 책을 읽었던 터라 아이는 더욱 관심을 보였다. 시위 팻말을 만드는 내용을 읽으며 “분리수거를 잘하자”를 만들어 아빠에게 1인시위를 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모습을 보며 어릴 때부터 올바른 개념을 세워주면, 세상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또 '효과적으로 말하기'의 내용은 아이들이 일상생활서도 활용 가능한 정보라서 더욱 유익했다.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는 법과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동시에 이야기하는 점에서, 작가님이 얼마나 고심하며 이 책을 만들었을지 상상이 되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내가 살아가는 사회의 주인공은 '나'임과 동시에 '너'”라는 것을 느끼며, 우리 아이가 자신의 권리와 타인의 권리를 잘 지킬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민주주의야, 반가워!』는 단순한 지식나열이 아닌 아이 생각의 물꼬를 트는 책이다.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아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생활 속 민주주의까지 생각해볼 수 있게 도왔다. 아이가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세상의 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생각 자체를 키우는 책이었다. 부디 더 많은 초등학생에게 읽혀 '평범한 사람들의 힘'이 진가를 발휘하는 세상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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