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리뷰 대회
엄마 맘은 그래도... 난 이런 게 좋아 베틀북 그림책 16
고미 타로 글 그림, 이정선 옮김 / 베틀북 / 2001년 8월
품절


국내에 출판된 고미 타로 책이 수십종인데 내가 본 건 극소수다. 최근에 나온 <똑똑하게 사는 법>을 읽고 개성있는 그림과 기발한 세상보기에 매료돼 찾아 읽게 됐다. 초등학교 도서실에 엄마와 아이의 마음을 나타낸 책이 세트로 있어 룰루랄라 빌려왔다. 색채도 선명하게 대조되는 것처럼 엄마와 아이 맘도 극명하게 다르다.^^

'엄마 맘은 그래도... 난 이런 게 좋아' 제목처럼 아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나열되고 한쪽엔 갖가지 표정의 엄마가 등장한다. 아들은 행복한 표정이고 엄마는 표정으로 싫다는 걸 다 보여준다.ㅋㅋ 글이 많지 않아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도 자꾸 보면 마치 글을 읽는 것처럼 볼 수 있는 책이다.^^

온갖 주방용품을 악기로 활용할 줄 아는 아들, 하지만 엄마는 두 귀를 막고 있다. 아이들 키울 때 우리집에도 이런 풍경이 자주 연출됐었는데, 난 같이 두들기며 신나게 놀아줬다. 우리집의 최고 악기는 냄비 뚜껑과 빨래판이었다.ㅋㅋㅋ

햐~ 일본이나 한국 꼬맹이들이 다르지 않구나, 감탄한 장면이다. 맞아~ 우리 아들도 저렇게 놀았다. 얌전하게 차를 갖고 노는 게 아니고 저렇게 높은 데서 자동차를 떨어뜨려 사고를 연출하며 좋아했다. 이런 걸 보면 순자의 성악설을 인정하고 싶다. 어린 아이라도 은근 폭력성이 잠재돼 있는 것 같다.

고미 타로 그림의 압권이다. 굵직한 검은 선으로 간결한 형태를 그리고 평면적인 색깔을 입혔고 불과 서너가지 색깔만 사용했지만 느낌을 제대로 살려준다. 사내녀석 키우면서 이런 장면 한두번 목격한 게 아니라는 걸 엄마들은 다 안다.ㅋㅋㅋ

하하~ 내가 좋아하는 건 바로 이런 기분이라는데... 눈치 챘나요? 엄마는 똑바로 앉아서 책을 읽고 아들은 거꾸로 누워 있다는 건, 뭐든 엄마랑은 거꾸로 하고 싶다는 거겠지!^^ 같은 상황이지만 서로 다른 심리를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쌍둥이 책으로 '네 맘은 그래도... 엄마는 이런 게 좋아'랑 같이 보면 좋겠다. 아들맘 엄마맘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면 잔소리를 좀 덜하는 멋쟁이 엄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잔소리를 덜하고 싶은 엄마와, 엄마가 내 맘을 몰라줘서 속상한 어린이가 보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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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5-14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책이네요. ^^ 나중에 현호가 반항할 때 같이 읽으면 좋겠어요.
그게 언제쯤 될련지 ㅋㅋ 근데 포토리뷰는 대상도서가 정해져 있지 않나요?
이런 이벤트도 하는군요. 순오기님..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랄께요!! :)

순오기 2009-05-14 00:52   좋아요 0 | URL
이 책 글자도 몇 개 안 되는데 정말 재밌어요.ㅋㅋ
포토리뷰는 대상도서가 따로 없고 어떤 책이든 사진 넉장 이상 넣어 다음블로거뉴스로 보낸 글만 대상으로 한답니다. 현호랑 지내다 보면 이런 거 참여하긴 어렵죠.ㅜㅜ 좀 기다렸다 나중에 현호 사진도 넣어서 열심히 해보세요.^^

왕유니션맘 2009-05-20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울트라수퍼맘 작은이모 덕분에 여러 좋은 유아서적 정보도 얻어 갑니다..이번엔 고미타로...고미타로...입력완료! ^^

순오기 2009-05-21 01:07   좋아요 0 | URL
고미 타로~ 단순한 그림이 애들을 사로잡는 비법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