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우리 창작품이 많지 않아 아쉽다. 우리책은 우리 문화와 생활 이야기라 훨씬 공감하지만, 그래서 참신함이나 번뜩이는 상상의 산물을 발견하긴 어렵다. 그래도 우리 창작물을 많이 아끼고 사랑해야 더 많은 작품이 쏟아져 나올거라 생각한다. 어린이날에 책을 선물하려면, 우리 작품을 눈여겨보고 고르면 좋을 것 같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한 문장으로 개념을 정리한 책. 아이들의 경험 세계에 맞춘 사례를 들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아름다운 책. 너무나 소중한 낱말들이 들어있어 우리 마음도 저절로 아름다워지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아이와 같이 우리에게 맞는 낱말을 골라 정의를 내려보면 좋겠다.

김재홍 화가의 아름다운 동강, 그림속의 숨은 그림찾기에 쑤욱~ 빠져들게 된다.
그림을 옆으로 돌리면 보이는 강물에 비친 멋진 작품들을 감상하노라면, 
'그림을 이렇게도 그릴 수 있구나!' 절로 감탄하게 되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장에 간 엄마를 기다리다 지친 동생 순이를 달래가며 자연에 숨겨진 비밀을 찾으며 자연사랑을 배운다.

동강의 아이들처럼 숨은 그림찾기 2편, 김재홍화가는 동강에 이어 숲속에 동물을 숨겨두었다. 한 장에 여섯가지의 동물이 숨어있어 모두 36개의 동물을 찾아내느라 아이들이 몰입한다. 숨은 그림을 먼저 찾았을 때의 그 우쭐함이란... ^^ 이런 멋진 작품을 만들어낸 화가에게 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초록 머리띠와 리본을 하고, 초록 원피스를 입은 샘이를 따라 숲속에서 숨바꼭질 하고 싶다.

김진기님의 시처럼 아름다운 문장을, 무릎베개를 벤 아이에게 자장가처럼 들려줄 이야기 그림책이다. 시각장애인 엄마와 아들의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개빛 사랑찾기...촉촉히 가슴을 적시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엄마들은 살포시 눈시울이 젖는다. 실사같은 김재홍 화가의 그림은 창문에 닿은 빗줄기를 손으로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마구 일어난다.                                    

노란 옷을 입은 영이는 담벼락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거지할아버지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싶었답니다~~ 찰찰 빗방울이 담긴 그 깡통에 담겨야 할 것은 이웃의 따뜻한 정이겠지만..... 아무도 가져가지 않을 초록색 비닐 우산, 누가 가져다 놓은 것일까? 김재홍 화가의 그림은 독자을 배반하지 않는다.

 

 

생태동시 그림책으로 아름다운 시를 김재홍 화가의 그림으로 옷 입혔다. 실사같은 우리 자연의 사계가 담겨 있다. 한편 한편 그림과 곁들인 시를 읽으면 아이들도 이미 절반은 시인이 된 것 같다. 예전엔 친밀했지만, 이제는 그림책이나 시골에 가야만 접할 수 있는 자연을 소재로 한 생태 동시 그림책 동물편이다.


생태동시 그림책 식물편이다. 김재홍 화가와는 또 다른 느낌의 양상용 화가 그림은 따뜻한 동양화 맛이 느껴진다. 1,2,3,4,5학년 교과서에 실린 작품도 여럿 들어 있다. 뒤에는 '더 알고 싶어요'가 있어 식물의 생태를 더 잘 알 수 있다.

 

투박한 우리네 모습을 그림으로 보는 신선한 충격, 아이들이나 아주머니 할머니도 바로 우리 모습 그대로다.^^ 세련된 도시내기들이 보면 촌스럽다고 하겠지만, 이런 그림이 정겨운 건 내가 나이 먹어서일까? ㅎㅎ 비오는 날 마중오지 못할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마음이 짠하게 읽힌다. 먹구름 위엔 푸른 하늘이 있음을 언제나 잊지말자!^^


4학년 읽기책에 실린 이금이 작가의 '송아지 내기'를 김재홍화가의 그림으로 낸 저학년을 위한 책이다. 우리 마음 속 고향,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내기 윷놀이. 영도할머니와 송아지 내기 윷놀이에서 진 동해, 송아지를 뺏길까봐 전전긍긍하는 그 마음이 짠하다~ 김재홍 화가의 그림으로 고향마을의 느티나무와 외양간, 어두컴컴한 밤하늘 반짝이는 별만큼이나 우리 마음을 환하게 밝혀준다.      

