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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고집전 (양장) ㅣ 빛나는 우리 고전 그림책 시리즈 4
이상교 글, 김유대 그림, 권순긍 자문 / 장영(황제펭귄) / 2013년 7월
평점 :
장영 |
2013.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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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다시
만나는
판소리
문학
옹고집전
이상교
글
김유대그림 |
판소리를 책으로 읽는 느낌이 들어요
이야기체 화법이라 글에 음악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 있다.
아이들과 큰 소리로 읽을 때 저절로 리듬을 타게 된다.
해학적이고 익살스런 그림이 이야기를 생동감있고 재미있게 끌어갑니다
사찰이나 전통 목조건물의 문양에서 볼 수 있는 색감과 익살스럽고 과장된 표정들이 독자들로 하여금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특히 참옹고집과 거짓옹고집을 가리는 동안 이쪽 저쪽을 옮겨 다니는 마을사람들과
하인들의 움직임이나 표정들이 압권이다. 상황에 따라 화면을 분할하여 이야기 상황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판소리의 추임새처럼 스님이나 동네사람들의 대사들이 재미를 극대화시키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헛옹고집 vs 참옹고집
짚으로 만들어진 가짜 옹고집이 진짜 옹고집보다 가족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가족이 원하는 대답을
쥐어준다. 욕심 많고 자신밖에 관심이 없는 똥고집 참옹고집이 상대의 마음을 읽을 리 없다. 어쩌면 가족들은 알면서도 헛옹고집의 편을 들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가짜 같은 진짜와 진짜 같은 가짜를 통해 재미와 진실에 대한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그림 역시 한자 참진 글자에 가짜 허수아비를 그려 넣어 희화화하고 있다.
극단적인 변화와 고난을 통해서만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불교 도교 샤머니즘이 복합된 한국종교
어느 나라나 그 나라의 토속적인 민간신앙이 외래 종교와 결합된 특징들이 보이는데 옹고집전엔 분명
스님이 시주하러 오시지만 짚을 사람형상으로 만들어 부적과 소원을 비는 샤머니즘적인 주술적인 성격과 옹고집을 매나 호랑이 여우로 둔갑하는 도술로
혼내주려는 장면들이 나온다.
당시의 시대상을 배워요
옹고집전의 시대적인 배경과 가치들을 배울 수 있다.
가문의 족보를 중시 여기고 자손을 많이 낳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부모께 효를 다해야 하며 부를 축적해서 혼자 잘사는 것을
경계했음을 알 수 있다.
감상
경제가 중심인 현대 사회에서 능력껏(?) 부자가 되어
혼자 잘 먹고 잘 살아도 누구 하나 손가락질 하지 않는다. 마음속으론 부정하더라도 부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슬프게도 윤리보다 물질적 풍요를 주요한 덕목으로 취급하는 세상이 되었다.
오히려 유전무죄 무전 유죄인 불공평한 세상이다. 돈만
있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세상이란 얼마나 무서운 세상일까?
과거의 보릿고개처럼 끼니를 굶는 사람들은 좀처럼 볼 수 없어졌지만 빈부의 격차는 상상할 수 없고
인터넷으로 세상의 부자들과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을 모두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상대적인 빈곤감일 것이다.
같은 동네에 살아도 삶의 질에 차이가 많이 나고 그 질이 자식의 미래도 결정짓는다는 운명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니까.
반면 옹고집전에 나오는 옹고집이 받은 벌은 옹고집이 저질은 대가치고는 꽤 크다지 않는가?
자신에게 저주 같은 점을 쳐준 스님을 매질했을 뿐인데 옹고집은 집과 살던 곳에서 추방을 당하는
무서운 형벌을 받는다. 그만큼 함께 사는 사회에서 부모에 대한 불효와 마을사람들에게 몰인정한
욕심쟁이가 어떤 사회적 지탄을 받았는지 알 수 있고 옛 사람들이 어떤 덕목을 중요하게 여겼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삭막하고 냉정한 세상에서 여전히 유효한 가치 있는 덕목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