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읽지 않아 작가의 말에 이르러 ‘초선’이란 인물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뒤늦게 알게 되었다. 관직들이 낯설었을 뿐 삼국지를 몰라도 읽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초선’이란 인물에 몰입하다 보니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단순하게 ‘재미있다.’ 말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책을 덮고도 한참 잔상처럼 남아있었다.초선, 그녀는 끝내 살아남는다. 살아남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매 순간 죽음의 문턱을 아슬아슬 피해가는 그녀를 보며 ‘고맙다.’ 여겼다. 마음에 담은 아비를 위해 모든 순간을 가만히 오롯이 견디던 그 담담함에는 처연한 기분이 들었다. 여자의 운명이 온통 남자의 처분에 달려있던 시대에 ‘여자의 욕망’이란 얼마나 우스운 것이었을까. 결국에는 초선만이 살아남았으니 그 또한 우스운 이야기일 것이다. 그 우스운 진창 속에서 매 순간 살아남았던 그녀의 욕망을 나는 안아주고 싶다.삼국지의 ‘초선’을 알지 못하지만, 박서련 작가의 ‘초선’은 살아남은 여인으로 기억될 것이다.*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