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생트의 정원 문지 스펙트럼
앙리 보스코 지음, 정영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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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듯 아름답다. 보리솔의 풍경을 묘사하는 모든 문장은 목가적이고 티없이 순수하며 맑다. 아름다운 문장을 여러 번 읽다보면 어느 순간 마을의 풍경 속 인자한 미소가 만연한 게리통 내외의 모습이 저절로 그려진다. 태초의 에덴동산, 지상의 낙원은 달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게리통 내외는 성탄절 밤에 버려진 펠리시엔을 사랑으로 돌본다. 마치 영혼을 잃은 듯한 공허한 표정의 아이는 게리통의 죽음으로 메장과 시드니의 보살핌을 받게 되며 조금씩 변화한다. 신비로운 소녀, 펠리시엔이 바로 마법사에게 납치되었던 ‘이아생트’였고 기억과 영혼까지 모두 잃은 후 운명처럼 보리솔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사랑하는 이들과 소박하게 살아가는 삶, 생명으로 가득한 풍경과 충만하게 깃든 신뢰와 애정은 한 영혼을 구원한다. 마치 시든 꽃을 정성 다해 돌보면 서서히 본래의 생기를 찾듯이. ‘이아생트의 정원’은 영혼을 잃은 그녀의 마음이며, 다정한 이들과 함께하는 너른 대지이기도 하다. 따스한 애정으로 이아생트의 정원에 색색의 꽃들이 가득한 빛의 공간이 되기까지의 변화가 진정 마법이 아닐까.

앙리 보스코의 글은 살아 움직인다. 생동감 넘치는 문장들에 몰두하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한 번도 닿은 적 없는 프로방스, 평화로운 신뢰로 가득한 이 곳에 머무는 나를 발견한다. 선한 사람들이 머무는 정겨운 풍경에 마음을 여러 번 뻬앗겼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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