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또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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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양장) ㅣ I LOVE 그림책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2월
평점 :
배를 불뚝 내밀고 곰돌이 인형을 치켜들고 있는 겉표지부터 녀석에게 끌린다. 내 아기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럽지 않은 구석이 있겠는가? ‘사랑해’를 세 번이나 반복한 제목부터, 세상에 하나뿐인 아기를 맞이한 부모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겨우 버티고 앉은 모습과 엉덩이를 치켜들고 '까꿍'하는 모습은 누구라도 웃지 않을 수 없다. 앙증맞고 사랑이 넘치는 이 녀석을 보는 독자에게, 정말 깨물고 싶은 원초적 사랑을 불러일으킨다. 행복할 때나 슬플 때, 말썽이나 심술을 부릴 때일지라도 사랑스럽지 않은 순간이 없는 게 부모 마음이다.
글자의 내용보다 그림에 먼저 미소가 떠오르고 내 아기를 키우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래~ 이렇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 구석구석을 사랑하면서 키웠지! 아기의 앨범을 들추듯 그림을 보며 읽어나가는데, "네 손가락과 네 발가락을 사랑해" 라는 부분에서 딱 멈추었다. 손가락 다섯 개를 좍 펼친 그림인데, 마치 숫자 4를 나타내듯 네 손가락, 네 발가락이라고 읽는 것 같았다. 물론 아이들한테 읽어줄 땐, "너의 손가락과 너의 발가락을 사랑해" 라고 읽어주었다. 계속 이어지는 글 "네 귀와 네 코와 네 머리카락과 네 눈을 사랑해"도 나 혼자 읽을 때는 괜찮은데, 아이들한테 읽어줄 때는 "너의~ "로 바꾸어 읽어 주었다. 문어체와 구어체의 뉘앙스 차이가 아닐까 싶었다.
천진한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펼쳐질 때마다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림을 보고 또 봐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한다는 고백을 숨길 수 없는 사랑스런 책이다. 아기가 말귀를 알아듣기 전이라도 엄마가 책을 보여주고 읽어주며 사랑을 나누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책을 덮어도 그림속의 고 녀석이 눈에 아른아른 삼삼하게 떠오른다. 우리 애들은 다 컸지만, 10년 후쯤이면 요녀석 같은 손주들을 보게 되리라 행복한 그림을 그려본다!
이제 막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이 보면 딱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