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와라 히로시의 저서인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아직 출간되기 이전, 운이 좋게도 3개의 단편을 먼저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은은한 수채화를 담고 있는 표지가 말해주듯이 단편들은 하나같이 잔잔한 감동이 있고 울컥 감정이 솟구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족은 짠한 존재라는 인식이 어느 순간 자리잡았다. 자식 혹은 부모를 그리며 애잔해하는 마음, 언제나 걱정을 달고 살아야하는 관계가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가족소설은 잔잔한 감동이 일기 이전에 쓰라리고 질척이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총 6개의 단편소설 중 <성인식>, <언젠가 왔던 길>,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세 편 모두 가족이란 이름의 애잔함을 느린 호흡으로 보여준다. 교통사고로 딸아이를 잃은 부모가 딸 대신에 성인식에 참여하는 이야기, 자신의 꿈을 둘강요하는 어머니에게 벗어나 집을 나간지 오랜세월이 흘러 약해진 어머니를 재회한 딸의 이야기,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의 주인이 손님에게 들려주는 총 3편의 사람냄새 가득한 이야기들은 아직 아이를 낳지 못한 내게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을 가져다 주었다. 옆에 있는 엄마란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내용에 페이지를 쉬이 넘기지 못하는 순간도 있었다.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만큼 수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에 있는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것 같아 아련해진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천작이라 눈이 갔었는데 3편의 단편소설을 읽은 후 따뜻한 사람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은 3편의 소설도 궁금해졌다. 잠들기 전 짤막짤막한 단편을 한 편씩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