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 중인 박수진 작가는 서핑의 매력에 푹 빠져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는 중이다. 그 매력에 빠지게 된 과정들과 서핑에 대한 정보들이 함께 담겨있어 서핑을 배우고 싶거나 관심이 있었던 분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이미 서핑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경험이 오버랩되며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꽤 오래 전 고성으로 서핑을 배우러 간 기억이 난다. 수영을 못해 걱정한 것이 무색할정도로 맘껏 즐기고 왔었다. 보드에 엎드려 종일 패들링을 하고 파도의 위치를 파악해 보드 위에서 중심을 잡으려다 수십 번 넘어지며 다시 또 다시 패들링을 했던 그 기억은 오래 남았다. 다음 날 근육통으로 몸 곳곳에서 소리를 질러댔지만 그 마저도 영광의 상처처럼 여겨졌다.아마 바다 근처에 살았더라면 지금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 있는 스포츠였다. 청명한 하늘 아래 시원한 바다 위 파도를 가르는 그 자유로움을 만끽한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작가의 글 중 ‘파도를 기다리는 모든 순간이 서핑의 일부라고 믿으면서.’ 는 작가가 매 순간 얼마나 바다 위를 누비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생각한다. 서핑은 바다의 허락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니 말이다. 저자에게 서핑이 어떤 의미인지는 명확하다. 온갖 인생의 풍파가 들이닥쳤을 때 그를 구원한 서핑. 남해에 남게 한 큰 이유이자 지각변동을 일으킨 건 사람도 아닌 서핑이었다. 에너지를 공급해주고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존재를 만난다는 것은 더 없이 큰 행운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이를 만났고 더 오래 즐기기 위해 안전한 서핑을 지향한다. 그래서 글에도 서핑의 기본 개념뿐 아니라 주의사항, 에티켓 등도 수록되어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아마 올 여름이 다 가기 전 서핑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여름이 얼마 안남아 아쉬운 마음이다.🔖좁고 기다란 판자 위에 앉아 둥둥 떠다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다니, 때때로 인생은 싱거울 정도로 참 쉽지 않은지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