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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부릉 자동차가 좋아 ㅣ I LOVE 그림책
리처드 스캐리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10월
평점 :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리처드 스캐리의 그림책, 부릉부릉 세상의 자동차는 모두 모였다. 아니 상상 속의 자동차까지 총출동한 대형 프로젝트다. 300*259mm의 큼지막한 판형도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한 몫 한다. 68쪽이나 되는 만만찮은 쪽수지만, 바닷가로 소풍가는 돼지네 가족을 따라 가는 길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이 온갖 차를 볼 수 있고 지루하지 않은 거라면, 최고의 단점은 너무 많은 자동차가 등장해 복잡하고 산만하다는 것! 하하~ 사람도 그렇지만 결국 장점이 곧 단점이라는 이야기, 하지만 생각하기 나름이다.^^
꼬마돼지 피클스와 패니, 엄마 아빠돼지의 여행이 기본이고, 말썽꾸러기 운전자 멍멍이 딩고를 잡으려는 플로시 경관은 또 하나의 축이 된다. 두 이야기가 4~6줄의 짧은 글로 진행되고, 노랑이를 찾는 숨바꼭질은 맛나는 간식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보너스라면 온갖 차들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
우리나라 교통사고는 불명예스럽게도 세계 1위라는데, 여기 등장하는 교통사고도 아주 많다. 온갖 차들이 모이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해프닝과 사고가 줄줄이 굴비다. 그래도 특별한 차들이 많이 나와서 해프닝과 사고는 금세 잊어버리게 된다. 상상하는 대로 '차 나와라 뚝딱!'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는지, 어떤 모양의 자동차라도 쑥쑥 나타나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공사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포크레인과 덤프차, 불도저와 트랙터, 굴착기와 바위 분쇄기, 땅 고르는 차와 땅 다지는 차 등 그 종류도 엄청나다. 사내아이들은 이런 차에 열광하며 세어보기 바쁘다.
이 책을 다 읽은 4학년 진영이는, 세상에 이렇게 많은 차가 있는 줄 몰랐다면서 그 중에서 최고는 역시 소방차라고 말한다. 진영이의 꿈은 소방관이니까, 소방차를 최고로 꼽는 건 당근이다!^^
돼지네 가족이 해변으로 가다가 본 군대 캠프의 차들은, '우와~ ' 녀석들의 입이 절로 벌어지는 장면이다. 그래도 전쟁은 나빠요,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고요!^^
유감스럽게도 수많은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지만, 돼지네 가족이 소풍에서 돌아오는 길에 만난 데굴데굴 굴러가는 수박들은 정말 속수무책이다. ㅜㅜ
이보다 더한 대형사고는 바나나차, 밀가루차, 달걀차, 도마토 쥬스차, 생크림차, 도자기차, 겨자차, 시럽차, 액체세제차가 동시에 꽝~~ 부딪힌 대참사! 언제나 안전운전을 해야 된다는 걸 사고를 통해 알게 하는 듯.
그래도 안전운전을 생활화로 무사히 집에 도착한 돼지네 가족, 집 앞에 선물상자가 놓여 있는데 뭘까? 엄마와 피클스랑 페니는 질문했지만, 아빠 혼자 씨익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빠는 벌써 알고 있는 듯. 선물상자엔 여행길에 만났던 온갖 장난감 차들이 들어 있다니 놀라워라!
어떻게 된 일이냐고요? 소풍가는 길에 잠간 들렀던 장난감 가게에서 아빠가 몰래 주문한 것~ 이젠 페니와 피클스는 새로운 자동차가 생겼다. 물론 노랑이에게도! 아~ 참, 플로시 경관이 딩고를 잡았는지 궁금하다고요? 물론 딩고를 잡았지요~ 딩고의 거친 운전에 그만 운전대가 빠져 버렸거든요. 하하하~~
차를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보고 또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찾는 재미가 더하겠다.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글자를 몰라도 괜찮다. 그림만 봐도 무슨 차인지 알 수 있고, 이야기는 엄마가 읽어준 걸 기억해 되새김해도 되니까. 자~ 이건 어떤 장면인지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즐거운 책읽기의 한 방법이지요.^^
*리뷰를 쓴 며칠 후, 우리 집 앞에서 도로를 땜질하는 아저씨들이 열심히 일하는데, 바로 이 책에서 본 도로포장용 트랙터와 롤러가 보이길래 사진 한방 찍었습니다. 아저씨들은 제가 찍은 사진으로 민원이라도 제기하는 줄 살짝 겁(?^^)을 내시기에 설명해 드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