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블론드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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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보슈 세번째.
법정 장면은 인상적이다. 나머지는 특히 결국은 범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용의자들을 띄우는 방식이나 결국 진범은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해리 보슈만의 활약으로 잡힌다는 것은 이런 것이 장르소설의 클리셰군 싶을 정도. 그래도 물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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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렌 ㅣ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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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저히 별점을 줄 수가 없다.

너무나 잔인하다. 이런 잔인한 이야기, 잔인한 장면을 쓰는 작가의 정신상태란 무엇일까? 실제사건이든 소설 속 사건이든 들어본 것 중 가장 잔인한 살인현장으로 시작하는데 더 놀라운 건 이 장면을 다른 소설에서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고 이 작가의 창작일 마지막 살인현장은 소설 전체의 모든 잔인한 살인 장면 중 화룡점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할 만큼 재미(!)있고 충격적이다. 그러나 독자의 재미와 충격을 넘어서는 무엇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한마디로, 마르틴 베크 시리즈 류의 고전은 아니다 (마르틴 베크의 첫번째 소설 <로재나>도 인용되어 있지만, <로제안나>라고 표기된다. 로재나는 미국인의 이름이므로 로재나가 더 맞을 듯 하고 이 소설이 번역 출간된 게 <로재나>의 번역 출간보다 빠르니 그렇게 번역해서 썼나 보다 역자가 이 작품을 읽지 않고 말이다.)

피에르 르메트르는 몇 년 전 콩쿠르상 수상작인 <오르부아르>로 먼저 알게 되었던 작가이다. 장르소설을 쓰던 작가가 순문학(이런 류의 구분을 좋아하지 않지만 아무튼) 작품에 주로 수여하는 상을 받았다고 해서 읽었는데 아주 훌륭했다. 그런데 첫 작품부터 이렇게 잔인한 이야기를 썼을 줄이야. 베르호벤이 두 권 더 남았는데 읽기가 두렵다. 한마디로 잔인한 이미지가 너무 세서 소설의 다른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이야기 속의 이야기, 현실과 이야기의 경계, 여러 인간군상 등등-들을 압도해 버렸다.

얼른 다음 베르호벤을 읽어야지.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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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스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2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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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보다 지루했다. 일단 필요한 모든 클리셰들 - 츤데레에 조직의 규칙은 모두 ‘따위’일 뿐 스스로의 규칙이 중요한 상남자 형사 주인공, 자신과 조직의 앞가림에만 급급할 만큼 쪼잔한 적, 아름다운 외모에 그만큼 깊은 속마음과 비밀을 품은, 하지만 플롯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여자, 콜래트럴 데미지...-들이 편안하다 못해 예측가능함으로 지루함에 일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상황의 복선(쓰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안 쓰지만 아무튼 읽기 시작하면 아주 초반부터 쉽게 알아챌 수 있다)이 너무나 빤하다. 도시나 술집, 그 장소에 있는 인간군상들과 마지막 전투의 묘사가 훌륭하지만 아무튼 뼈대가 너무나 뻔해서. 장강명 소설가는 3탄인 <콘크리트 블론드>를 별 넷이나 줬던데 다시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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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에코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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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장강명의 페이스북에서 보고 읽게 되었다.

LA는 필립 말로의 도시인데 필립 말로도 영원히 살 수 있는 건 아니니까(정말? 레이먼드 챈들러의 그 책들이 있는데도?) 히에로니머스 “해리” 보슈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지. 속으로는 ‘너무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는 건 하수구로 향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그만큼 세상과 거리를 두고 있는 형사. ‘가끔 자기만 세상을 올바로 바라보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세상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게 문제였다. 다들 진지하게 매진해야 하는 일 대신 취미나 부업을 갖고 있다는 것.’

