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SF 소설을 완성하기까지 그 발상이 돋보인다.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의 의도에 따른 완벽한 소설임을 에필로그를 통해 이해했을 때 살며시 웃음이 났다. 주연을 빛낼 엑스트라 삼류 SF소설가에게 나 역시 경외를 표하며 글은 전혀 삼류가 아니었음을 전하고 싶다. 게다가 그 소설가를 만들어낸 이묵돌 작가의 참신함이 좋았다.작가가 그린 8개의 세계가 보여주는 삶은 현재와 미래, 사람과 세상을 사유하도록 한다. 인공지능이 기사를 달구는 요즘같은 시기에는 더 없이 생각이 많아지는 SF소설이다. 기계화된 세계 속 살아남기 위해 인간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게 된 사회의 팍팍함이 슬펐다. AI로 대체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공포스럽기도 했으며 SF소설답게 타임루프가 등장하는 이야기에는 ‘아하!’ 작은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슬픔과 착찹함, 공포 그리고 잔인함 등의 다양한 감정들이 공존한다. 그 이유는 작가의 SF가 인간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AI, 인공지능 등 새로운 과학의 영역이 확대되는 현재에도 인간만이 지닌 고유성은 언제나 중요한 가치가 아닌가 싶다. 결국 새로운 과학의 영역도 인간이 만드는 것이니까.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의 기본 가치에 매우 동의한다.*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