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일기를 쓰기 싫거나 글쓰기 싫을 때 즐겨하는 말
"시로 써도 돼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시인의 감성을 갖고 있다고 느낀다.
6월 막 더워지면서 글쓰기 싫은 날, 동시 몇 편과 박성우 시인의 시를 한 편 읽어 주었다.

삼학년

미숫가루를 실컷 먹고 싶었다
부억 찬장에서 미숫가루통 훔쳐다가
동네 우물에 부었다
사카린이랑 슈거도 몽땅 털어넣었다
두레박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미숫가루 저었다

                     뺨따귀를 첨으로 맞았다 

 

아이들은 이 시를 들으며 자기들도 혼난 적이 있다고 재잘대었다.
"그래? 그럼 말로 하지 말고 너희들 이야기를 시로 써봐!" 라고 부추겨서 건진 작품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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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07-13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우... 흠.

순오기 2008-07-14 09:11   좋아요 0 | URL
오.. 우... 흠. ^^

마노아 2008-07-1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맑고 순수한 영혼이라니... 그림까지도 너무 예뻐요. 엄마들이 이 시를 봐야 한다니까요^^

순오기 2008-07-14 16:52   좋아요 0 | URL
첫번째 '엄마'를 쓴 수지는 코팅해서 집에 가져갔더니, 엄마가 "왜 이런 걸 썼어?"라고 했다네요~ㅜㅜ 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주는 엄마가 돼야 해요.

춤추는인생. 2008-07-1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되게 예쁜 동시인데요.. 특히 동생에 대한 질투 부모님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시가 되게 귀엽고 재미있어요.제게 박성우라는 시인은 건망증이라는 시로 깊이 각인되어있는 시인이랍니다. 시가 찰랑거려요 흔들리는 소주잔처럼...

순오기 2008-07-14 16:54   좋아요 0 | URL
ㅋㅋ 동생도 혼내주세요~ 동생이 혼나니까 속이 후련했다에 동감^^
건망증도 이 시집에 있어요. 시가 찰랑거린다는 춤님의 표현도 시네요!^^

bookJourney 2008-07-14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학년'이라는 시는 가슴이 막 아려요 ....
아이들의 시는 참 귀엽네요. 애들을 너무 야단치지 말아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다시 들어요. ^^;

순오기 2008-07-14 17:09   좋아요 0 | URL
ㅋㅋ 저는 1학년때 장롱 위에 미숫가루 내리다가 엎어져서 먹지도 못하고 혼났는데 그것도 미숫가루가 아닌 보릿가루였어요. 우리 어려선 미숫가루가 아닌 보릿가루를 먹었거든요.ㅜㅜ
나 어릴때 생각하면 야단칠 일도 없을텐데...그게 또 그렇게 안된다 말이죠!^^

2008-07-15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7-15 19:27   좋아요 0 | URL
엄청 바쁘신가봐요~ 업데이트가 안 되는걸 보니...궁금했어요.
저도, 아이들이 어른의 스승이라는 말을 새기며 삽니다~ 퍼가거나 업어가셔도 좋지요.^^ 가끔은 디지게(?) 반성해도 잘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