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김연수 작가를 만나고, 지인에게 줄 사인본으로 선택한 책이다. 일단 사인본은 건네주고, 이 책을 빌린 도서관팀에 갚으려고 구입한 책을 먼저 읽었다. 생경한 낱말들이 눈에 띄어 작가가 낱말공부를 많이 하거나, 국어사전을 뒤적이며 소설에 쓸 낱말들을 수집하나 보다 생각했다.^^두 남자와 한 여자를 주인공으로 89학번 영문과 동기들이 등장한다.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차이를 인식하는 여자와 남자의 차이, 혹은 순수하고 낭만적인 사랑과 결혼으로 귀결되는 현실의 사랑 이야기를 풀어냈다. 80년대 학생 운동권으로 살아온 이들의 삶이나 현실 인식이 어떻게 다른지 받아들이는 생각 차이도 그들의 대화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인상적인 장면들 몇 개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인다. 한 챕터가 길지 않아 전체 분량도 150쪽으로 수월하고, 가독성이 좋아 단숨에 좌르르 읽었다. 문장을 너무 잘써서 김연수 작가를 질투하고 싫어한다는 지인의 말에 동조하고 싶어진다.‘기억이 아름다울까, 사랑이 아름다울까? 물론 기억이다. 기억이 더 오래가기 때문에 더 아름답다. 사랑은 두 사람이 필요하지만 기억은 혼자라도 상관없다. 사랑이 지나가고 나면 우리가 덧정을 쏟을 곳은 기억뿐이다.‘(105쪽)소설 속 이 문장에도 동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