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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 소녀 & 위험한 파이 ㅣ 시공 청소년 문학 15
조단 소넨블릭 지음, 김영선 옮김 / 시공사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00공원 독서의 달인 50 선물로 온 책인데, 그제 개교기념일이라 종일 띵가띵가 놀던 막내한테 간택된 책이다. 읽고 난 소감이 꽤 괜찮은 책이라는데, 엄마는 아직 안 읽어서 알 수가 없다지.ㅋㅋ 하지만 또래들보다 제법 독서력이 있는 우리 막내가 괜찮은 책이라면 믿어도 되리라.^^
드럼, 소녀 위험한 파이~~ 중2 선민경
이 책의 주인공 스티븐은 어딜 보나 평범한 남학생이다. 두꺼운 안경을 쓰고, 치아 교정기를 하고,같은 반의 인기 있는 여학생을 짝사랑하는, 드럼을 좀 잘 치는 평범한 미국의 8학년생. 그런데 10월 7일, 스티븐이 평범하지 않게 되는 일이 생겼다. 8살 터울의 백혈병이 있는 남동생의 형이라는 사실-.
어느 날 오트밀을 해주려다 스툴에서 떨어진 제프리는 코피가 멎지 않아 병원에 갔다. 그 동안 몸이 아프다고 했던 제프리를 투정으로 받아들였던 가족들은 백혈병이라는 사실에 아연실색한다. 스티븐은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정신적인 공황 상태에 달한다. 엄마는 아픈 제프리를 돌보는데 지쳐가고, 강하게만 보였던 아빠는 점점 나빠져 가는 경제적 상황 등 ‘책임져야 하는 것’들에 대해 부담을 갖고 짓눌려간다. 제프리의 암과 함께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각자 고통을 짊어지는 것처럼 보여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도 ‘가족’의 정이란 건 이런 거구나 보여주는 것처럼 서로서로 다독이며 힘든 상황을 잘 이겨낸다. 희망을 잃지 않는 가족의 모습이 감동스러웠다.
학교에서 그저 괴짜였던 스티븐은 제프리의 일이 학교에 알려진 후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스티븐이 오랫동안 좋아했던 레니가 말을 걸어오고, 집에도 가정교사로 찾아왔지만 감기에 걸려있었기 때문에 제프리에게 좋지 않아 스티븐이 좋아하는 마음을 누르고 쫓아냈었다. 하지만 그 뒤로 화해를 하고 레이와는 친구를, 같은 시 대표 밴드부로 자신을 오랫동안 도와줬던 아네트와는 사귀게 되었다. 스티븐을 ‘촌뜨기’라고 부르며 무시했던 시 대표 밴드 사람들이 자선콘서트를 열어 스티븐네 병원비를 후원하는 장면은 감동이었다. 희망의 빛이 보이는 느낌이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고민하지 말고 바꿀 수 있는 것을 고민하라.’ 상담 선생님이 스티븐에게 해 주신 말이다. 제프리가 같은 반 친구에게 대머리라는 걸 들키고 수치심에 울고 있을 때, 스티븐은 고민하다가 제프리를 위해 머리를 밀었다. 바꿀 수 있는 걸 고민하라는 저 말은 그 후로도 스티븐의 생각과 행동을 결정하게 되었다.
신은 공평한 것 같다. 제프리의 암은 너무 큰 대가였지만, 가족들은 더 똘똘 뭉치고 친구들과도 진실한 우정을 나누게 되었다. 제프리의 암을 통해 스티븐은 더욱 성숙해 진 것 같았다. 감동이 있고 우정이 있고 유머도 있는 책. 알고 보니 책의 시작과 끝이 스티븐의 졸업식으로 동일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고민하지 말고 바꿀 수 있는 것을 고민하라.’라는 말은 오랫동안 내 머리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