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없는 세상
안셀름 그륀.토마시 할리크 지음, 빈프리트 논호프 엮음, 모명숙 옮김 / 분도출판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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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 신앙을 가지고 있다보니 신앙에 대한 책들도 읽게 된다. 과거에 나는 하나님을 믿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기복신앙에 넌더리를 내었고 (특히나 주위의 그릇된 어른들이 그릇된 신앙관을 가지고 있었다), 신을 믿는다고 내가 겪는 불행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세례를 받고도 10년이상 냉담하였다. 하지만 작년부터 다시 성당에 다니고 레지오 활동을 시작하면서 신앙을 이야기하는 좋은 책을 추천받아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니체의 '신을 죽었다'의 언설에서 시작한다. 저자들은 불신앙에 신앙 정화의 의미가 있다고 인정하고, 신앙이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하나의 길, 그것도 끝나지 않는 길이라고 말한다. 절대화한 상대적 가치를 상대화하고, 부당하게 제 것으로 삼은 후광을 머리에서 내려놓는 일은 그리스도 신앙의 과제라 말하며, 관건은 진정한 삶은 무엇이며, 그 삶을 어디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말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삶의 지향, 즉 신뢰와 실존적 책임이며 하느님은 인간 존엄을 보증하는 분임을 이야기한다.

콘스탄티누스의 기독교 공인 이후 기독교는 인간 사회에 너무 많은 권력을 휘두르고 이데올로기화되어 결국 근대에 이르러 많은 사람들이 불신앙의 선언을 하였다. 나 또한 주위의 소위 신심이 깊다는 어른들을 보며 신앙에 회의감을 가졌더랬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삶을 통하여 이 책을 쓴 저자들처럼 나 또한 신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고 내 삶에서 신앙이 갖는 의미에 대해 가졌던 궁금함을 풀게 되었다. 믿는 자에게 복을 준다는 기복신앙적 의미가 아닌, 내 삶에 의미를 주는 신을 알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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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열정이 다하고 쏜살 문고
비타 색빌웨스트 지음, 임슬애 옮김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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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비타 색빌웨스트는 버지니아 울프와의 관계로 유명하지만 그녀 스스로도 뛰어난 작가이기도 했다.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가 그랬듯 비타 색빌웨스트도 여성주의적 작품을 쓴다.

이 소설 '모든 열정이 다하고'는 영국의 유명 정치인인 헨리 홀랜드의 죽음과 함께 시작된다. 자식들은 아버지가 죽은 후 홀로 남게 된 어머니의 부양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지만 레이디 슬레인은 그림자처럼 살아온 지금까지의 삶을 버리고 새로운 자신만의 삶을 찾아나선다. 누군가의 아내로, 여러 아이들의 어머니로 살며 스스로가 원치 않았던 굴레에 갇혀 살던 그녀는, 사회 풍속에 휘말려 했던 결혼으로 인해 꿈을 버려야했던 과거에서부터 꿈꿔오던 계획을 이제야 실행한 것이다. 그리고 레이디 슬레인은 아름다운 할머니로서의 삶을 새로 시작한다. 스스로 집을 구하고 자식들에게 구애받지 않으며 이웃 사람들과 친교를 나누며 자신만의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저자는 레이디 슬레인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삶과 여성에게 주어지는 가치관에 대한 날 선 비판을 가한다. 여성은 아이가 아니고 충분히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자기만의 방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레이디 슬레인의 모습은 저자와 버지니아 울프가 꿈꾸던 세상에 대한 단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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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의 탄생 - 페르난두 페소아 문학 에세이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김지은 옮김 / 미행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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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입니다.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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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에 부커상 수상자가 산다
케이트 가비노 지음, 이은선 옮김 / 윌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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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받았습니다. 독서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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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E - 이 시대를 대표하는 22명의 작가가 쓴 외로움에 관한 고백
줌파 라히리 외 21명 지음, 나탈리 이브 개럿 엮음, 정윤희 옮김 / 혜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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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e' , 한국어로 굳이 해석하자면 '외로운'이다.

누구나 외로움을 느끼겠지만 작가의 경우는 특히나 그렇다. 일단 글쓰는 일이 홀로 하는 일이잖은가. 더구나 이 책이 묶여졌던 시기가 바로 코로나가 한창일 무렵이니, 더욱 고독과 외로움이 화두가 되던 시기였다.

이 에세이집은 줌파 라히리를 비롯한 22명 작가들의 외로움에 대한 기록이다. 각자 고독과 외로움에 얽힌 사적인 고백과 경험, 자신의 생각들을 이야기한다. 상실감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혼자'에 대한 고찰도 있으며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됨에 따른 관계의 변화도 이야기한다. 어떤 경우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고독과 외로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이 이 에세이의 특징이다.

고독과 외로움에도 이렇게 다채로운 스펙트럼이 존재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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