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의 여왕 사계절 아동문고 78
김남중 지음, 오승민 그림 / 사계절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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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날개에 적힌 김남중 작가 소개글이 인상적이다.^^

이에게는 어른을, 어른에게는 아이를 보여 주고 싶어서 재미있거나 아름답거나 쓸쓸하거나 부끄럽거나 아프거나 시끄러운 일이 있으면 조용히 다가가 딴 데 보는 듯 훔쳐보고 안 듣는 척 엿듣다가 들키면 시치미를 떼고 사라지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사방을 돌아다니다가 방에 틀어박혀 써낸 책들이 '불량한 자전거 여행, 살아 있었니, 하늘을 날다, 자존심, 들소의 꿈' 등인데 찾아보면 다른 책들도 몇 권 더 있답니다.

6월 9일, 중학교 독서회에서 김남중 작가를 초청하기로 해서 그의 전작 읽기에 도전중이다. 이 책은 고학년이 읽기 좋은 단편 4편이 실렸는데 참신한 접근과 새로운 해법이 돋보인다. 아픔과 찡함, 재미와 오싹함, 상처와 감동이 담겨 어린이들이 읽고 나서 친구에게 슬며서 권해 주면 좋겠다. 

<미소의 여왕> 5학년 송지호 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웃음이 부족하다고 우울한 친구를 눈여겨 두었다가 "날. 마. 다. 한. 사. 람. 씩. 미. 소. 의. 여. 왕. 이. 나. 왕. 을. 뽑. 는. 다."고 하셨다. 미소의 왕과 여왕은 아이들의 투표로 결정되고, 미소의 왕과 여왕으로 뽑히면 그날 숙제도 없고 급식도 가장 먼저 먹을 수 있다. 원하면 선생님과 같이 밥을 먹을 수도 있고 발표도 안 시키고 청소도 면제된다. 단지 왕과 여왕으로 뽑힌 친구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걸 생각하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반 친구들은 점심시간이 지나면 왕과 여왕의 장점을 한 가지씩 말해줘야 한다. 단, 반 아이들 모두가 한번씩 한 다음에야 다시 차례가 온다. 왕과 여왕은 왕관도 쓰고 친구들의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미소를 날리면 되는 것이다. 친구에게 관심을 갖게 하는 방법으로 교실에서 적용해봐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미소의 여왕이 된 진선이는 친구들이 해주는 칭찬에 부끄러우면서도 흐뭇했다. 진선이는 반 아이들이 백 명쯤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아, 진선이에게 또 아픔을 주시다니, 작가님 너무해요.ㅜㅜ 

<64대 36> 우리반 길거리 농구팀 '바비빅' 멤버인 나와 태영이와 민구는 익봉초등학교에서 누구에게도 져 본 적이 없다. 6학년도 무시하지 못하는 강팀이지만 좀 더 실력을 키우기 위해 중.고.대학생과 어른들이 모이는 길거리 농구에 참여한다. 기다린 순서대로 이긴 팀과 시합을 해서, 지면 코트에서 나와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게 법칙이다. 하지만 어린애들이라고 시합에 끼워 주지도 않는다. 날마다 혼자 나와 롱슛을 완벽하게 꽂는 할아버지를 영입해 어른들과 대학생들도 제압하는 강팀이 된다. 할아버지는 점점 잔소리가 많아지고 잘난체 한다고 투덜대던 아이들은 급기야 할아버지를 제명하고, 길거리 농구에서 쪽도 못쓰고 밀려난다... 다시 할아버지를 찾아가 사죄하고 팀을 이루는데 64대 36의 비밀은 무엇일까? ^^  

<어둠 속의 푸른 눈>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이사하고 이층에서 혼자 잠드는 나는, 밤마다 담장 밑에서 우는 아기 울음소리와 귀신이 나오는 두려움에 엄마 아빠 사이로 파고 든다. 엄마는 무슨 귀신이 나오냐며 등짝을 후려치는데... 내 방에 귀신을 잡으러 간 아빠는 과연 귀신의 정체를 알아 냈을까? 에드거 앨런 포우의 검은 고양이가 생각날 만큼 섬뜩하지만, 자식을 위한 모성은 찡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 사람> 어느 날 찾아와서 최신형 핸드폰을 주고 간 그 사람은 누구일까? 서른 아홉 살인데도 대학생처럼 날씬하고 예쁜 아줌마, 날마다 김밥을 말고 있는 엄마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십 년 가까이 나랑 놀고 싸우고 잠자고 안고 등 밀어 주고 손잡고 걸은 엄마, 앞으로도 그렇게 살 거라고 믿는 엄마.... 난, 분명히 엄마라고 부르지 않았다. 옛.엄.마.라고 했을 뿐....막힌 울타리도 손잡고 뛰어 넘는 엄마, 사랑은 함께 하며 쌓아가는 추억으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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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0-06-06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셨군요. 이번에 도서 30권을 받게 되면 이 책도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이벤트니까요. 작가를 독서회에 초대하신다고요? 우와, 정말 멋진 독서회네요. 저도 우리 반에 작가 한 분 모시고 싶지만... (학교에라도~) 이런 일을 추진하는 것은, 성사가 된다는 가정 하에서도 많은 에너지가 들 것 같아요. 너무 멋진 일이네요.

순샘 2011-09-2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학교에도 김남중선생님을 모시고 동화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우리학교는 서울증산초등학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