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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달리자 ㅣ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2
이어령 지음, 허현경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월
평점 :
알손주를 곁에 앉히고 이야기하듯 쉬운 말로 이어령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구어체 문장이라 내가 읽으면서도 누군가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았다. 이 책은 어려운 이야기가 없어 초등 저학년도 읽을만 하고, 부모가 아이에게 한 꼭지씩 읽어줘도 좋겠다. 어린이 책은 삽화가 있어야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데, 이 시리즈는 삽화도 참신해서 후한 점수를 준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기나 생각을 바꾸면 미래가 달라진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동서고금을 종횡무진하며 실례를 들어주니까 훨씬 실감이 난다. 웬만큼 독서력 있는 저학년이면 알만한 이야기도 나오니까 '이건 나도 알아'하면서 동참할 수도 있겠다.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내는 아홉 마당을 뛰어다니면 저절로 내 안에 잠든 생각의 거인을 깨울 수 있겠다.
첫 번째, 나는 어떤 생각 나무를 심을까. 다섯 개의 사과 이야기로 풀어낸다. 인간의 선악을 다룬 아담의 사과, 아름다움과 사랑을 상징하는 그리스 신화 속 파리스의 사과,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근대 과학의 출발점이 된 뉴턴의 사과, 민주주의 정신으로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정신과 용기를 불어 넣은 민주주의 정신이 담긴 윌리암 텔의 사과,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을 실천해, 미래를 준비하는 희망을 심어준 존슨의 사과까지 다섯이다.
두 번째, 내 안에 숨은 나를 찾아라, 자기를 빼놓고 센 어리석은 돼지들 이야기로 진정한 자기 찾기를 시작하게 한다. 세 번째, 내 생각이 맞아? 네 생각이 맞아? 한니발의 초상화를 예로 들며 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네 번째, 생각의 차이가 행동의 차이를 만든다, 토끼와 거북이 이솝우화로 같은 이야기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교훈이 다르고 느낌이 다르다고 말한다. 우리는 긍정과 부정, 낙관과 비관의 두 눈을 가지고 균형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일러 준다.

다섯 번째, 달라도 좋아 다르니까 좋아, 무지개 색깔도 관찰자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사람들이 속한 사회와 역사, 환경에 따라 다른 문화와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섯 번째, 우주의 눈으로 생각하라. 나만 생각하는 사람과 모두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냇물에 빠뜨린 엽전을 찾기 위해 두 개의 엽전을 주었던 이원익은, 자신은 엽전 하나를 손해봤지만 국가적 차원에선 손해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주의 눈으로 생각하는 건 바로 이런 것이다. 일곱 번째, 잘못한 만큼 배운다. 구렁이의 독에 오염된 물을 먹으려 하자 세번씩이나 물잔을 치자 화가 나서 매를 죽여버린 징기스칸의 눈물은, 경솔하게 감정적으로 처리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사람은 실패를 거울 삼아 똑같은 잘못을 하지 않아야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
여덟 번째, 꿈은 생각을 틔우는 씨앗. 인간도 새처럼 날 수 있을까? 이카루스의 날개로 미로를 탈출했지만, 자기 분수를 잃어버린 이카루스는 추락한다. 하지만 하늘을 날고 싶었던 사람들의 꿈은 열기구를 만들었고,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를 만들었다. 아홉 번째, 끌려다닐 것인가, 내가 이끌 것인가. 1927년 5월 20일, '세인트루이스의 정신 회'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한 린드버그처럼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에는 강한 정신력과 용기로 온몸을 던져 보자.

'생각 사전'엔 나 자신을 아는 것, 관점 세우기, 다양성 존중하기, 균형 있게 생각하기, 더불어 살기, 반성, 꿈을 꾼다는 것, 의지까지 창조성을 키우는 여덟 가지 생각 원리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