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크루-안개
최고의 이야기

2008년 첫 영화로 <미스트>를 보았다. 12월 영화후기 당첨으로 받게 된 관람권 지급이 15일까지인데 깜박 잊고, '라일락 피면'을 읽고 있는데, 20여쪽 남겨둔 밤8시 34분에 확~ 생각나서 부랴부랴 달려가 봤던 영화다. 스티븐 킹 매니아지만, 조금은 기대치에 못 미쳐서 후기를 쓰지 않고 있었다. 헌데 어떤 분이 콜롬버스 홈페이지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라고 제목을 달았기에 할 수 없이 끼적인다. 잘못 된 정보는 수정해야 할 것 같아서... 스티븐 킹 원작을 스티븐만 보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요기부터 2단락은 라주미힌 님 서재에서 복사했음을 밝힙니다 ^^ 허락은 안 받았는데... ) 
'미스트(The Mist)'는 스티븐 킹의 스켈레톤 크루라는 소설에 들어 있는 첫 작품이다. '쇼생크 탈출', '그린마일'로 함께 호흡을 맞춰 온 프랭크 다라본트가 아주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에 소규모 개봉을 하고도 제작비를 뛰어넘는 흥행 수입을 거두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티븐 킹 자신이 뽑은 영화 10위에 '미스트'를 뽑지 않을 걸 보면, 영화의 완성도를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에 관심이 많고 늘 영화를 즐겨보는 스티븐 킹은, 자신의 원작소설 영화를 스스로 순위에 올릴 수 있기를 간절히 빌고 있을 것이다. 스티븐 킹의 작품은 현재 '크립쇼', '셀', 'From a Buick 8'이 영화화 중이고, 이중 '셀'은 '나는 전설이다' 원작 소설에 바치는 헌정작으로 휴대폰 좀비들이 대거 등장하는 영화인데 흥행을 기대해 볼 만하다.

소설 원작과 영화는 다르지만, 원작소설 '스켈레톤 크루'에 실린 '안개'를 읽은 우리 애들은 아직 영화보기를 보류하고 있다. 소설을 읽지 않고 영화를 먼저 본 나는 그런대로 좋았다. 생존을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탈출한 결말이 너무나 허탈해서, 도대체 이 영화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야? 2% 찜찜하긴 하지만 바로 이게 스티븐 킹 원작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안개에 둘러싸인 소도시, 그 안개 속에서 사람을 해치는 괴물을 목격한 사람들의 공포는 극에 달한다. 마트에 갇혀 패닉상태에 빠져버린 사람들은 지구의 종말과 신의 심판을 예언하는 사이코 여자에게 빠져버린다. 귀가 얇은 인간들의 군중심리와 극도의 공포감이 사람을 어떻게 몰아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살 떨리지만 재미있다. 오로지 한 목숨 살겠다고 난리를 치는 그들을 보며, 정신을 제대로 챙기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제 한 목숨 살려고 아둥바둥거리는 무리 속에서도 이타적인 삶을 선택한 용기 있는 행동이 감동을 준다.

나는 아직도 결말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없어, 영화의 제목처럼 여전히 안개에 휩싸여 있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간에 대한 일침인지, 성급하게 목숨을 걸지 말라는 경고인지 모르겠다. 원작소설을 읽어보면 알 수 있으려나~~~ 우리 아들이 서재에 올린 리뷰를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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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1-20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밖에 있던 괴물들은 마트 안의 사람들을 보면서 이런 말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재들 왜저래...좀 오바하는 거 아니야." 라고요.

순오기 2008-01-21 02:35   좋아요 0 | URL
쟤들 왜 저래? ㅎㅎ
요즘 TV에 나오는 인간들 보며 하고 싶은 말이에욧! ㅠㅠ

라로 2008-01-20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예고보고 제 스탈의 영화가 아닌걸 알고 안봤는데~.ㅎㅎ
공포영화는 잘 안봐요,,,하지만 님의 리뷰를 보니 안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ㅎㅎㅎ
근데 아드님의 리뷰를 보니 이해가 더 잘되네요~.ㅎㅎ

순오기 2008-01-21 02:35   좋아요 0 | URL
난, 스티븐 킹 영화 잘 봐요. 명쾌하지 않다 하면서도 개봉하면 또 달려가는... 킹 영화는 단순 공포가 아니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