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월요일, 모처럼 가을여행 가려고 45인승 대형버스를 예약했는데 날씨가 심술을 부려 다음 주로 연기했다. 설레던 마음을 달래고자 영화 번개~ '행복'을 위해 달려 온 7명과 하남점 10관에 자라잡았다.
황정민 보고 싶어~~~ 짠한 임수정이랑 울어 줄려고,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다르지만 행복하고 싶다는 소망으로 영화에 몰입했다. 영화 초반 장면이 갑자기 확확~ 바뀌는 게 살짝 신경줄을 건드리지만, TV시네마에 소개됐던 은희(임수정 분)와 영수(황정민 분)의 만남은 살짝 웃음을 머금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 '외출'을 만든 허진호 감독 작품으로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우리 고향처럼, 공기 좋은 전북 장수 저지마을을 배경으로 잔잔하게 옮겨가는 사랑을 그려낸다. 이 가을에 어울리는 감성으로~~~ 오솔길에서 나누는 그들의 사랑, 시작이 아름답다. 아주 귀엽고 예쁘게 시작되는 연애 감정... 가을이면 누군가 사랑하고 싶어지는 감성코드와 잘 어울리는 영화다.
'나랑 사귈래요' '나 업어줄래요' '나랑 같이 살래요'
여자가 먼저 하기엔 너무 어려운 말을 아주 쉽게 힘 안들이고 건네는 그녀가 예쁘다. 어쩜 저렇게 하얗고 애리애리한지 폐환자다운 그녀가 안쓰러워 짠한 맘이 절로 묻어나게 하는 은희.
젊음을 방탕(?)하게 소모한 듯한 영수는 은희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죽을지도 모르는 건강 상태에서 시작하는 그들의 사랑과 행복이 계속되기를 빌어본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지만 또한 사회적 동물이다. 이제 살만해진 영수는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어쩔거나~~~저 인간을......
사람의 소박한 행복은 욕심부리지 않을 때에 가능한데, 한 가지가 채워지면 또 다른 욕심을 내는게 사람이다. 나 역시도...... 당신은 어떤 행복을 잡고 싶은가? 지금 당신은 행복한가? 잠시 나를 돌아보게 한다.
그녀와 함께 했던 언덕에 그녀를 보내고 온 영수가 오열하는 장면은, 서울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영수를 보내고 울던 은희의 흐느낌과 다르지 않았다. 이 가을에 사랑하는 사람을 울게 하지 말자, 우리 모두. 큰 기대하지 말고, 자연스럽고 잔잔한 멜로 영화에 마음을 주어 잠시 행복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행복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