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 뜰새없이 바빴던 10월을 마무리하고 11월의 첫주 월요일이다. 어김없이 초등학교 급식자재 검수를 갔다가 어머니독서회원들에게 어등산등반 번개 문자를 날렸다. 다들 분주한 월욜이라 엄마 따라 온 꼬마까지 넷이 오붓하게 올랐다. 두런두런 이야기 꽃을 피우며 여유있는 산책코스 같은 어등산에 올때마다 한주에 한번이라도 오르자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한 달에 한번 오르기도 쉽지 않다. 걸어서 두시간만 할애하면 폐부까지 스며드는 상큼한 산기운을 맘껏 들이킬 수 있는데도...... 어등산은 가을 분위기를 만끽할 풍경은 아니었지만 소박한 우리네 뒷산 같아 그 맛이 또 좋았다!

한껏 붉은색을 뽐내고 있는 붉나무... 가을이면 가장 먼저 단풍으로 치장하는 나무다

동자봉까지 오르는 길이 가파를 뿐, 약수터까지의 내리막길은 멋진 산책길이다. 돌아오는 길은 마을길로 내려오니 우리 고향 같은 시골 풍경이 정겹게 반겨준다.

작은 저수지를 끼고 도는 길은 억새가 하얗게 피었고 구불구불 시골길의 맛을 살려준다.

감나무들이 붉은 제 열매를 뽐내듯이 유혹한다. 울타리만 없다면...... 두리번 두리번! 울타리에 피어난 코스모스 국화꽃이 째리듯이 흘겨본다.


감나무의 유혹을 떨치고 걷는데 은행들이 알알이 떨어질 듯 달려있다.

마을을 에둘러 오는 길목엔 갓이랑 배추, 무우가 김장철 주인이 되기 위해 쑥쑥 자라고 있다. 마당가엔 금잔화도 피어 있고......






저 무우를 뽑아 우적우적 먹었으면... 유년기의 추억이 떠올라 입안에 침이 고인다. 꿀꺽~ 마을길이 끝날 즈음, 물고기 등을 오른다는 야트막한 어등산을 담고 점심 약속된 보리밥집 '터'로 향했다.

모처럼 시간이 나서 자신을 위한 한가함을 누리고 싶었다는 탁교수님과 생태가 통째로 들어있는 생태탕을 먹었다. 교수님은 월욜마다 맘 통하는 사람들과 어등산 등반(산책)하자며 부추긴다.

------그리고, 영화 '식객'에 빠져 울고 웃으며 행복한 월요일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