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도 어김없이 촛불집회가 계속된다. 어제 어머니독서회원들께 문자를 날려, 동참하고 싶다는 가족과 나섰다. 여학생 동행이 부담스러운지 아들녀석은 혼자 가겠다고 우긴다. 길도 모르는데... 잠시 뚜껑이 열렸지만... 오후 6시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섰다. 그전에 속성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든든히 먹고. 지하철을 타기 전 아들에게 전화로 환승하는 걸 알려줬다. 지 알아서 오겠지!(우리가 보탠 머릿수 7 + 알파)

광주 외곽에 사는지라 버스를 타고 나가 지하철을 탔다. 광주 촌넘이라 광주지하철은 오늘 처음 타 봤다.(이것도 명박이 덕?) ^^ 동행한 여섯 살 '와일드보이'모자와 누나, 그리고 민경이와 나!

 
문화전당(구도청)역에 내려 집회장소로 나가니 아직 시작 전이라 사람이 많지 않아 본부석 앞에 자리 잡았다. 바로 80년 5월, 민주화의 함성이 울려퍼진 그 자리, 애국가가 울리자 일제히 총격을 퍼부었던 바로 그 피의 현장이다. 잠시 뭉클~~가슴이 파도친다.
피켓과 촛불도 받고, 사람들이 모이기까지 두두둥~ 북을 울리며 분위기를 돋우었다.




내가 앉은 바로 옆에 스님들이 자리를 잡으셨다. 육식을 하지 않는 스님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


앞자리부터 채워나가는 시민들~ 점점 자리가 꽉꽉 메워지고 있다. 금남로를 전부 채울 것이다.


유모차를 타고 '이명박 OUT' 피켓을 흔드는 꼬마 ^^ 리듬에 맞워 신나게 흔들더니 들여다 본다.




취재진의 열기도 뜨겁고~~ 시작하기 전 모여드는 인파를 담느라 단상에 올라간 취재진들!


서서히 어두워지고...촛불이 하나 둘 빛을 발한다. 2~30분 사이에 제법 많이 들어찼다.


젊은 시절'강산에'같은 이 총각, 너무 멋졌다~~~~ 아줌마의 로망?이 잠시 꿈틀~~~ㅎㅎㅎ
이 총각을 집중적으로 찍었다. ^^ 너무 멋진 오빠였어!


드럼과 드럼채에 불을 붙이고 마구 두드리는데 와우~ 너무 멋졌다! 뭉클~뜨거움이 확~ 솟은...

본격적인 막이 올라 사회자가 검은색 바지 하얀 윗옷의 편안한 생활한복으로 무대에 올랐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구호도 외치며 함성도 질렀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시작으로 서서히 촛불도 시민들의 마음도 뜨겁게 타올랐다.~~~~

자유발언에 나선 검정고시준비생과 장애인 대표, '장애우'가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장애인'이라 부르는게  바른 호칭이란다. 

스님도 특별한 촛불을 높이 높이 들어 힘을 보탠다. 동행한 '와일드보이'는 엄마 무릎에 잠들고...

최고로 박수를 받았던 미국인. '나는 미국인이지만 미국이 잘못하는 것 많다'며, 80년 광주 무력집압을 승인한 미국이 전두환정권과 더불어 신자유주의를 들여왔고, 그 여파로 IMF도 겪고 오늘의 쇠고기 문제까지...한국민은 신자유주의와 싸워 승리하라고 열번을 토해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통역하느라 수고한 아가씨~~ 너무 길게 발언하면 중간에 제스처로 살짝 끊어가면서... 애썼다.

몸이 단 취재진을 위해 중간에 단상으로 오르게 했고, 우린 함성과 촛불 파도타기를 연출~~~~


광주의 명창인 윤진철 선생의 판소리~~~ 역시 남도다. 사설로 엮어가는 소리에 화답하는 추임새!

소리로 정부를 비판하며 힘을 보탠 윤명창과, 어던 시인이 김남주님의 시를 낭송했는데 전율~~~

비보이 그룹 고등학교 2,3학년들의 현란한 춤솜씨~~ 여학생들 소리소리 질러가며 박자 맞추고..

일제강점기 학생운동의 시초였던 '광주일고'학생들~ 각반에서 두세명씩 야자 땡땡이 치고 30명이 나왔다. 담임샘이 역사의 현장에 서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하셨다는 말씀에 박수~~~

촛불 파도타기를 화면으로 지켜보는 시민들~ 무대 앞에 있으니 얼마나 이어지는지 확인하려면...

지갑을 열어야 진짜라고...양초값 즉석 모금에 소쿠리 등장하고... 끝나기 전 발표한
모금액은 8백8십2만5천원. 우와~~ 5만여명이 모인 광주의 힘, 5월 정신이 절로 느껴졌다! 

이들이 바로 양초값을 댄 배후세력이다. 이명박~ 5만명의 광주시민을 잡아보시지! 흥~~


촛불소녀들~~동행한 우리막내 민경이와 '와일드보이'누나, 중학교 1학년과 3학년 촛불소녀들!

