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 게 없는 서른일곱의 ‘마은’은 빈곤한 주머니 사정에 맞는 작은 평수, 목이 좋지 못해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염려를 부르는 상가에서 카페를 시작한다. 장사가 안 되는 것도 불안한데 그녀에게는 자신을 침범하는 타인, 남성들의 무신경함과 위협이 얹어져 자꾸만 위축되는 상황이 발생된다.<마은의 가게> 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젠더로서의 여성과 그녀들의 연대랄까. 몇몇의 사람들은 이런 소설을 읽으며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여기는 것 같다.’,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데 역차별이다.’ 등등 일면 맞는 얘기인 듯 하다. 하지만 여성은 여전히 광범위하게 침범당한다. 물리적인 침범도 무수하지만 비물리적 침범은 여전히 일상 곳곳에서 자행된다.카페 사장 ‘마은’과 여성이기에 승진의 문턱이 높아 욕심조차 버린 ‘보영’, 가게에 꼭 비상벨을 달아 놓으라 걱정해주는 ‘정미’와 ‘솔이’ 각각은 매우 느슨한 관계이지만 연대하는 면모를 보여줄 때가 많다. 다정한 관심은 불안을 녹이고 외로움을 덜어주었다. 책은 단순히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호소하지 않는다. 고질적이기에 더 없이 중요한 이야기라 생각된다. 🔖남자 친구나 오빠, 누구든지 와서 따끔하게 말해야 다음부턴 가게 앞에서 저러지 않을 거라고. 담배뿐 아니라 주차든 뭐든 장사에 방해되는 일이 생길 때마다 가급적 그들을 부르라고 했다. 남자들을. 나는 남자 친구나 오빠가 없다는 말은 구태여 하지 않았다.(p107)🔖행복하지 않아도 계속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아는 것은 슬픈 일일까 기특한 일일까.(p119)*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