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담양과 알라디너들을 만나다
광주 이벤트, 우리의 소중한 시간
광주-담양 번개 후기(라기엔 좀 쑥쓰럽지만..)
6.14 광주이벤트 4탄~
소쇄원과 식영정이나 다른 정자를 자세히 알고 싶으면 두 책을 참고하면 좋을 듯...
소쇄원에서 가사문학관으로 이동했다. 거대한 가사문학관이 들어서 여백의 미를 살려주던 경관을 훼손했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많다. 누정문화의 고장답게 좀 더 아담하고 운치있게 지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도 가사문학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세미나 공간을 제공하고, 가사문학 자료들을 보존 전시한 상설공간이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해마다 창작 시조와 가사문학을 공모하여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사진의 뒷 건물이 가사문학관이다. 여기선 딸랑 이거 하나 찍었다~ㅜ.ㅜ
직접 찍은 사진이 없어서 담양군에서 마련한 안내 팜플릿을 옮긴다.
가사문학관에 들어서면 간략하게 가사문학을 개관한 영상물을 보여준다. 약 25분 정도~ 알라딘 식구들도 잠시 홍보물을 보았는데 송강정이 자세히 나와, 지난 월요일 내가 답사하고 올렸던 송강정 사진을 보신분들은 도움이 좀 되었을 듯. ^^ 이번 코스에서도 송강정 앞길을 지날 때 해설사님이 설명해 주셨다. 음, 홍보물에서 나온 담양도립대 최한선 교수는, 순오기 서재 '시가 내게로 왔다' 카테고리에 '남도허풍'이란 시로 소개했던 시인이다. 쬐금 안면을 튼 사이라 가사문학 행사를 주도할 때 머릿수 채워 달라면 간다. 영상물을 보다가 중간에 전시실에 가신 분도 있고, 처음부터 전시실에 가신 분도 있고, 전호인님 가족만 끝까지 영상물을 보셨다. ^^
팜플릿 오른쪽 아래 사진은 전시관 앞에 조성된 풍경이다. 인공미가 듬뿍 담겼지만 도시인들이 환호하는 사진 찍기 좋은 장소다.^^ 시니에님이 탁본해서 준 '성산별곡'을 들고 찍은 마노아님 사진도 웬디양 서재에 있답니다.^^
가사문학관 바로 옆의 식영정은 원래 군청 담당자와 코스 짤때 넣었는데, 해설사님께는 시간이 촉박하다고 순서에서 제외했나 보다. 가사문학관 전시물도 해설사의 설명이 따라야 하고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에겐 좀 거리가 있겠다 싶어 시간을 줄이고 식영정에 올랐는데, 모두가 흡족한 탁월한 선택이었다. 사실 누정문화의 산실인 담양에 왔으면 반드시 정자를 보고 가야 한다. 호남에 산재한 정자의 70%가 담양에 있다. 정자라는 게 모양새나 풍경이 비슷하지만 그래도 식영정이나 면앙정을 제일로 꼽아 준다. 면앙정은 호남시단의 최고봉인 면앙정 송순의 정자인데 거리가 멀어, 우리가 지나쳤던 송강정 건너로 한참을 가야 한다. 가사문학관 바로 옆의 식영정은 가깝고도 여러가지를 볼 수 있어 최고의 코스다.
서하당 김성원이 장인, 석천 임억령을 위해 지은 정자다. 일반적으로 '식영정'을 그림자가 쉬어 가는 곳이라고 해석하지만, 정확한 해석은 '그림자가 쉬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벼슬을 양(볕)이라 할때, 속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그림자까지 쉬게 하는 곳이니, 기묘사화를 비롯한 당파에 신물난 선비들이 벼슬을 떠나 조용히 은거하던 곳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그래도 당대의 내노라 하는 호남의 문장가들-송순, 김윤제, 김인후, 기대승, 양산보, 백광훈, 송익필, 김덕령, 정철-이 다 모여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기던 곳이니 그 얼마나 부러운가!
