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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똘똘하고 경이로운 것들 ㅣ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3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6월
평점 :
이 세상의 똘똘하고 경이러운 것들, 1900년대를 살았던 수의사는 어떤 모습일지,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졌다. 수의사가 꿈이던 어린시절 작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나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헬리엇이 만난 이웃 사람들과 동물들 이야기에 깊이 빠져버렸다. 그러나 헤리엇의 첫 등장은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이었다. 우렁찬 교관의 고함 속에서 일그러진 표정으로 행군을 하는 그의 모습 어디에도 수의사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2차 세계대전으로 공군에 입대한 헤리엇이 아내를 그리워하며 과거를 회상하며 수의사 헤리엇이 등장한다. 실제로 있었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데 소설이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로 감동적이고 유쾌하다. 해리엇이 경험했던 일들 하나하나가 21세기 도시에 살고 있는 나에게는 너무도 생소한 일들이라서 무한한 호기심이 발동되었다. 작은 강아지나 고양이를 주로 진료한다고만 생각했던 수의사란 직업이 이렇게 생동감 넘치는 일이구나 했던 이유는 이웃집 목장에서 송아지의 병을 밝혀내고자 노력하고 돼지우리에 가서 탈장된 돼지를 살리기 위해 매우 긴 시간 장을 넣으려고 했던 모습들 때문이었다. 우리가 늘 식용으로만 생각하던 돼지, 소 등의 가축이 그의 주요 고객이었던 것이다. 옛날 보았던 영상에서 애지중지 기르던 가축이 아파 할아버지가 수의사를 불러 진료를 받게 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제목만큼 '이 세상에는 똘똘하고 경이로운 것'들 투성이란 사실, 이렇게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 속에서도 잔잔한 여운과 눈물을 흘리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헤리엇의 이야기가 시리즈로 존재하고 그 이야기들이 26개국 언어로 변역되어 50여 년간 1억부 이상 팔린 것을 보면 그의 이야기 속에 힘이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