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혈압이 높아서 3년 전부터 혈압약을 먹고 있다.
3년 전에는 두어 달 먹었고, 작년에는 5개월 정도 먹었다.
본래는 꾸준히 먹어야 하는데 약이 떨어져도 병원에 가지 않아서 거르기 일쑤고,
하루 한 알씩 먹으라고 처방해 준 두 달치 약을 조석으로 먹어서 한달 열흘에 다 먹기도 했다.
다른 약을 두 번씩 먹으라고 줬는데, 혈압약까지 덩달아 두 알씩 먹는 만행을 저질렀던 것.
사람이 둔해서 그런지 그러고도 별다른 반응을 못 느꼈다.
주치의는 이런 나를 보곤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보기에 멍청하거나 무식해뵈지 않는데, 하는 짓은 엄청 무식하다는 거 아시죠?"
"헤헤, 제가 좀 둔하고 멍청한가 봅니다.ㅋㅋ"
"영양제라 생각하고 잘 먹어야지, 먹다 말다 하면 뇌졸증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추석날 하루 빼곤, 한 달치 착실하게 잘 먹고, 어제 다시 한 달치를 타왔다.
혈압이 '110~ 60'으로 나와서 수치로만 보면 높지 않은데,
혈압약과 콜레스테롤 약을 같이 먹은 결과고, 약을 끊으면 보통 '140~ 90' 이상 나온다.
친정 아버지는 40대에 중풍이 와서 오른쪽 마비로 직장을 그만두었고, 크게 낙심하고 절망에 빠졌었다.
당시 중2였던 나는 아버지가 쓰러지자, 내 인생을 강타한 쓰나미로 가난하고 참담한 사춘기를 겪었다.
아버지는 포기하지 않고 양방과 한방 치료를 병행했고
본인의 노력과 의지가 대단해서 상태는 많이 호전되었지만, 더 이상 경제 활동은 하지 못했다.
중풍이 두번 더 재발했지만 심한 마비가 아니라서 생활하는데는 큰 불편없이 일흔여덟까지 사셨다.
할아버지는 60대에 같은 증상으로 돌아가셨고, 작은아버지도 50대에 중풍으로 돌아가셨다.
분명한 순환기 문제로 고혈압, 중풍, 뇌졸중 등 가족력을 인정하고 관리를 잘 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나는 '욱'하는 성질도 있고,
원고를 쓰거나 프로그램 짜느라 머리를 쥐어짜면 뒷골이 땡기거나 오른쪽 머리가 지끈지끈 신경이 쓰인다.
추석 때부터 서평원고 30매와 씨름하는데 역량이 딸려서 스트레스도 팍팍, 서재마실도 뜸했다.
작년엔 혈당 수치도 104까지 올라 '내당능장애'라는 판정을 받았다.
혈압은 가족력이 있어 감수하지만, 당뇨는 자기관리의 문제라고 생각돼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당뇨벙엔 밥 먹지 마라>를 읽고
당뇨의 원인과 췌장의 역할 및 당뇨약이 어떤 건지 알게 됐다.
내가 이해한 건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당을 분해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과다한 탄수화물 섭취로 췌장이 쉴새없이 일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
당뇨약은 췌장이 기능을 해서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강제하는 약이라는 것.
따라서 당뇨약을 먹는다고 당뇨병이 낫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정신이 퍼뜩나서 탄수화물 섭취도 줄이고, 만보기를 차고 열심히 걸어서 체중도 줄였다.
정기적인 혈당검사로 당뇨 경계의 혈당 수치가 90을 찍더니 78로 뚝 떨어졌디.
올여름 두 달은 제대로 운동도 안하고 체크도 안해서 현재 체중은 1.5킬로가 늘었는데
혈당은 아직 확인을 안해봐서 모르고, 10월에 혈당검사를 해봐야겠다.
어쨋든 고혈압과 당뇨는 꾸준한 관리를 해야 하는 질병임에 틀림없다.
2012년엔 1.3.10.12월 4회 진료비 본인부담금 14,000원과 혈압약 본인부담금 95,000원이 지출됐다.
올해도 전반기 6개월을 제대로 안 먹었으니 거의 비슷하게 지출 될 거 같은데
어제 진료비 2,300원에 혈압약과 콜레스테롤 한 달 약값으로 15,200원을 결제했다.
주치의는 영양제를 먹는다고 생각하라지만, 나는 그 돈으로 과일을 사먹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병원비와 약값은 자기관리를 잘하면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돈이고,
내가 돈주고 산 적은 없지만, 영양제나 홍삼이 있어도 제대로 먹지 않고 오래 돼서 그냥 버리게 된다.
추석에 내려온 남편이 홍삼정옥고를 가져와 꼭 먹으라고 당부했는데, 아직 한 번도 안 먹었다.ㅜ
그걸 먹으면 어떤 효능이 있고 어디에 좋은 건지, 주치의한테 확인하고 먹으려고 했는데 까먹고 안 물어봤다.ㅠ
<고혈압, 3개월에 약없이 완치하기> 이 책을 사서 읽고, 제목처럼 고혈압을 완치하고 싶다.
수명100세 시대라, 사고나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최소한 30년을 더 살아야할텐데.
몸관리를 잘해서 건강하게 살아야지, 질병을 끼고 오래 사는 건 별로 바라지 않는다.
초등 동창들은 전화를 하면, 건강관리 잘해서 80, 90 되도록 오래오래 보고 살자고 당부를 잊지 않는다. ^^
성인병, 고혈압과 당뇨에 관련된 책들이 엄청 많은 걸 보니 큰 문제는 문제인가 보다~ 건강관리 잘해야지!!
요즘 손가락이 많이 아픈데, 류마티스나 관절염이 진행되는 거 아닐까 걱정된다. 정형외과에도 가봐야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