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내게 귀 기울일 때
패트리샤 스페다로 지음, 정지현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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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있는풍경

2013.6.26

지금은 내게 기울일

패트리샤 스페다로 지음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다. 트위터 세상과 접속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현란하고 재미있는 놀 거리가 많아서 좀처럼 자신을 들여다 볼 여유가 없다.

현대 사회는 또 전문가의 시대이다.

자녀 양육은 양육전도사, 독서코칭강사, 학원 강사들의 강의와 조언을 들어야 하고, 몸이 아프면 병원으로, 마음이 아프면 종교인이나 심리치료사, 미래에 대해 불안하거나 문제에 직면하면 각종 컨설턴트와 역술인들에게 의탁한다.

나를 되돌아보며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시간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덜 걷고 자동차라는 교통수단에 의존할수록, 아플 때 약에만 의존할 수록 우리들의 근육과 면역력은 그 기능을 상실하며 퇴화된다. 우리의 직관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내게 귀 기울일 때]는 삶의 균형이 무너지고 심리적인 문제에 봉착하여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내면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안내서 역할을 한다.

종교계 멘토와 영성학자들, 심리학자들이 그토록 지속적으로 외쳐왔던 마음 내려놓기, 타인을 용서하기, 베풀기에 대해서 이 책도 말하고 있다. 새로운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선 식상하다. 차이가 있다면 이전 책들에선 불가능하다는 심리적인 저항들이 존재했다면 [지금은 내게 귀 기울일 때는]그런 심리적 저항이 거의 없다.

그 차이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는데 종교멘토들이나 영성학자들은 오랜 동안 내면수련을 통해 단련해와서 자연스럽게 체질화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들은 쉽게 말하지만 독자들은 실천에 어려움을 느낀다. 반면 이 저자는 저자 자신의 고통에 대한 체험들이 중간 중간 나오는데 우리들이 고민하는 실질적인 고통들과 느끼는 감정 패턴이 매우 유사해서 깜짝 놀라게 된다.

남에게 잘 거절 못하고 남의 의도대로 끌려 다니면서 후회했던 경험들이 있고 자신의 속마음을 제대로 말하지 못해 후회하거나 지난 과거의 실수로 끝없이 자책하거나 미래에 대해 두려움으로 불만족스런 현 상황을 반복하면서 잘못된 고리를 단호하게 끊지 못하고 반복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점들을 정확하게 포착한다.

우리 내면을 제대로 들여다 보지 못하게 방해하는 잘못된 믿음이 무엇인지 인지치료기법 통해 자신을 부정하고 제한시키는 믿음들을 하나하나 보여 주고 잘못된 믿음에 대체할 진실의 말들을 강화시킨다. 그리고 챕터마다 구체적인 행동지침들을 제공하고 있다.

자신을 제한했던 부정적인 신념과 가치관 고통들이 이 책을 통해 바로 해소되지는 않지만 읽어나가면서 내적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

주옥 같은 고전들과 경전들, 영화, 소설 등의 다양한 장르들 속에서 삶의 지혜들을 발견하도록 돕고 있는데 저자가 깊은 사색과 오랜 독서의 내공들이 엿보였다.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 지고 자신의 직관을 믿는 것이 너무도 어려워 졌다. 그러나 부모나 다른 사람이 설계한 인생대로 살아가면서 내 삶을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면 어느 순간에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 나를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내 마음 깊은 곳을 응시하여 내 마음이 말하는 바에 귀 기울이며 내 마음의 지시등을 따르면서도 남과도 조화롭게 살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그냥 러닝맨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힐링캠프 같은 가짜 치료가 아닌 내부의 우선순위를 점검하고 집중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보다 의미 있고 충실하게 살면서 공동체와 더불어 살 수 있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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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닥맘의 쑥쑥 성장 요리 - 바른 식습관 기르는 자극성 없는 아이 밥상
이미영 지음 / 꽃숨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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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숨

2013.6.20

콩닥맘의 쑥쑥 성장 요리

이미졍 지음

 

 

요리를 잘 못해서 요리책에 대한 관심이 많다. 아이 성장과 관련된 성장요리를 눈 여겨 보는 편인데 요리를 즐기지 못하는 편이라 잘 하지는 못한다. 요리는 손맛이라는데 여기서 말하는 손맛이란 정성과 숙련도가 아닐까? 대충 요리를 하면 맛이 없다. 내 자신이 먹는 걸 그다지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더 섬세한 정성이 필요하다.

[콩닥맘의 쑥쑥 성장 요리]는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철재료에 요리에 들어가는 양념이나 재료가 많지 않아 비교적 손쉽게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아동요리관련 책이 많다면 굳이 이 책을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 겹치는 요리들이 많다.