정자 왼쪽의 노송이 기막힌 풍광인데, 송강의 성산별곡 시비를 세워 그 품위를 잃었다. 그저 후손들이 무언가 해 놓으면 다 버리고 망치는 일이라니까!! 잠시 주변에 있는 노송들을 감상하세요.
아래 사진,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물이 광주댐으로 흘러가는 강줄기인데 예전엔 '자미탄'이라 불렀단다. 자미는 배롱나무의 별칭이고 탄은 여울이라는 뜻이니, 강 양 옆으로 늘어선 배롱나무 때문에 얻은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은 도로를 넓히면서 베어내 남아 있지 않고, 식영정 주변에 있는 몇 그루만으로 그 맛을 짐작할 뿐이다.
위 사진은 식영정 옆의 배롱나무 몸피인데 매끌매끌한 표피가 간지럼을 탄다 하여 간지럼나무라고도 부르고, 사람의 손이 닿으면 가지 끝이 파르르 떤다 하여 부끄럼나무라고도 부른다. 윗 지역에서 배롱나무를 보기 어려운데, 따뜻한 남쪽에서 살기 좋은 나무라 차령산맥 북쪽에서는 관상수로 보기는 어렵다. 내가 89년 여름, 광주살이 첫해 여름 휴가를 친정에서 보내고 내려올 때, 아랫쪽으로 오면서 고속도로 옆에 무수히 피어 있는 이 꽃에 필이 꽂혔고, 처음 보는 이 꽃이 궁금해 여기저기 알아보았던 꽃이다. 한여름에 꽃이 피기 시작해 100일 동안 핀다고 '백일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꽃이 다 지면 벼가 익어 쌀밥을 먹게 된다고 '쌀밥나무'라는 별명도 있다.
배롱나무 꽃은 작년 여름에 찍은 사진인데 서비스~~~ ^^
아~ 드디어 잡았다. 시니에님! ^^
*여기까지 올리고 그림화일 '버스투어' 클릭하다가 재채기를 했는데 전부 사라져버렸다. 어디로 갔는지 찾을수가 없어용~~~ㅠㅠ 어디로 갔을까? 삭제된건 아니겠지요~~~~휴지통에 있을까?
흐미야~~ 문서검색기로 찾아냈어요. 난데없이 '봄'화일에 붙어버렸어요.ㅋㅋㅋ 십년감수했다니까요! ^^
다른 정자와 달리 전서로 쓴 '식영정' 편액, 해설사님 질문에 전호인님과 내가 동시에 '전서'라고 답했다.^^
식영정 오르기 전 오른편에 자리 잡은 서하당 김성원의 정자와 부용정.
음양의 조화를 맞춰 남성을 상징한다는 서하당. 당당하게 정면을 보고 있다.
서하당을 향해 다소곳이 자리잡은 여성성의 부용정, 아래에는 연못이 있다.
식영정에서 내려다 본 부용정과 서하당.
부용정 연못에 두 정자 처마의 꼭지점이 만난다고 해설사님이 가르쳐준 위치에서 찍었는데, 만난 것은 모르겠고 연못에 비친 그림자만 확인된다.
부용정과 서하당 아래쪽에 송강 정철의 가사를 지은 터라는 표시석이 있다. 앞쪽의 성산을 바라보는 위치다. 이 표시석의 오른쪽 윗편엔 서하당과 부용정, 왼편 꼭대기엔 식영정이 있다.
식영정을 내려와 길 건너에 자미탄 유적비가 있다고 가르쳐줘서 찍었다. 우리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유적은 다 없애버리고, 유적이 있었던 자리라는 표시석만 남긴다.ㅠㅠ 이러고도 문화민족이라고 자랑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문화유적에 저지른 폭력도 부족해서 전국을 대운하 건설로 들쑤시겠다는 2MB정책을 저지해야 하는 당위성을 뼈저리게 느낀다.
이제 버스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5.18 국립묘지로 마음을 가다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