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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4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5년 9월
평점 :
이 책은 할아버지와 손녀의 행복했던 시간을 보여주며 할아버지와 손녀의 사랑과 추억, 그리고 영원한 작별을 이야기한다.
할아버지와의 사랑과 추억을 이야기하는 <오른발 왼발>, 할아버지의 사랑과 추억 뿐 아니라 할아버지의 부재를 이야기하는 <유령이 된 할아버지>와<할아버지 옷을 입고 있어요>를 보면서도 그랬지만, 사랑했던 할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은 참 힘들다. 더구나 어린 독자에게 할아버지와의 사랑과 추억이 많다면 더욱 더... 이미 할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한 아이라면 눈물을 쏟을 것 같은 텅빈 소파~ 남겨진 아이가 기억하는 할아버지와의 사랑과 추억은 아름답고도 슬프다.
녹색 소파에 앉아 반겨주던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손녀의 시간들~ 어떤 일이 있었을까 따라가 본다.
할아버지와 손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함께 한다.
씨앗을 심어 싹이 트는 걸 보고, 노래를 부르며 인형놀이도 즐긴다.
할아버지는 손녀와 눈높이를 맞추어 잘 놀아주지만 둘이 주고 받는 말은 동문서답 같아 웃음이 난다.^^
이거 원, 이 씨앗들이 다 자라기에는 자리가 모자라겠는 걸.
벌레들도 하늘나라에 가나요?
이거 참 맛있는 초코 아이스크림이구나.
초콜릿이 아니라, 딸기 아이스크림인데요.
아마도 할아버지가 손녀의 상상을 따라 가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하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노는 시간은 즐겁다.
할아버지와 손녀는 서로 삐지기도 하고... ^^
비록 바닷가에서 할아버지는 쿨쿨 주무시기도 하지만, 할아버지는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려주신다.
손녀는 할아버지도 아기였던 때가 있었냐고 놀라고... ^^
물고기를 잡으면 저녁에 요리해 먹자는 할아버지 말씀에, 손녀는
근데 할아버지, 고래를 잡으면 어떡하죠?"
겨울에는 또 어떤 추억이 있을까...
할아버지와의 행복한 시간을 따라가다가 맞딱드리는, 텅 빈 소파는 눈시울을 젖게 한다.
늘 할아버지가 앉아 계시던 소파는 텅 빈채, 할아버지의 부재를 이야기 한다.
할아버지와 함께 지냈던 시간을 뒤로 하고, 할아버지는 어디로 가셨을까?
할아버지도 그 곳에서 손녀와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을런지...
할아버지와 작별해야 될 때가 왔음을 알게 되는 건, 안타깝고 슬프다.
존 버닝햄 할아버지는 당신이 경험한 할아버지의 부재 그 작별에 대한 충격을, 똑같이 받게 될 손주들을 위해 이 그림책을 만들었을까? 할아버지의 손주 사랑은 끝이 없던데... 이 책은 존 버닝햄 할아버지의 손주 사랑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명작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