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걸렸다는데, 저는 건강히 잘살고 있습니다 - 암 환자의 마음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27가지 질문
호사카 다카시.이마부치 게이코 지음, 민경욱 옮김, 함봉진 감수 / 비타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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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20대인 친구에게 유방암이라는 소식을 전해들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여성들이 많이 겪는 암이라고는 해도 이렇게 젊은 나이에 그것도 친구에게 찾아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가슴에 혹이 만져져서 근처 산부인과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13개의 혹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큰 병원에서 음성 또는 양성 판명을 받아야 한다며 힘들어했던 친구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내 입장으로는 당황스러운 상황이라 양성일리가 없다고 모두 음성일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결국 양성 판명이 났다. 다행히 친구는 매우 활달하고 긍정적인 아이였고 신앙심도 깊은 아이라 잘 이겨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 또래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누리는 것들에서 멀어졌다는 소외감, 항암치료로 인해 여성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상실감이 부지불식간에 덥쳐오는 것 같았다. 암으로 인해 오히려 자신의 인생이 터닝 포인트를 맞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 친구에게 응원해주는 것밖에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가 암을 얻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떠올려보았다. 나 역시 좌절하지는 않겠지만 '암' 이라는 존재가 주는 위화감을 쉽게 사그라들게 할 수는 없었을 것 같다. 


  <암에 걸렸다는데, 저는 건강히 잘살고 있습니다>의 저자 역시 유방암을 겪었으며, 현재도 겪고 있는 사람으로 '암'의 존재를 '만성질환'에 비유한다. 평생 함께 해야하는 슬픈 운명이지만 당장 환자를 죽일만큼 무서운 존재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암을 선고받은 사람들이 이런 인식을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고 이야기한다. 책의 구성은 유방암 선고를 받은 이마부치 게이코가 정신종양과 의사 호사카 다카시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매우 쉽게 읽히며 실제 암환자가 겪은 일들을 기록해놓았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암선고를 받은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큰 위안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암 환자의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해소법 등이 잘 정리되어 있으며, 암을 건강하게 치료하는 법이나 인생의 전환점으로 여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마음의 정리법 등 암환자들이 궁금할 법한 주제들을 질문과 답변으로 제시해주고 있다. 

  암 환자의 마음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27가지 질문에 답하는 호사카 다카시와 이마부치 게이코의 대화를 읽다 보면 기존에 알고 있던 '암'이란 존재가 무섭지 않게 다가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질병이든지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은 이를 콕 집어 이론이나 사례 뿐 아니라 구체적 실천방안까지 이야기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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