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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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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로 판매량 순위 상품 검색하면 첫번째로 뜨는 책인데, 앤서니 브라운 매니아라면 빼놓지 않고 봤을 책이다. 앤서니 브라운은 1983년에 '고릴라'로, 1992년에 '동물원'으로 케이트 그린 어웨이 상을 받았다. 케이트 그린 어웨이 상은 영국에서 한 해 동안 가장 훌륭한 그림책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가 받는 상이라 하니, 앤서니 브라운의 진가를 25년 전에 알아봤다는 얘기다. 우린 1998년에 출판된 '고릴라'를 만났고, 10년 세월동안 줄곧 변한없이 사랑받은 책이다. 이후에 줄줄이 나온 앤서니 브라운의 책들은 매니아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고, 독자들은 그에게 변함없는 애정을 바친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이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첫번째 그의 매력은 숨은 그림찾기에 있다. 나오는 책마다 독자에게 서비스 하듯 무언가를 꼭꼭 숨겨두는 그의 기발함에 환호성을 지르게 된다. 액자속에 혹은 배경의 구석이나 생각도 못한 생활도구에 숨겨, 볼때마다 하나씩 새록새록 발견하는 독자의 기쁨을 저버리지 않는다. 이미 그도 짐작하겠지만 어린이나 어른들이 숨은 그림찾기에 열광한다는 걸 모르진 않겠죠?^^ 

두번째 이유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것 아닐까? 파괴된 가정이 아니라 행복한 가정을 위해 사랑을 전달하는 것이다. 고릴라에서도 딸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다정하게 대해줄 여유가 없는 아빠를 등장시켜 우리네 가정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예리한 송곳으로 찔림 받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화목한 가정을 위한 멋진 마무리로 독자를 행복하게 한다. 독자를 위로하고 행복하게 한다면 분명 좋은 책임에 틀림없다. 그도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지 않았다는데, 행복한 가족 이야기를 그리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 받는 것이라 짐작해본다. 

고릴라의 한나 아빠는 우리 남편의 모습이고 우리네 아빠들의 모습이다. 그래서 편치않지만 공감이 가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자~ 우리집에 펼쳐지는 풍경화를 책 속에서 만나보자. 너무나 익숙한 그림이 아닐런지... ^^

  
  

아빠는 한나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알고 있을까? 어쩌면 한나의 생일도 까먹고 있다가 생일선물로 고릴라 갖고 싶다는 말을 듣고서야 알았는지도 모르지. 밤중에 침대 발치에 고릴라 인형을 놓아 둔 걸 보면 아빠는 알고 있었나? ^^ 어쨋든 고릴라 인형을 방구석에 치워두고 잠이 든 한나, 그날 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저 인형의 놀라는 표정을 봐,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 



아이들은 이 장면을 굉장히 좋아한다. 자기들도 인형의 표정과 동작을 흉내내면서 대리만족이라도 하는 것 같다. 고릴라 인형이 점점 진짜 고릴라처럼 커져버리다니 놀라워라~~ 잠이 깬 한나 깜짝 놀랐지만, 친절한 고릴라 아저씨 해치러 온게 아니라 동물원에 같이 가잔다. 둘이 살금살금 아래층으로 내려와 고릴라는 아빠 코트를 입고 집을 나섰다.  

 

어린 독자들의 꿈과 환상을 실현시켜주는 앤서니 브라운, 정말 아이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 없다. 고릴라와 함께 동물원에 가는 것만으로도 설레는데 하늘을 부웅~ 날 듯이 나무를 타고 담장을 뛰어 넘는 고릴라라니! 한나는 동물원에서 진짜 고릴라도 보고, 오랑우탄과 침팬지도 봤지만 그들은 다 슬픈 표정이었다. 왜 그들은 슬픈 표정일까? 어린 독자들한테 물어보면 갖가지 대답이 나온다.

'동물원에 갇혀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놀려서, 배가 고파서, 여친이 배신해서, 한나가 슬프니까... '

고릴라와 함께 동물원을 나와선 영화를 보고 맛난 것도 먹었고...집으로 돌아와 잔디밭에선 멋지게 춤을 추었다. 아~~~ 아이들이 아빠에게 바라는 그 모든 것을 충족시켜 준 고릴라, 내일 다시 만나자며 한나와 작별의 뽀뽀를 나눈다. 아침에 눈을 뜬 한나 옆엔 고릴라 인형이 누워 있었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빠에게 지난 밤 얘기를 하려는데 아빠가 말했다. 

"생일 축하한다. 우리 귀염둥이. 동물원에 가고 싶었지?"  

 

아빠는 어떻게 한나의 마음을 알았을까? 한나의 꿈을 엿보기라도 한 걸까? 그도 아니면 꿈속의 고릴라가 바로 아빠였던 걸까? 갸우뚱 갸우뚱 어린 독자들의 궁금증은 해결되지 않지만, 한나는 아빠와 함께 동물원에 간다. 자~ 앤서니 브라운의 숨은 그림찾기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고릴라 아저씨가 먹던 바나나가 왜 아빠의 뒷주머니에 꽂혀 있을까? ^^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는 아이들이 꿈꾸는, 우리 아빠가 해주면 좋을 일들을 그려내며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독자를 동참시킨다. 이 책을 읽고 동물원에 가자고 졸라대는 아이 등쌀을 버텨낼 부모가 있을까? 행복한 가정은 아빠의 참여로 아이들의 행복함에서 출발한다는 걸 멋지게 제시하고 있다. 아빠의 사랑과 관심으로 우리의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란다고 말해주는 앤서니 브라운도 멋지고, 아빠의 역할을 미리보기 해준 고릴라 아저씨도 멋지다, 요즘 말로 킹왕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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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에겐 고릴라 같은 아빠가 필요해요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11-30 03:36 
    4회 리뷰대회에서 이 책으로 아동분야 2등을 먹었으니, 올해는 참가에 의의를 두고 다른 관점에서 조명해봤다.^^  아빠는 식탁에서도 신문만 읽거나 늘 바빠서 한나와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 나눌 신간도 없다. 동서양이 크게 다르지 않을 아빠들의 보편적 모습이다. 신문은 꼭 식탁에서 읽어야 하고, 회사 일을 집에까지 가져와야 하는 걸까? 아빠는 한나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관심도 없다. 책 속에 엄마가 나오지 않는 거로 봐선 한나
 
 
하늘바람 2008-12-25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진 리뷰. 저도 참여하고픈 데이상하게 시간이 안나네요 ㅠㅠ. 님 좋은 소식 있길 바랍니다

순오기 2008-12-26 05:47   좋아요 0 | URL
올해는 모든 일에 더 이상 욕심내지 않기로 했어요. 참여에 의의를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