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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자가 된 아이 푸른숲 역사 동화 3
김남중 지음, 김주경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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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이던가~ 김남중 작가 강연에서 삼별초 항쟁을 소재로 작품을 구상하고 답사를 다녀왔다는 말을 듣고, 이 책이 나오기를 오랫동안 기다렸다. 믿음이 가는 푸른숲 역사동화 시리즈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나이는 몇 살일까?
삼별초 장군 배중손의 딸 선유는 열두 살, 몽골군의 첩자가 된 송진은 열세 살, 고려원정 사령관의 조카 테무게는 열두 살이다. 각각 처한 입장이 다른 세 아이를 주인공으로 1271년 삼별초 항쟁의 역사와 의의를 새롭게 조명하는 이 작품은, 점차 소홀해지는 역사교육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열두세 살 초등 고학년들이 꼭 읽으면 좋겠다.

 

 

삼별초 항쟁이 시작된 강화도에 사는 선유. 아버지 배중손은 삼별초 항쟁의 중심에 서기 전 딸에게 묻는다. 

 

"선유야,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스스로의 위험을 무릅쓸 가치가 있겠느냐?
"사람을 살리는 일만큼 중요한 일은 없잖아요."(19쪽)

 

해남에서 화순 운주사로 천불천탑을 세우러 아버지와 함께가던 송진. 백성들이 불상 천 개와 돌탑 천 개를 세우면 몽골군이 모두 물러나고 백성들의 새 고려가 세워질 것이라 믿는 아버지에게 투덜대고, 그런 아버지를 죽인 몽골군의 첩자가 돼야 했던 송진은 고려에 대해서도 적대적이다.

 

"백성들은 몽골군한테 다 죽어 가는데 안전한 곳에서 대장경이나 새기고 있으면 부처님이 대신 싸워 준대요?"(34쪽)
"고려가 나한테 뭘 해 줬는데 목숨을 바쳐?"(75쪽)

 

고려를 굴복시키고 일본 침략을 꿈꾸는 몽골. 삼별초 정벌에 나선 흔도 사령관의 조카 테무게는 빨리 어른이 되어 전쟁터로 나가고 싶어 사령관인 큰아버지의 심부름꾼으로 고려 정벌에 동행한다.

 

테무게는 젖먹이 때부터 세계 최강 몽골 군대의 전쟁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고, 몇 만의 군대를 몰아 수백만, 수천만 명이 사는 나라를 정복하는 몽골군을 상상하며 잠이 들었다.(43쪽)

 

100여년 동안 고려 무인정권의 호위부대였던 삼별초의 항쟁은, 몽골에 굴복한 고려 왕의 해산 명령을 거부하고 몽골군의 침략에 맞선 구국이었는가? 아니면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었는가? 삼별초 항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역사 이야기 <첩자가 된 아이>를 읽은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을 받아야 했던 우리 역사, 수많은 병사와 백성들이 짓밟히는 전쟁을 겪으며 평화를 꿈꾸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계속되는 전쟁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작가는 "역사란 욕심쟁이와 보통 사람들의 밀고 당기기다. 참고 견디다가 끝내 떨쳐 일어난 보통 사람들이 욕심쟁이가 망쳐 놓은 세상을 바로잡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한다.

 

동화책 끝에 삼별초 항쟁의 의의와 발자취를 정리해 놓았고, 그 시대 한반도와 세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역사공부도 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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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2-03-31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별초... 항쟁을 구국 항쟁처럼 미화하는 것도 웃기죠.
왕조는 몽고에 항복해서 삼별초를 버렸는데 말이에요.
새삼, 국가란 제도가 얼마나 모순으로 가득찬 건지... 알려줄 수 있는 동화겠군요.

순오기 2012-04-02 11:11   좋아요 0 | URL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재평가 작업이기도 해요.

수퍼남매맘 2012-04-03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사 동화 좋아해서 이 책 무지 궁금했는데.... 작가님 말씀이 멋지네요. 역사란 욕심쟁이와 보통 사람들의 밀고 당기기란 말이 총선을 앞둔 지금 가슴에 팍팍 와닿습니다.

순오기 2012-04-03 23:53   좋아요 0 | URL
욕심쟁이가 망쳐논 세상을 바로잡아 가는 거라는 말씀도 확 꽃히고요~
그나저나 총선 결과가 좋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