말썽을 부리지만 사랑받고 싶은 아이 건이는 할머니 집에 맡겨져 심심하고 무섭다. 말썽을 부리고 다락방에 숨어 온갖 탈을 써보며 신기하다. 우리 탈도 배우고 써보는 즐거움은 유치원기나 초등저학년이 좋아할 책이다. 우리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시리즈는 교육용으로도 좋다.


쪽빛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낸 책이다. '쪽빛'을 푸른빛이라 알고 있다면, 이 책을 읽고나서 쪽빛이 어떤 색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우리 것을 잘 지키고 후손에게 이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는 자긍심이 절로 생기는 책이다. 한때 '우리 것이 소중한 것이여!'라고 외쳤던 그분이 생각나는 요즘,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란 것을 깨우치는 소중한 책!! 나주 염색박물관에 가면, 쪽빛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인형제작으로 잘 전시되어 있다.

매화마을에 가면 수백 수천개의 항아리를 볼 수 있다. 매화를 담근 그 장독대의 아름다움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격이다. 이 책은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숨쉬는 항아리, 우리 옹기를 가르쳐주는 책이다. 과학이 발전해서 오히려 조상들의 지혜가 더 돋보이는 요즘, 우리 옹기의 쓸모는 점차 높이 평가되고 있다.

 

우리 단청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책이다. 아이들이 고궁이나 절에서 쉽게 만나는 단청을 제대로 알고 본다면 좋을 듯하다. 그 전설까지 알고 나면, 더 애틋하게 느낄 듯... 우리 전통문화를 알려주는 솔거나라 시리즈는 좋은 책들이 많다.^^

 

 이금이 작가의 저학년을 위한 단편동화 네 편이 재미있는 그림이랑 펼쳐진다. 우리 일상 이웃간에 벌어질 알콩달콩 아이들의 다툼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엄마 아빠들끼리 친구인 푸르니와 고우니 자매와 동찬이는 어떤 일을 벌일까? 우리집 애들과 다를바 없는 푸르니와 고우니를 빙긋이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3학년 읽기책에 실린 마해송 동화 '바위나리와 아기별', 넓은 바닷가에 펼쳐진 바위나리와 아기별은 애달픈 사랑이 잔잔하게 울린다. 바닷물이 깊으면 깊을수록 환하게 밝은 이유를 아시나요? 이 책은 읽은 어린이라면 당장 답할 수 있어요.^^


 

이주홍 동화를 그림으로 담아낸 '메아리'. 외딴 두메산골에 아버지랑 누나랑 외롭게 살던 돌이는, 시집간 누나가 그리워 불러본다. 누나는 오지 않고 빈산에 메아리만 돌아오는 아련한 그리움이 울컥 가슴을 적신다. 이 책을 읽은 아이라면 산에서 들려오는 메아리가 새롭게 다가오겠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살던 시대는 많이 어려웠음을 이해하면 좋겠다.

방정환 선생님의 불후의 명작 '만년샤쓰'. 일제강점기의 어려움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단벌 뿐인 제옷을 더 어려운 이웃에게 벗어 준 창남이는 '만년샤쓰'를 입었다며 웃는다. 창남이의 긍정적인 마음이 우리 민족이 살아난 힘이었을까? 오늘의 우리는 가진게 많은데도 베푸는 마음은 왜 더 인색해졌을까? 제대로 마음에 새기려면 초등 고학년에 좋을 책이다. 

