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이야기
이이지마 나미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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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푸드 스타일리스트 이이지마 나미의 에세이에 푹 빠져 버렸다. 이전에 감명 깊게 보았던 영화와 드라마 <카모메 식당><안경><바닷마을 다이어리><심야식당> 속 음식을 만들어 낸 사람이라니,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영화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 속 레시피와 비하인드가 글로 구현될 때마다 영화를 다시 보고싶어졌다. 조만간 <카모메 식당>은 다시 볼지도 모르겠다.


영화 일은 여느 요리책의 요리들과는 달리 원작이 있으므로 그 세계에 맞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 현장은 라이브 감각이다. 아무튼 현장 상황을 보면서 임기응변으로 대응해야 한다.


영화나 드라마의 음식을 연출하는 푸드 스타일리스트는 역시 생각대로 멋진 직업이다. 하지만 역시 고민과 노력은 꾸준히 동반된다. 우선 극 전개의 분위기에 맞는 식자재, 레시피 및 식기를 선택한다. 이 과정도 녹록치는 않다. 이미지에 맞는 음식을 구현하기 위해 주문제작을 하거나 조리도구 및 식기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파는 등 갖은 노력을 들인다. 또한, 배우들이 편리하고 맛있게 먹으며 연기할 수 있도록 신경써서 준비하고 현장 흐름에 방해되지 않도록 눈치껏 음식을 준비해 내놓아야 한다. 음식이 단순 소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글을 통해 여실히 깨닫는다.


’식’의 지혜와 문화가 사라지지 않도록 사회 전체가 고려해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만드는 쪽도 요리하는 과정을 더 적극적으로 즐기면 좋겠다.


열 사람이면 열 사람 다 다른 우엉조림. 밖에서 사먹을 때는 쉬이 만날 수 없는, 문득 무한히 먹고 싶어지는 여러분의 ‘하나뿐인’ 요리는 무엇인가요.


요리하는 이에 따라 같은 요리도 그 맛과 향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그리고 이를 반갑게 받아들이는 저자의 태도에 미소가 지어졌다. <맛있는 이야기>에는 일본의 식문화도 담겨있다. 왁자지껄 음식을 나누는 사가 현 가라쓰의 전통행사 ‘가라쓰쿤치’는 흥미로웠고 일본의 다양한 채소절임도 맛보고 싶어졌다. 한국의 음식도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아무래도 요리를 연구하는 직업이다보니 다양한 나라의 식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저자로서는 행복한 일이 아닐까싶다.


좋은 것을 발견하면 소문을 내고 싶어진다. 맛있는 것은 나누고 싶어진다. 입소문이 나서 가게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미지의 가게를 발품을 팔아 찾아가는 일은 ‘가는 길’ 캠페인과도 통하니까요.


정갈하게 담긴 저자가 직접 만든 음식 사진들은 어찌나 입맛을 다시게 하는지 야심한 밤에 읽게 된다면 식욕을 주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저자의 맛있는 이야기가 정답고 공감가는 이유는 넉넉한 그의 인심과 마음 씀씀이 덕분인 듯 하다. 맛있는 걸 먹으면 나누고 싶어하는 인정, 안 해봤으니까 안 한다, 가 아니라 안해봤으니까 도전한다. 는 그만의 ‘가는 길’ 캠페인처럼 말이다. <맛있는 이야기>는 눈과 입의 즐거움 뿐 아니라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주는 영양만점 에세이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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