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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달렸다 ㅣ 웅진책마을
김남중 지음, 김중석 그림 / 웅진주니어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작가강연에서 <바람처럼 달렸다>는 제목으로 책이 나올거라고 했는데, 몇 해가 지나고 작가와 문학기행 일정을 잡고 읽게 되었다. 초등 3학년 때였던가, 외할아버지 댁에서 나보다 훨씬 큰 짐발이 자전거를 끌어안고 넘어진 후 자전거를 배우지 못했다. 이것도 일종의 트라우마겠지만 자전거를 타고는 싶어도 무서워서 배우지 못했다. 우리 삼남매가 아빠한테 자전거 타기를 배울 때 나도 배웠어야 했는데....ㅠ
이 책은 초등 5학년 동주를 주인공으로 자전거와 함께 일희일비하며 커나가는 성장동화다. 동주와 자전거 일화를 열두 개의 이야기로 담아내, 성장기 아이들이 겪었음직하고 아이를 키우며 부모가 겪었음직한 이야기라 공감이 된다. 자전거 한 대쯤 잃어버리지 않은 아이가 있을까? 자전거를 배우고 바람처럼 달릴 때의 기분을 만끽한 독자라면 충분히 감정이입이 될 것이다. 비록 나는 자전거를 탈 줄 몰라도 우리 아이들이 자전거를 배우고 씽씽 달리며 좋아하던 걸 고스란히 지켜봤으니 그 기분도 알 수 있다.
우리아들도 세발자전거를 두 번이나 잃어버려서 온 동네를 헤집으며 찾아다닌 기억이 난다. 조금 자라서 두 발 자전거를 사주었는데 잠간 대문 앞에 세워두었다가 잃어버려서 다시 샀고, 두번째는 막 가져가는 걸 보고 쫒아가서 찾아왔던 일도 있었다. 딸들은 세발자전거나 두발 자전거를 잃어버리지 않았는데 유독 아들만 번번히 잃어버렸는지 참.... 그만큼 관리에 소홀했다는 거겠지. 딸들은 자전거를 타다가 놀이에 빠져 방치하지도 않았고, 문간에 세워두고 집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없었던 거 같다. 아끼는 자전거를 꼼꼼하게 잘 챙겼다는 얘기다.
열두 편의 자전거 이야기를 읽고 나니, 나도 자전거를 타고 동주처럼 바람처럼 달리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