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친일 - 반일을 넘어 탈식민의 성찰로
조형근 지음 / 역사비평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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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친일을 말할 때 흔히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적극적으로 일본의 통치에 협력하고 그들의 앞잡이 노릇을 한 것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런 행위를 한 인사들이 청산되지 않은 것에 분노하지요. 하지만 이 책은 좁고 강렬한 '반일'의 욕망을 넘어, 더 보편적이고 절실한 '탈식민'의 숙제를 고려하자고 요청합니다.

콤플렉스의 치유를 위해 필요한 것은 팽창주의적 서사와 욕망이 아니라, 그 서사와 욕망이 일으킨 비극에 대한 통찰입니다. 과거사 청산이 심화될수록 그 화살은 우리 자신의 어두운 내면으로 향합니다. 그래서 분노로는 충분하지 않고 나 자신의 어둠을 직시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보통 사람들도 역사 앞에서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철저한 자기 성찰이 요구되지요. 친일청산은 한판승이 아니라 끝없는 논쟁의 장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친일청산은 계속해서 이야기되어야 할 화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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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과 부동명왕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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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빨리 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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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 - 광기와 인정에 대한 철학적 탐구
모하메드 아부엘레일 라셰드 지음, 송승연.유기훈 옮김 / 오월의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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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에 대한 것은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에서 보았듯 근대에 들어 배제의 대상이 되었고, 정신의학의 발달로 치료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실제 광기를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현대의 정신의학적 시각에서조차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는 부당한 꼬리표가 붙고 알게 모르게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된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광기를 가진 사람들도 나름의 정체성을 가지고 사회를 구성하는 나름의 서사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즉 '매드 운동'에 대한 인정을 요구한다.

매드 운동의 중요한 목표는 정신의학을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광기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문화적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다.

사실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면서 사람들은 다양성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해왔고, 대표적으로 동성애가 질병의 위치에서 정체성의 위치로 이동된 바가 있다. 이런 논쟁을 통해 우리는 정상성에 대한 많은 문제제기를 해왔으며 '매드 운동'도 이런 선상에 위치해있다 할 것이다.

광기를 가진 사람의 경우 자신 스스로가 정체성을 주장한다고 해서 이것이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 안에서 이들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결국 이것은 '인정 투쟁'을 통해 이루어진다.

결국 이 책은 전체에 걸쳐 광기가 질병이 아니라 하나의 정체성일 수 있음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이것이 인종 정체성이나 성별 정체성처럼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증명한다.

하지만 가끔 벌어지는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와 같이 일반 사람들이 광기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감정적으로 그 정체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광기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광기를 질병의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자기 이해로 승화시키고, 그 광기를 삶 속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탐구해야 하며 자기 고유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는 이를 받아들임으로서 문화적 레퍼토리를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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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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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 학창시절에서 문과와 이과는 서로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유시민 작가도 그런 학창 시절을 경험한 듯 스스로도 이과적 소양은 없다고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방송활동 중에 여러 과학자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로 인해 과학을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자신이 깨달은 내용을 책으로 출판하였다.

사실 나 또한 문과와 이과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두 개의 바퀴라 생각하며 두 바퀴가 서로 같이 굴러가야 수레가 제대로 굴러가듯 서로 균형있게 공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과학을 연구할 때 가지는 사고방식들은 문과적 사고방식에서는 볼 수 없는 시야를 보여준다. 즉 한쪽만을 공부한다는 것은 유시민 작가 말대로 '바보'가 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은 일종의 안내서라 할 수 있다. 문과생들이 겁을 먹지 않고 이과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간단히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시중에는 좋은 과학교양서들도 많으니 이 책에서 머물지 말고 다른 과학교양서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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