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8월 31일까지 '제14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독서감상문대회'에 아이들 작품을 응모하면서 지도교사 부분에 욕심을 좀 냈었다. 그래서 책도 20권을 다 구입했었지만 결국 용두사미가 되었다.ㅜㅜ 학교 아이들 방학숙제를 최종 마무리하고 29일부터 '독후활동안'을 작성하는데, 30일 뚜껑이 열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6년간 벌써 세번째, 가만히 두면 잘 사는데 왜 일부러 전화까지 해서 속을 뒤집어 놓는지~ 욱하는 성질에 그만 할 말 안할 말 다해버렸다. 주워 담지도 못할 말 하고 나서 속을 썩여봤자 나만 손해다 싶어, 31일 친구를 불러 생맥주 두 잔으로 날려버렸다.   

2. 10년을 알고 지낸 '우울증으로 간 그녀' 사건 이후에 주변 사람을 챙기게 됐다. 막내 친구 엄마로 나이는 나보다 한 살 위지만 절대 '언니'라고 안 부르고 친구로 지내는 아짐이, 하나 밖에 없는 딸내미 성적이 100등 이상 떨어져 신경 쓰다가 병이 났단다. 아이도 여럿이면 실망을 반복하면서 내성이 생기는데 하나뿐이라~ 마음이 무너지고 몸도 무너졌나 보다. 8월 말 수업이 일찍 끝난 날 점심먹자고 불렀더니, 불러준 것도 황송하다며 밥값을 먼저 내버렸다. 할말이 많은 듯해서 롯데리아로 가서 팥빙수를 먹으며 이바구하느라 하루를 날렸었다.

3. 큰딸 친구 엄마랑 동갑이라 속깊은 친구가 된 엄마가 오랜만에 전화를 했다. 잘나가는 남편이 자수성가한 사람이라 워낙 돈 씀씀이가 쫀쫀하다. 이럴 때 정말 치사해서 여자들도 경제적 독립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엄마는 자동차 광택을 배워 직접 운영해 돈도 많이 벌었다. 남편이 들어앉아 살림만 하면 필요한 돈 다 준다고 해서 그만두었는데, 역시나 돈 줄때마다 속을 뒤집고 월 80만원 적금돈은 안줘서 다시 사업체를 열었단다. 방학중 수업을 모두 끝낸 날이라 홀가분하게 점심 먹고 같이 놀았다. 우리 지역 동곡은 '게장 전문 식당가'인데 1인 6,000원에 밥은 무한리필로 간장게장, 양념게장, 게찌개 3종세트의 진수성찬이 나온다. 나는 양념게장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나이 되도록 한번도 안 해봤다. 그저 먹고 싶으면 식당가서 사먹는다. 큰딸 가졌을 때 어찌나 먹고 싶던지 못 참고 먹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큰딸이 어려서 잘 꼬집었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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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게장이 너무 맛나서 그날 밥을 두 공기나 먹었다. 개업축하로 휴지나 세제를 사준다고 해도 극구 사양해서, 결혼 전에 시도 많이 썼던 친구라 책선물을 날렸더니 책을 받고 시집이 너무 좋다고 전화가 왔었다. 책선물을 받고도 문자나 전화 한통 없는 사람들은 뭐냐? 특히 선생님들~~~ ㅜㅜ 

 

 

 

 

 

 

 

4. 작년 말에서 올 전반기까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공적 사적 선물로 거의 30권 정도 구입했는데, 요즘엔 한비야 '그건 사랑이었네'를 구입한다. 벌써 10권째~ 책선물을 받을 사람이 누구냐에 상관없이 선물하기 딱 좋은 책이다. 공지영씨 '도가니'는 상대방에 따라 선물하기가 좀 곤란하더라는...ㅜㅜ 다가오는 추석맞이 선물로 책을 몇 권 구입해야 될 거 같아 지금부터 금액 맞춰 사들이는 중이다.

---여기까지 썼는데 독서회원 둘이 놀러와서 이야기 하다가 그냥 올리고 출근했었다. 돌아와보니 오타도 있고...ㅜㅜ 나도 마노아님처럼 10번까지 쓰려고 했었는데 몇 가지만 더 추가해야지.^^ 

5. 지난 금욜(9/4) 막내가 아침부터 머리 아프고 열이 있는 것 같아 오후에 보건실에 갔더니 37.8도라고 집으로 오는 중이라고 문자가 왔다. 책상 위에 있는 돈 갖고 병원에 가라 했더니 목이 부었다며 약값이 부족하다고 전화가 왔다. 집 근처라 엄마가 퇴근하면서 갖다 주신대요 말하고 700원 떨어뜨리고 왔단다. 그날 아침 학교 가기 전 언니한테 '민경, 언니 꿈자리가 안 좋으니 오늘 하루 조심해라'는 문자가 왔었단다. 언니는 노무현 대통령 꿈도 꾸어서 '신끼'를 발휘하더니 정말 초월적인 뭐가 있는 거 같다며 무섭단다. 그날 밤 큰딸한테 동생 어떠냐고 전화왔는데, '간밤 꿈에 엄마랑 통화하는데 민경이가 중병에 걸렸다'고 말해서 밤새 뒤숭숭해서 잠을 설쳤다고 말했다.ㅜㅜ 엄마는 요즘 꿈도 안 꾸는지 아니면 꾸고 잊어버리는지 깜깜한데, 에미보다 나은 언니다.  

