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2일 큰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2,3담임선생님들을 뵐려고 좀 일찍 나서 교무실에 들러 잠시 이야기 나누고 준비한 책을 드렸다. 그 동안의 관심과 지도에 대한 엄마로서의 감사표현이다. 내가 12년간 학부모로 지키려 노력한 게 있다면, 학년이 끝날 때 담임선생님께 작은 선물을 드린 것이다. 대단한 선물은 아니고, 장미꽃 몇 송이거나 책 한두권 드리는 수준이었다. 특별히 술을 좋아하신 선생님께는 술을 드린 적도 두어번 있다.

결혼 전 유치원에 5년 있었는데, 무슨 때마다 선물을 주시던 엄마들 중에 졸업식에도 선물을 주시는 분은 한 두분이었다. 그때 '이 어머니는 정말 고마워하시는구나!' 그런 느낌이었고, 나 역시 보람과 기쁨을 맛본 작은 행복이었다. 그래서, '이 다음 학부모 되면 학년이 끝날 때 꼭 감사표현을 해야겠구나.' 맘 먹었고 지금껏 지키려고 노력한다. 두어 번 그냥 지나친 적이 있었는데 맘에 걸려서, 나만의 만족일지 모르지만 여전히 작은 선물이라도 하는데 책이 딱 좋더라는 얘기다.^^

한 분은 1,2학년 두번이나 맡으셨는데, 우리 경제사정을 이해하고는 교육청의 학비지원과 교내외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신경 써 주셨다. 다행히 딸애가 열심히 해 준 덕분에 학교 장학금도 받았고, 인터넷으로 접수했던 S장학금도 받아 졸업까지 학비 걱정은 안하고 다녔다. 3년간 딸애가 받은 장학금과 학비지원금까지 합하면 470만원 정도 받았으니, 가계에 큰 보탬이 되어 감사할 일이다.

S장학금은 6월에 학교추천과, 일반은 인터넷 접수하던데 성적에 관계없이 공부계획과 가정 형편을 서술하면 되니까 관심있는 분은 알아보면 좋을 듯하다. 고등학교는 기본 학비 외에 들어가는 돈이 또 그만큼은 들어간다. 우리 애는 고3때 기숙사에 있어서 더 들었는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엄청 들어간다.(잠시 삼천포로 빠졌다~ㅠㅠ)

두 분 담임선생님은 다 영어선생님이셨는데 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e지식'을 드렸고, 한 분은 우리 둘째와 막내랑 같은 반이었던 친구 엄마로 요모조모 신경 써 주시며 수학문제집을 여러번 주셨기에, 선생님의 두 딸들(중학생)이 볼 '조선 블로그'를 선택했다.

 

 

 

 

다음주 화요일은 막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다. 내가 삼남매를 12년간 보낸 학교여서 마치 내 학교를 내가 졸업하는 기분이다. 12년 동안 나름 극성엄마로 봉사도 많이 했고, 자모회나 학운위로도 참여했기에 감회가 남다른 섭섭함이 크다. 학운위에 졸업생 엄마가 셋이나 되어 뜻을 모아 졸업식날 전 교직원께 점심을 대접하고, 6학년 선생님들께는 책 한 권씩 선물하기로 했다. 전체 'e지식'을 드릴까 하다가 이왕이면 선생님이 원하는 책을 드리자 싶어 신청받았더니 여덟 분이 고른 책이다. 

 

 

 

 

 

 

 

 

'e지식'은 갖고 계신 분이 많았고, 새내기 엄마이거나 아빠인 선생님은 역시 부모로서의 의미가 큰 듯해서 고른 책이 이해되었다. ^^

파피용은 요것으로 구입해 파피용은 선생님 드리고 개미만화는 우리가 갖기로 했다. 파피용은 집에 있는데 만화개미가 욕심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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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8-02-1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분명히 좋아하실 거여요.^^

순오기 2008-02-13 17:30   좋아요 0 | URL
책 받으면 무조건 좋은거겠죠? ㅎㅎ

책향기 2008-02-13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기님께 한 수 배우고 갑니다. 저도 우리 큰 애 선생님께 책 선물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감솨~*^^*

순오기 2008-02-13 17:31   좋아요 0 | URL
제 기준으로 그냥 책이 제일 무난하고 좋은 듯해서요.
그리고 버리기 전까진 항상 남아 있으니까요.^6^

세실 2008-02-1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멋지십니다.
근데 호호혹시...책을 들추어 보심 어떡하죠?(불손한 생각)

순오기 2008-02-13 17:32   좋아요 0 | URL
호호~~ 뭔 말인가 잠시 생각했어요. 불손한 의도가 전혀 없는 선물이라 불손한 생각도 전혀 해 본 적 없는 순오기는 정말 순진해!! ^^

bookJourney 2008-02-13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전 어른책 고르는 건 자신이 없어서 망설이거든요 ^^;;)
저는 가끔 낱개로 포장된 떡을 드렸어요. 직장에 다니다 보면 제때 밥을 못챙기는 경우도 있다 싶어, 순전히 제 기준으로 말이지요 ... 그랬더니, 어떤 친구가 "혹시 떡 상자 바닥을..?"이라고 질문하더군요. 순간, 당황~ ^^;;

순오기 2008-02-13 19:46   좋아요 0 | URL
ㅎㅎ'혹시 떡상자' 불손한 생각은 학부모가 먼저 접어야 해요.
일년에 한 두번은 고구마도 쪄서 보내고, 김밥도 싸고, 떡은 찬합 가져가 담아서 보냈죠. 선생님이 정말 내맘에 들때...그러면서 혼자 즐겁고 행복하다죠! ^^

글샘 2008-02-13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떡상자 책은 받아봤는데요... ㅠㅜ 정말 책은 아직 못 받아 봤네요. ㅋㅋ
정말 좋은 생각인 듯 합니다. 저도 학년말에 한번 해 봐야쥐.

순오기 2008-02-14 01:18   좋아요 0 | URL
선생님께서 좋은 생각이라 하시니, 정말 기분 좋은데요.^^
소박한 감사의 마음을 주고 받는 것은, 우리의 아름다운 '정'문화겠죠!

마노아 2008-02-15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학부모님이에요. 멋진 선물에 감동 물씬!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거예요.

순오기 2008-02-15 11:32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오늘 광주는 햇살이 너무 좋아요~ 서울도 좋은가요?
선생님께 기억되는 학부모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