채소를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

이 책에선 마크로비오틱 요리에서 많이 이용하는 우엉, 연근재료를 이용한 요리들이 돋보인다. 채소의 독특한 향과 질감은 몸에 좋아도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 주된 이유인데 채소를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가 많이 들어있어 채소와 나물을 거부하는 아이들에게 맛있게 먹일 수 있다.

우엉 껍질을 벗길 때는 칼등으로.

보통은 채칼을 이용하여 손쉽게 벗겼는데 칼등으로 하면 채칼보다 더 얇게 잘 벗겨진다. 그렇지만 채칼로 벗기는 것보다는 지저분하다. 채칼이 없다면 칼등으로 벗기면 좋을 듯하다.

감자와 양파를 함께 갈면 갈변을 방지할 수 있다.

감자를 갈면 쉽게 산화되어 색깔이 변하는데 양파와 함께 갈면 갈변이 방지된다고 하니 쫄깃쫄깃한 감자전을 만들 땐 양파를 함께 갈자!

이 책의 백미는 뒷장에 붙어있는 1주일 식단표

보통 요리책은 한끼 식단이 아닌 음식 한가지에 대한 레시피만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1주일 식단을 두 가지로 짜서 번갈아 밥상을 차리게 되어 있다. 책에 나오는 음식 레시피로 식단메뉴가 구성되어 있어 이 책을 100% 활용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 점이 바로 내가 눈 여겨 본 부분이다.

조금 아쉽다면 식단표를 4계절로 분류해서 제철의 재료를 활용할 수 있게 구성되었다면 더 좋을 텐데 일주일 식단표 2종류만 제공하고 있다.

따라 해보기

두 가지 요리를 따라 해 보았다. 보기에 참 간단해 보이며 집에 있는 재료인 우엉, , 채소, 달걀을 이용해서 우엉조림과 햄채소달걀말이를 해보았다.

막 결혼한 초자 엄마가 아니라는 건방진 생각으로 레시피와 완전 똑같이 따라 하지 않았는데 햄채소말이달걀은 대 실패다. 보기에 참 간단한 달걀말이에 약간 두툼한 햄을 넣었을 뿐인데 레시피를 꼼꼼하게 읽지 않은 것이다. 달걀 물을 먼저 넣은 후 바로 햄을 넣었더니 속이 하나도 익지 않아서 오래 익히다 보니 겉이 탔고 긴 사각모양이 아니라 햄 모양으로 세 토막으로 분리되었다. 햄이 간간하니 굳이 달걀말이엔 소금을 넣을 필요가 없고 레시피처럼 채소양과 달걀물의 두께가 있으므로 익은 후 햄을 넣고 함께 말아야 한다. 보기와 다르게 예쁜 모양이 나오지 않았다.

우엉조림은 한살림 맛간장을 넣어서 색깔이 레시피처럼 갈색의 먹음직스런 색깔이 아니라 좀 더 옅은 색깔인데 책의 레시피보다 두 배 많은 300g이라 레시피 용량의 두 배를 했지만 굵기의 차인지는 몰라도 레시피 대로 조림장을 만들어 조리면 덜 익고 식초로 데쳤음에도 끝부분에 살짝 아린 감이 느껴진다.

결국은 물을 더 넣고 더 오래 끓여서 우엉의 질감을 확인하는 작업을 추가로 진행하였다.

인터넷의 어느 요리 블로그 레시피로 용량을 가감해서 요리해도 레시피 대로 모양과 맛이 나왔다면 이 책은 동일한 재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시도해보겠다.

햄달걀말이

 

우엉조림

내가 따라서 만든 우엉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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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와 따라쟁이 친구들 아기 종벌레 포포 1
픽토 스튜디오 글.그림, 신동준 원작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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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주니어

2013.6.19

포포와 따라쟁이 친구들

픽토 스튜디오 그림 원작 신동준

독특한 개성 만점 캐릭터

포포는 종벌레입니다. 종벌레는 처음 들어보는데 작은 원생생물이라 연못이나 숲 속 웅덩이에 살아도 우리가 눈으로 직접 볼 수가 없지요. 연못에 살고 있는 줄도 몰랐던 거꾸로 든 종모양처럼 생긴 종벌레는 더러운 연못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 생태계 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벌레입니다.

동글동글 귀여운 흰색 종벌레 포포, 방아깨비 깨비, 침 잘 흘리는 아기 똥파리 츄츄, 새똥거미 지지, 쇠똥을 굴리는 구리 할머니 모두 ’, ‘더러움과 관련된 벌레들이지만 환경에 꼭 필요한 소중한 생명체들이지요.

