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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기관차 1414
프리드리히 펠트 지음, 백석봉 그림, 유혜자 옮김 / 꿈터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안도현 시인의 증기기관차 미카가 생각나게 한 책이다. 초등 1~2학년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3학년은 돼야 이해할 것 같다. 글자를 읽어도 책의 주제를 발견하기엔 저학년에겐 무리일 듯. 특별히 독서력이 좋다면 2학년도 괜찮겠지만...

우리 화가(백석봉)가 그린 이국적인 그림이 멋지다. 연필선과 시커먼 바탕색 정도로 특별한 기교부리지 않은 그림인데 아이들이 좋아했다. 한 쪽 혹은 두 쪽에 펼쳐진 그림이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러잖아도 아이들 대부분 기차를 좋아하지만 그림의 독특함에 더 좋아하는 듯했다.

61년간 쉬지 않고 일한 기관자 1414는 피곤함에 지쳤다. 그러나 이제 그가 쓸모없다고 고철로 팔아버리겠다는 사람들~ 사람이나 물건을 경제적 가치로만 판단하는 우리들이 살짝 부끄러워지는 동화다. 꼬마 기관차의 기관사인 알프래도 만이 1414의 투덜거림을 알아 듣고 혼자 여행을 떠나게 한다. 인간이든 사물이든 자기 정체성 찾기는 중요한 것이다.

실컷 부려먹고 쓸모 없다고 버려지는 것이 어디 기관차 뿐이랴! 경제성만을 강조하는 현실이지만, 진정한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다시 세워가야 하리라. 피곤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혼자 기찻길을 달리는 1414가 병든 동생을 위해 별꽃을 찾는 소년 페터를 돕는 것처럼 어딘가엔 쓸모가 있다. 바로 그 쓸모있음을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따뜻한 세상을 꿈꿔 본다. 진정한 자유를 찾아 여행을 떠난 꼬마기관차 1414와 소년의 모험은 아름답게 마무리 된다.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내 마음을 알아주고 인정해 준다면 좋을 듯...동화가 담고 있는 철학적 사유가 꽤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