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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말씀
법정(法頂) 엮음 / 이레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불교 최고의 잠언이라는 법구경을 법정스님이 풀이한 책이다. 원래는 팔리어로 쓰여진 경전인데, 팔리어란 인도 고대어인 산스크리트어가 속어화된 말이다. 부처는 성직자와 학자들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 대신 일반 대중의 언어인 팔리어로 가르침을 폈다고 한다. 일반 대중을 위해 그들의 언어로 말씀을 설파하셨다니, 역시 부처님 답다.^^
법구경은 팔만대장경으로 불리는 수많은 불교 경전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읽히는 법문으로, 불교 초기에 여러가지 형태로 전해 내려온 시를 모아 엮은 불교 잠언 시집이라고 한다. 모두 423편의 시를 그 주제에 따라 26장으로 나누었고, 독립된 시지만 때로 두편이나 여러 편의 시가 한데 묶여 있기어 연작시처럼 읽히기도 한다.
26장의 주제어는 첫번째 가르침, 부지런히 닦음, 마음, 꽃, 어리석은 사람, 지혜로운 사람, 깨달은 사람, 천 가지의 장, 악행, 폭력, 늙음, 자기 자신, 이 세상, 부처, 진정한 행복, 사랑하는 것, 성냄, 더러움, 도을 실천하는 사람, 진리의 길, 여러 가지, 지옥, 코끼리, 집착, 수행자 1,2 로 나뉘었다.
일상에 빠진 우리들의 잠든 영혼을 깨우고 번뜩이는 지혜의 가르침으로 궁극적인 삶의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지를 깨우쳐 준다. 법정스님은 수록된 시편들이 연작시가 아니기 때문에 한꺼번에 내리 읽지 말아달라고 당부하셨다. 한편 한편 차분히 읽고 마음에 비춰보면 현재의 자기 얼굴을 들여다 보게 될 것이라고...
어디를 펼쳐 읽어도 한번쯤 들어봤거나 때로는 인용했던 말씀도 보인다. 그 말씀이 법구경에 나온 말씀인 줄도 모르고 인용했구나 싶어 부끄럽기도 했다. 어느 곳을 읽어도 마음에 와 닿는 말씀이고, 댓구를 이루고 도치적인 표현에 문학적 수사도 뛰어나다고 느꼈다. 어떤 말씀도 다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이지만 특별히 내 마음에 담기는 말씀이 좋았다.
악한 일은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만
그 일은 저지르기 쉽다
착한 일은 자신에게 평화를 가져오지만
그 일은 행하기가 어렵다
비열한 짓을 하지 말라
게으름을 피우며 건들거리지 말라
그릇된 견해에 따르지 말라
이 세상의 근심거리를 만들지 말라
떳떳한 행동을 하라
나쁜 행동을 하지 말라
진리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은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편히 잠든다
이전에는 게을렀더라도
지금 게으르지 않다면
그는 이 세상을 비추리라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요즘 상영하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제목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이란 표현이 꽤 여러번 나온다.^^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지 말라
미운 사람과도 만나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을
애써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커다란 불행
사랑도 미움도 없는 사람은 얽매임이 없다
남의 허물을 찾아내어
항상 불평을 품는 사람은
번뇌의 때가 점점 자란다
그의 번뇌는 자꾸만 불어간다
일을 잘 처리한다고 해서
공정한 사람은 아니다
옳음과 그름 이 두 가지를
잘 분별하는 이가 현명하다
생각이 깊고 충명하고 성실한
지혜로운 도반이 될 친구를 만났거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하고
마음을 놓고 기꺼이 함께 가라
그러나 생각이 깊고 총명하고 성실한
지혜로운 도반이 될 친구를 못 만났거든
정복한 나라를 버린 왕처럼
숲 속을 다니는 코끼리처럼 홀로 가라
진리를 베푸는 것이 최고의 베품이고
진리의 맛은 맛 중의 맛이다
진리의 즐거움은 즐거움 중 으뜸이고
욕망의 소멸은 모든 괴로움을 이긴다
마음에 든 말씀을 다 적으려면 책을 다 베껴야 될 듯... 어제 고등학교 독서회에서 각자 읽은 법정스님 책을 소개했는데 모두 아홉 권의 책이 소개되었다. 내가 이 책에 나온 몇 구절을 읽어줬더니 회원들이 사놓고 수시로 봐야겠다며 책을 주문했다. 이런 책을 화장실에 둔다는 건 송구스럽지만, 하루에 한 구절씩 읽으며 그날의 말씀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