고흥에서 세번째 참여한다며 남도소리를 제법 구성지게 불렀고, 진도아리랑도 다같이 불렀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에~~ 아리랑 음음음 아라리가 났네에~

'미친소 싫어, 명박도 싫어, 대한민국 짱' 노래 맞춰 카드를 보이고 멋진 태극기춤을 보여준 초딩들



 초딩에 이어 대학생 언니 오빠들의 춤~~~ 시민들도 일어나 같이 흔들어 준 완전 축제의 장!! ^^

광주의 가수 '김원중' 무등산을 부르고, '직녀에게'를 불렀다. 뭉클한 '직녀에게' 역시 우리 노래다.

조선대 문병란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직녀에게' 다같이 열창~~~~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말라 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가슴과 가슴에 노둣돌을 놓아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은하수 건너 오작교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 딛고 다시 만날 우리들 연인아 연인아 이별은 끝나야 한다 슬픔은 끝나야 한다 우리는 만나야 한다~~"
통일과는 너무나 먼 정부지만, 학교에서 통일교육이 사라졌지만......그래도, 우리는 만나야 한다!

우리 아들 담임샘과 같은반 친구, 오늘 촛불집회 가면 선생님이 책임지고 집까지 데려다 준다며 역사의 현장에 동참하도록 부추긴 멋쟁이 샘, 절대 나가서는 이런 말 하지 말라 하셨단다.^^ 중간에 선생님과 문자를 주고 받고 마지막쯤 전화 통화로 우리가 있는 앞자리로 오셨다. 아들녀석은 혼자 와서 무대 왼편에서 미국인 발언을 듣고, 기자들이 인터뷰 하는 것도 지켜봤단다. 금남로 끝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였는지 둘러 보았고, 광주일고생 30명의 무대까지만 보고 귀가했단다. 기념으로 한 컷씩 찍고 청소에 동참했다.



마지막 멘트 '서울에선 70만이 모였다'에 박수~~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명박이 사진이 붙은 애드벌룬을 맘껏 두들겨 패고(?) 행진을 시작한다고 했지만....우리는 행진엔 동참하지 못하고 지하철 끊기기 전에 귀가했다.



명박이 사진 붙은 빨강, 노랑, 파랑색 에드벌룬을 마음껏 때리고 줘패는 시민들! ^^
ㅋㅋㅋ~ 스트레스 해소와 완전 카타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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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6-1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국적 축제(?)군요! 큭큭.

순오기 2008-06-11 11:07   좋아요 0 | URL
광주엔 경찰도 보이지 않던걸요. 금남로 후미에서 차량통제하는 정도였대요.
그야말로 축제였어요~~ 그 인간이 항복할때까지 계속 한다는데...

전호인 2008-06-1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우리는 즐기는 겁니다. 시위를 문화제로 승격시키고 그곳에 우리의 혼을 담아 염원을 불태우는 거지요. 누가 우리들의 배후란 말입니까 국민의 소리를 무시한 쥐박이 자신인 게지요.

순오기 2008-06-11 11:08   좋아요 0 | URL
모두가 배후세력이지요~ 1백만, 천만의 시민이~~~

마노아 2008-06-11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장감이 팍팍 느껴져요! 역시 광주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녀에게' 이 노래 참 좋아했어요. 가사가 어찌나 절절한지요.ㅠ.ㅠ

순오기 2008-06-11 19:54   좋아요 0 | URL
광주는 완전한 축제의 장이었어요.
'직녀에게' 부르면 괜히 눈물나요~~~ 문병란 시인이 쓴 시들이 대체로 민족적 감성을 건드리지요. 직녀에게는 그 어떤 시보다 절절한데 노래로 작곡되어 그 절절함이 더더욱 도드라졌지요!!

뽀송이 2008-06-11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민경이는 점점 더 예뻐지는군요.^^
순오기님은 좋으시겠어요. 예쁜 딸이 둘이나 있어서 말입니다.^^

순오기 2008-06-11 20:25   좋아요 0 | URL
호호~ 뽀송이님이 딸이 없으니 이쁘게 봐 주시는거죠, 감사해요!

L.SHIN 2008-06-12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어떤 대통령도 나라의 국민들을 이렇게 마음 모아지게 한 사람도 없을겁니다.
아주 대단한~(ㅡ.,ㅡ^) 인물이야~ 쯧.
연산군-광해군-명박군. 꼭 그 뒤를 이어야겠니? 쯧.

순오기 2008-06-12 00:32   좋아요 0 | URL
국민을 한 마음으로~~ 확실하게 역할했죠! ㅋㅋㅋ
아하~ 명박군이 또 그렇게도 되는군요.^^
그래도 조선의 군들은 긍정적인 면도 있을텐데 승자의 역사라서...

Arch 2008-06-1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애쓰셨어요. 촛불 집회도 집회지만 순오기이 편집해서 올리신 솜씨가 정말 대단하세요.^^

순오기 2008-06-12 17:22   좋아요 0 | URL
모든 순서를 다 찍었는데 많이 빼고 올렸는데 그래도 현장감은 느낄 수 있겠죠? 광주시민의 촛불축제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