세월이 흘러 사회가 더 문명화(?)된 만큼 다소 말랑한 하드보일드(모순형용!)라는 느낌이 있고 무엇보다 다소 길다. 길수록 하드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대체로 필립 말로에 대한 향수를 느끼면서 지루하지 않게 읽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덤 앤 더머 커플을 떠오르게 하는 커플도 나온다. 베크의 친구들보다 더 빨리 사라지는 것 같지만.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마르틴 베크가 무지 보고 싶어져서 책 소개에 직접 이에 대한 오마주라고 써있는 피에르 르메트르의 베르호벤 시리즈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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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4 - 제1부 듄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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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듄이라고도 불리는 행성 아라키스는 사막과 비행기까지도 씹어먹을 수 있는 모래벌레, 그리고 어떻게든 적응한 원주민-프레멘-이 살고 있는 아주아주 척박한 행성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곳에서만 (알려진) 온 우주에서 가장 귀한, 그래서 가장 비싸고 막대한 이윤이 남는 상품(일종의 약물인 스파이스)이 생산된다. 이 척박한 행성은 바로 이 때문에 황제와 대귀족들의 권력다툼의 장이 된다. 이윤에만 혈안인 하코넨 가문(알고 보니 황제를 등에 업고 있었다)은 명예를 더 중시하는 아트레이드 가문을 아라키스로 끌어들어 멸족시킨 후 아라키스에 대한 지배권과 이윤을 더 확실하게 다지려고 한다.

아트레이드의 상속자 아들은 (이야기가 계속되어야 하니까 어쩌면 당연히) 살아남았다. 아들 뿐만 아니라 그의 어머니도. 그런데 이 두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어머니는 3천 년은 족히 된 베네 게세리트라는 어느 정도는 베일에 싸인 일종의 지식권력기관의 일원이었고 아들인 폴 ‘무앗딥’ 아트레이드는 (알고 보니) 베네 게세리트가 가장 뛰어난 두뇌를 지닌 인간을 만들기 위해 무려 90세대에 걸쳐 행한 신중한 유전자 선택 교배의 최종 산물(!)이었던 거다. 척박한 환경에서 고난에 익숙하고 그만큼 해방을 기다려 왔던 원주민 프레멘들에게 (베네 게세리트가 이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했던 것처럼 수천 년 전에 프레멘들에게 심어놓은 메시아 예언 때문에 더 쉽게) 이들 모자는 거의 구세주처럼 받아들여지게 되고이들의 지지와 복종적인 헌신을 무기로 폴 무앗딥 아트레이드는 하코넨 일가와 황제를 제압하고 새로운 우주연합의 황제가 된다.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전 우주적인 지하드의 막이 오른 것이고.

이게 듄 1부인데... 일단 재밌었다. 고 해야되겠지. 그런데 이걸 종교와 광신도는 어떻게 탄생하는가로 읽으면 섬뜩한 게 있다. 이제 곧 광신도로서 지하드에 뛰어들게 될 프레멘들의 고난의 세월과 소망, 그런 것들이 ‘구원자’를 만나면 얼마나 쉽게 광신도의 연료가 되는지. 사실 그 구원자라는 것, 퀴사츠 헤더락의 미래를 보는 능력이라는 것은 미래의 무수한 가능성을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모두 계산해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능력은 유전자의 조작(우수한 형질만 모일 때까지 주의 깊게 ‘교배’를 반복)을 통해 얻어진 것이다. 한마디로, 종교적 신앙의 대상이 될 만한 것이 아니다! 게다가 무앗딥은 말한다. 종교에 의무가 씌워지면 인간은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항상 개인 이하의 존재가 된다고 했다. 여기서 의무에는 당연히 무조건적인 복종이 포함될 것이다...

그밖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데 엄지 두 개로 스마트폰 작은 화면을 보면서 여기까지 찍다보니 좀 지겹다. 아, 한 가지 더. 지하드로 향하는 이 세계의 많은 단어들이 이슬람의 단어들과 비슷하다는 게 묘하다. 작가의 편견이 개입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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