6. 민경이는 새벽에 열에 떠서 앓는 소리하길래 물수건을 해줬더니 설치다가 잠들었다. 학교 갈 시간에도 안 일어나서 자게 내비두었다. 담임샘께 전화했더니 민경이랑 붙어 다니던 아이도 그 후에 열이 나서 집에 갔다며 큰병원에 가보라 하신다. 단 결석처리 안되게 잠간 학교에 들리라고 하셨다. 아침을 먹더니 조금 나아져서 학교에 가서 선생님만 뵙고 돌아왔는데 병원은 안 가도 될 거 같다고... 토욜, 일욜 푹 쉬고 이틀치 약 먹더니 그냥 나아서 월욜부터 학교에 갔다. 우리 아이가 이런 일을 겪으니 남의 일 같던 신종플루가 무섭다. 언니의 꿈 때문에 그냥 지나친 듯...  

  
7. 동네에서 가까이 지내는 언니가 넷인데 만나면 항상 밥값을 언니가 낸다. 그래서 가끔씩 영화를 보여주는데 엊그제 다섯 살 위 언니와 '코코샤넬'을 봤다. 다락방님 40자평에 힘입어 '왼편 마지막 집'을 보고 싶었는데, 아들만 셋인 언니의 취향이 아니라서... 코코 샤넬역을 맡은 '오드리 토투'는 다빈치 코드에서보다 훨씬 연기가 좋아보였다. 눈매나 이미지가 성형한 강혜정과 많이 닮아보이고... 영화를 보면서 나혼자 흐뭇했었다. 발장이 코코에게 '푸른수염'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두 번 나오는데, 푸른수염이 어떤 남자인지 '오홋!' 나는 그 의미를 안단 말이지.^^    



8. 푸른수염(Bluebeard)은 프랑스 전래동화로 아내들을 죽인 엽기적인 남자다. 그는 품위와 예절과 부를 갖춘 신사로 여행을 떠나면서 새로 결혼한 아내에게 성 안의 모든 방문들을 열 수 있는 열쇠를 넘겨준다. '다른 모든 곳은 마음대로 돌아봐도 좋으나 1층 복도 끝의 방만큼은 절대로 열지 말라' 고 단단히 주의를 준다. 처음에 아내는 남편이 경고한 대로 그 방에 들어가지 않지만 날이 갈수록 호기심을 어쩌지 못하고 자물쇠를 따고 그 방에 들어가는데, 벽에는 푸른수염 전 부인들의 시체가 걸려 있다. 소설가 하성란은 2002년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라는 제목으로 사회성 짙은 문제를 소재로 삼은 소설집을 냈고, 나는 그 책을 봤기에 '푸른수염'의 의미를 알아 들었던 것.  

 


9. 책을 읽고 리뷰를 못 쓴 책이 많아서 9월엔 리뷰 쓰기에 올인해야 되는데 이밤에도 뻬빠질이다.ㅋㅋ
 

 

 

 

 

 

 


그림책은 수두룩하고... 

 

 

 

 


 

10. "아~~가을이다!" 9월 19일, 여고 졸업 30년만에 동창회를 한다는데, 급다이어트는 할 수없고 흰머리 염색이라도 해야 할까~ 아니면 가을맞이로 벌겋게 물들일까?ㅋㅋ 몇몇 친구들과 통화하고 일을 주선하는 친구 얼굴이 생각안나서 30년만에 앨범을 꺼내봤더니 1978년, 1979년의 학교신문이 누렇게 퇴색된 채 있다. 햐~~ 놀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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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22회 신문만 누렇게 퇴색됐을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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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9-09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덕에 한비야님 책은 베스트셀러인거에요. 전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다. 불끈!!

순오기 2009-09-09 22:5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날마다 땡스투가 몇개씩 붙긴 해요~ ^^

마노아 2009-09-09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상한 일들을 화끈히 날려버리시는 화통한 순오기님! 전 문제의 어느 한 반 때문에 하루종일 좌불안석이에요. 이따 6교시 수업인데 뵈기 싫어서 병날 것 같으니 어쩌지요? 내일도 수업인데..ㅎㅎㅎ
추석맞이 책 선물 근사해요. 받는 분들 마음에 한 편의 시처럼 꽂힐 거예요.

순오기 2009-09-09 22:51   좋아요 0 | URL
휴~ 그렇게 힘들어서 어째요.ㅜㅜ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고심 고심~~~

2009-09-09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09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09-09-09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완도에서 신세진 분들에게 계속 책선물중이에요.

순오기 2009-09-09 22:55   좋아요 0 | URL
작별을 준비하는 님도 감사는 책선물로~ 조오치요!!
9월에 구청 행사에 참여하면 금일봉이 나올거 같아 그거 받아 완도여행 갈 거에요.^^

후애(厚愛) 2009-09-10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맞이 책 선물 정말 근사해요!^^
저도 한번 해 볼까 생각중입니다. ㅎㅎㅎ

순오기 2009-09-10 10:58   좋아요 0 | URL
우린 명절에 인사하는 게 관습이 되다보니 그냥 지나치기도 곤란한 관계선상에 있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다락방 2009-09-10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왼편 마지막집을 결국 보지 못하신거군요.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 주변에 이 영화를 본 사람이 없더라구요.

순오기 2009-09-10 11:02   좋아요 0 | URL
오후 5시 이후 네 번 상영하니까 이번주에 보려고요. 저는 이런 영화 꼭 봅니다~~
아주 오래전에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주연한 '사랑과 추억'이라는 영화도 어린날의 성폭행 사건으로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남매 이야긴데...혹시 못 봤다면 한번 봐 보세요.

같은하늘 2009-09-1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가지만 추가하신다더니 결국 열개를 채우셨군요.^^
푸른수염에 저런 의미가 있다는걸 알았으니 나중에 코코샤넬을
비디오라도 보게되면 순오기님의 이야기가 생각나겠어요.

순오기 2009-09-11 08:53   좋아요 0 | URL
하하~ 결국 10을 채웠군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