대벌레 빠삐, 장수풍뎅이 코코 등 관찰책이 아니면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곤충들을 만나게 됩니다.

귀여운 캐릭터로 창조된 벌레들은 도심에서 쉽게 보기 힘들고 숲 속에서 잘 관찰해야 하는 벌레들인데 아이들에게 평소에 접하기 힘든 곤충들을 만나게 할 수 있어서 반갑네요.

깔끔하고 세련된 일러스트레이션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을 책으로 볼 수 있게 편집했기에 그림이 세련되고 색감이 아주 예쁩니다.

호흡이 긴 애니메이션을 그림책에 담다 보면 이야기의 흐름이 뚝뚝 끊어져서 스토리의 맛을 느끼기 어려워요. 포포 시리즈는 이야기가 매끄럽고 자연스럽습니다.

카툰처럼 일부 동작을 작은 컷으로 분할하여 동적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원작의 저자가 일러스트레이터와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어서인가 봅니다.

아이들의 일상 생활에서 흔히 겪는 내용을 담고 있는 생활동화

3살에서 초등이전의 아이들의 모습들을 귀여운 곤충친구들을 통해 만나 볼 수 있어요.

독서 품앗이하는 아이들 중에는 자신이 다 먹지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다 먹을까 봐 2~3개씩 피자를 가져 옵니다. “내가 다 먹을 거야! 다른 사람 주면 안돼!”

아이가 잘 보지 않아 동생들 갖다 주려고 챙겨 논 책을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라며 제자리에 꽂아 놓는 욕심쟁이 우리 딸이 욕심쟁이 포포를 보고 무엇인가 느끼는 바가 있으면 좋겠어요.

포포의 욕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꿈이라는 환타지로 설정하여 재미와 교훈을 줍니다.

[내가 다 먹을 거야!]의 한 장면

성장단계에 호기심이 많아 뭐든지 따라 해 보는 아이들은 모방을 통해 배우며 성장하지요. 떠라 하기는 아주 중요한 아이들의 특징입니다.

[포포와 따라쟁이 친구들]에선 등장하는 곤충들의 독특한 특성들을 따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곤충들의 특징들을 배우게 됩니다.

형제 자매들이 있는 가정에선 엄마 아빠가 동생만 더 잘해 준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요. 특히 온전히 사랑을 받다가 동생이 태어나면 어린 동생에게 부모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데 [엄마 아빠는 동생만 예뻐해]편에선 포포가 그런 오해를 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요.

새로 태어난 동생이 신기해서 바라보는데 동생이 울자 엄마 아빠가 동생을 울렸다고 나무라거든요.

포포는 얼마나 억울했겠어요?

새로 태어난 아이한테 엄마 아빠의 관심이 집중되니 포포가 속상하고 화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시누이가 늦둥이를 낳았는데 조카가 동생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많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하더군요.

책소감

초등학생 아이는 이 책을 받아서 휘리릭 읽고는 유치하다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이런 애니메이션 풍에 심취하여 열광했는데 이제는 학생이라며 유아들이 보는 책이라고 생각하네요.

유아들의 눈높이에 맞게 만들어진 책이라 유아들이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지만 그림과 캐릭터가 예쁘고 내용도 재미있으면서 교훈적이며 그전에는 잘 몰랐던 종벌레와 새똥거미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원작자가 아동을 위해 쓴 [종벌레 아저씨]책을 읽고 싶어지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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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거즐튼무아 알맹이 그림책 30
마츠오카 쿄오코 글, 오오코소 레이코 그림, 송영숙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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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아이들

2013.6.14

워거즐튼무아

마오츠마 쿄오코 그림 오오소코 레이코

"라몰도지일꽃팔나,

라몰도지일박수,

워거즐튼무아"

외국어 같기도 하고 마녀의 주문 같기도 한 정체불명의 문장들이 노래 가락처럼 등장합니다.

신선한 제목이 아이들의 반응을 유쾌하게 이끌었어요. 제목의 발상이 너무도 신선해 우리들은 말뒤집기 놀이에 한동안 심취하기도 했어요.

이 그림책은 아이들을 양육하는 선생님, 부모님이 먼저 봐야 할 책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작은 씨앗입니다. 어떤 씨앗으로 자랄지는 알 수 없답니다. 눈앞에 보이는 씨앗은 보지 않고 자신들의 경험으로 미루어 짐작하는 사람들, 우리 앞에 있는 아이들은 보지 않고 온갖 이론서와 영양식단으로 무장하고 아이들을 압박하는 교양 있는 엄마들에게 교훈을 안겨주는 책입니다. 훈계하거나 잔소리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줍니다.

