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정한 OOO을 위한 추천도서!
토요일엔 언니 아들 결혼식이 있어 고향에 다녀왔다. 내가 사는 빛고을은 목련이 화르륵 피었다가 흉물스럽게 지고 있는데, 역시 충청도는 꽃피는 것도 느리더라~ㅋㅋ 하얀 등불을 밝히고 있어야 할 목련이 이제서 봉우리를 부풀리는 중이었다. ^^
사진은 3월 23일에 찍은 우리동사무소 화단에 핀 목련이다.
어제 결혼한 조카 고1때 형부가 암으로 돌아가셨다. 위에 누나는 대학 1학년으로 남매를 공부시키느라 우리 언니가 고생했다. 남매가 무탈하게 자라서 가정을 이루고 잘 살아가니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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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혼자 고생할 때, 고마운 친구가 이웃에 있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어려울 때 누군가 곁에서 힘이 되고 위로가 될 때, 사람은 마음을 열게 된다. 언니는 그렇게 그 친구와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 친정 형제들은 내심 마땅치 않아 했으나,
"우리 아무도 혼자 살아보지 않았고, 누구도 내일 제껴두고 가서 돕지 않았어. 언니의 아들딸이 인정하고 허락했으면 그것으로 족하지, 누구도 그들의 삶에 뭐라 할 자격없어."
라는 말로 나는 그들을 지지하고 응원했다. 벌써 10년 전 일이다. 그 후 둘째형부는 누구보다 한 가족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마음을 썼다. 형부에게도 아들이 하나 있어 언니네 가정은 한 살 차이로 딸과 아들 둘, 삼남매가 되었다. 그애들은 서로 누나, 형이라 부르며 친해졌고, 이제는 각자 결혼해 자녀를 두고 형제의 정을 나누는 온전한 가족이 되었다.
5년 전 딸을 결혼시킬 땐, 저희들 큰아버지가 혼주여서 새형부의 자리가 애매했었다. 4년 전 형부 아들을 결혼시킬 땐, 우리 언니가 어머니로 혼주가 되었다. 어제 결혼한 조카는 당연히 아버지가 혼주가 되어야 한다며, 저희들 큰아버지를 찾아가 말씀드렸단다. 아버지 돌아가신 후 찾아주거나 들여다 봐주지 않은 큰아버지들보다는 실제 저희들을 돌봐준 아버지가 당연히 찾아야 할 자리라며, 사돈댁 체면 때문에 혹은 다른 사람 이목 때문에 성이 다른 아버지를 부끄러워 하지 않겠다고 했단다. 언니에게 이 말을 전해 들으며, '녀석 철들었구나' 가슴이 뭉클했었다.
보통은 결혼식 전에 영상으로 웨딩포트를 보여주는데, 어제 결혼식에선 신랑신부의 성장과정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고 '이분들께 감사합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양가 부모님 사진을 넣어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또한 바른생활 인간인 초등선생님답게 양가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한 신랑은 나의 눈물샘을 살짝 자극했다. 그래도 솔직하고 재미있게 써 모두가 웃었다.
조카는 결혼식에서 눈물 흘릴 사람이 많을 거라는 걸 알고, 사회자에게 특별히 부탁해 재미있고 유쾌한 결혼식으로 진행하라고 했단다. 그래서인지 신랑의 경제력을 본다며 구두를 벗어들고 돈을 걷어오라고 시켜 많은 사람들이 지갑을 열었다. 동전부터 천원짜리 만원짜리, 우리 동생댁은 폐백을 대신하는 건가 싶어 수표를 넣었단다. 이 정도면 신랑의 경제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덕분에 결혼식은 눈물 날 겨를 없이 즐겁게 진행되었다. 물론 언니는 몇차례 손수건으로 눈가를 눌렀지만 그 정도야 어느 결혼식에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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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사별로 새 가정을 이루었지만, 10년 세월을 말 못할 가슴앓이를 하며 일궈 온 가정이다. 이젠 우리 사회에 새혼가정이 워낙 많다 보니 남의 일이 아니다. 본인이 아니어도 형제나 자녀들이 이런 경우를 만날 수 있다. 혹은 새혼가정과 사돈이 될 수도 있다. 이제는 새혼가정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보다 먼저 내 가정을 깨지 않도록 가꾸고 돌보는 일이 더 소중하지만......
새혼가정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면 좋은 경험과 독서가 중요하다 생각한다. 지금은 동화에서도 새혼가정을 많이 다루고 있다. 한때 '결손가정'이라 불렀던 '한부모가정'이나, 재혼가정을 '새혼가정'이라 바꿔 부른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새혼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을 이해하기 위해 그런 가정을 소재로 한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한부모 가정이나 새혼가정의 일은, 우리가 남의 일 보듯 무관심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에게 좋을 책>
<청소년에게 좋을 책>
한부모 가정이나 새혼가정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그들의 상황과 심리를 엿볼 수 있다. 이런 책을 읽으면 더 이해하고 마음으로 보듬을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