 
우리 땐 중학생이 되어 '소나기'를 배웠는데, 좋은 어린이 그림책으로 나와 저학년부터 소나기를 읽는다. 하긴, 요즘엔 초등학생만 돼도 좋아하는 남친 여친을 정하는 세상이니, 이런 감정도 일찍 경험할 거 같다.^^ 우리 아이들 아프더라도 아름다운 추억 하나쯤 가슴에 장식되길 바란다. 요새 아이들, 소나기의 이런 순수성이 남아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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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2 읽기에 실린 '바위나리와 아기별' 원작동화
    from 파피루스 2008-04-29 09:52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동화라는 수식어가 붙은 책이다. 그것도 일제강점기 18세의 마해송이 나리꽃과 아기별을 의인화해서 썼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정말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읽히는 책이다. 3학년 2학기 읽기 넷째마당 2단원에는 원작의 일부만 실렸다. 슬피우는 나리꽃을 달래주러 온 아기별이 밤새는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놀았다는 부분까지만... 이 책의 절반쯤 실렸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이후가 있어야 주제가 살아난다. 교과서에 실린 그
  2. 자랑스런 우리 그림책 - 숨은 그림 찾기 짱!
    from 파피루스 2008-04-29 09:53 
    봄꽃들의 향연에 취한 4월과 작별하려니 어느새 싱그런 초록으로 물들었다. 성큼성큼 영역을 넓혀가는 가로수와 산자락도 온통 초록물이다. 톡 건드리면 김재홍 화가의 책 '숲 속에서'도 초록물이 배어나올 것 같다. 주인공 샘이는 머리띠와 리본, 원피스와 샌달까지 모두 초록색이다. '숲이 샘이고, 샘이가 곧 자연이다.' 이렇게 써놓으니 마치 고승의 선문답 같다.^^ 발상의 전환, 참신한 생각,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해내는 것이 창의력이겠지? 감동으로
  3. 어린이날 선물로 좋은 우리 그림책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4-28 03:09 
    어린이를 위한 우리 창작품이 많지 않아 아쉽다. 우리책은 우리 문화와 생활 이야기라 훨씬 공감하지만, 그래서 참신함이나 번뜩이는 상상의 산물을 발견하긴 어렵다. 그래도 우리 창작물을 많이 아끼고 사랑해야 더 많은 작품이 쏟아져 나올거라 생각한다. 어린이날에 책을 선물하려면, 우리 작품을 눈여겨보고 고르면 좋을 것 같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한 문장으로 개념을 정리한 책. 아이들의 경험 세계에 맞춘 사례를 들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아름다운 책.
 
 
bookJourney 2008-04-2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진 페이퍼에요~~
조카들에게 줄 어린이날 선물로 찜이에요~~

순오기 2008-04-27 21:37   좋아요 0 | URL
요즘 영어, 영어 하니까~ 제가 이름값 하느라고 막 오기가 생겨요. 우리말 우리문화도 제대로 모르는 우리가 부끄럽기도 하고요.ㅠㅠ

프레이야 2008-04-27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홉개 있어요. 모두 우리 정서에 잘 어울리고 편안한 그림책들이죠.^^
요즘 우리 아이들 책을 너무 안 읽어서 저 지금 뿔 났어요.ㅎㅎ

순오기 2008-04-27 21:39   좋아요 0 | URL
많이 갖고 있네요~ 저도 여기 올린 책 다 갖고 있지는 않아요.^^
지금 중간고사 기간이죠. 우리애들은 30일부터... 시험기간 되면 꼭 해리포터를 읽어요.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 차원인가봐요.^^

무스탕 2008-04-27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엥~~ 정성이한테 사준것으로는 푸르니와 고우니 뿐이네요... --;;
뭔가 좋은 책을 고르기 참 어려운데 순오기님 페이퍼, 정말 짱이에요!! ^^b

순오기 2008-04-28 08:02   좋아요 0 | URL
책 고르기는 참 어렵죠~ㅎㅎ 좋은 책 있음 알려주세요!
그래도 알라딘 덕분에 도움이 많이 돼요~~~ 나도 ^^

2008-04-28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28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흙 2008-04-2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재홍 작가님의 그림이 많아요.^^ 이렇게 모아놓으시니 좋군요. 남에게 리스트를 건네줄 수 있음, 참 의미로울 듯합니다....만 게으르기도 하고. 음

순오기 2008-04-28 12:33   좋아요 0 | URL
김재홍 화가 그림은 내가 좋아하거든요. 고양이학교도 넣을까 하다가 너무 편애 모드일까봐 말았어요.^^
음, 내가 선물할 일이 많아서 골라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