워거즐튼무아심오하고 대단해 보이는 이 해독할 수 없는 글자들은 누구나 아는 문장입니다.

알고 나면 허벅지를 치며 놀라고 웃게 됩니다. 작가의 재치와 유머가 느껴지는 문장들은 우리에게 진리를 알려줍니다. 진리는 거창하지 않지요. 온갖 유혹에 의해 실천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간단합니다.

앉아서 책만 보는 아이들보다 자연속에서 직접 체험하고 아이들과 뛰어 놀면서 배우는게 더 많다는 사실을요. 그렇게 밖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며 놀고 들어오면 시장이 반찬이고 반찬 투정 없이 밥 한공기를 뚝딱 해치웁니다. 억지로 내민 건강식보다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행복하게 먹는 음식이 아이들을 더 건겅하게 해준다는 소박한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양육서입니다.

마음씨가 넉넉하고 지혜로운 뚱보아줌마를 통해서 어떤 씨앗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내 아이들을 지금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합니다.

끝평서 워거들튼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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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를 찾아서 한림 저학년문고 35
이가을 글, 허구 그림 / 한림출판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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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출판사

2013.6.12

여름이를 찾아서

이가을 그림 허구

목장체험 프로그램에서 소젖 짜기가 있지요. 아이들은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젖소에게 다가가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며 좋아합니다. 우유와 새끼 생산을 마친 10살이 넘어가는 늙은 할머니 소는 눈만 끔벅대며 우리가 이리 저리 귀찮게 해도 가만히 있습니다. 가만히 어딘가를 응시하는 할머니 소의 눈은 매우 슬퍼 보였어요. 그 때의 눈이 잊혀지지 않네요. 소와 고양이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이 책은 인간의 편의에 의해 기르는 동물들도 기쁨과 슬픈 것을 느낄 줄 아는 생명체임을 알려주니까요.

[여름이를 찾아서]엔 집고양이 케이와 길양이 여름이가 주인공이고 그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집 고양이의 수명은 십 년이 넘지만 길냥이의 수명은 추운 겨울을 나야 하기에 2년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규칙적으로 먹을 수는 없지만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길냥이 여름이는 자신에 대한 긍지가 대단합니다. 쉽게 구별하기 어려운 길냥이와 도둑냥이의 차이와 고양이들의 종류들도 감상할 수 있어요. 사람을 경계하는 여름이와 만지려 하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가만히 몸을 대주는 집고양이 K는 사고방식과 습성이 완전 다릅니다.

책을 일부 읽어 주다가 다음에 읽어주겠다며 미루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읽더군요. 감수성이 많은 큰 아이는 눈물을 흘리고 둘째는 엄마, 케이와 여름이가 옷을 바꿔 입었어.”라는 이상한 말을 해서 제가 아이의 말이 참으로 엉뚱해 읽어보았지요.

그리고 저도 눈물을 흘렸답니다. 고양이 판 왕자와 거지라고나 할까요? 변신을 한다는 옛이야기의 모티브를 살짝 채용하여 길양이 고양이와 K는 가끔씩 서로 옷을 바꿔 입고 이중 생활을 합니다.

고양이들은 6개월만 지나면 발정을 하고 괴로워하지요. 특히 암컷들은 신경이 예민해지고 계속 울어댑니다. 언니네가 귀여운 터키쉬 암컷 잡종을 키우고 있어서 잘 알아요. 근처에 수컷고양이 한마리가 있으면 집 주변의 고양이들은 밤새 합창을 하는데 그 소리가 섬뜩해서 괴롭습니다. 고양이도 괴롭고 주인과 이웃들도 힘들어 아파트에서 기르려면 중성화 수술을 받아야 하지요. 중성화 수술을 하고 나면 암컷은 많이 아프다고 합니다. 함께 살려면 어쩔 수 없고 여러 마리를 함께 기를 경우 번식력이 강한 고양이들의 특성을 생각하면 필요한 부분이지만 고양이들의 입장에서 읽다 보면 인간의 무신경함을 느끼게 됩니다.

동물들은 기계나 장난감이 아니다. 그들도 기쁘고 슬픈 것을 느낄 줄 아는 살아 있는 생명체다. 동물들도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바란다.”

여름이와 케이는 이 책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저자가 길렀던 고양이들의 이름입니다. 저자의 경험이 녹아있는 동화책이지요. 이 책은 판타지적인 요소도 등장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면서 고양이들의 눈으로 보는 인간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포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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