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신의 오후 (앙리 마티스 에디션)
스테판 말라르메 지음, 앙리 마티스 그림, 최윤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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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신의 오후>의 종이질감과 삽화를 보고 한 눈에 반했다. 커버를 벗기면 등장하는 녹색 양장본의 빛깔까지 목도하게 된다면 나의 말을 무조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두 거장의 합작이란 사실을 제하더라도 디자인적 요소만으로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20세기 미술의 거장 '앙리 마티스'가 직접 프랑스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를 편집하고 삽화를 그려넣은 '목신의 오후'가 국내에 출간되었다. 프랑스 미술과 문학의 합작이라니 어떤 아름다움이 담겨있을지 또, 얼마나 난해할지 매우 기대가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멋진 그림과 시에서 뿜어나오는 아우라를 감당하기는 부족했다. 다만, 책의 말미에 작품해설로 마티스의 생애와 작업에 대한 이야기, 삽화에 대한 배경설명을 참고하면 책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스테판 말라르메'의 작품에는 주로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는데 창공이었다. 시를 감상하는 방법은 그것을 마주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체적인 글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편이다. 저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있었겠지만 우선 내 수준으로 읽어보는 것이다. 특히나 <목신의 오후>는 신화 속 인물들이 등장하고 은유와 상징으로 범벅되어 있기 때문에 환상적 이미지가 많다. 그래서인지 환상문학이 주는 아름다움이 돋보였다. 반면에 인간의 고독과 무기력이 대비되어 씁쓸함과 좌절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른한 주말, 멋진 그림과 시 한편이 가져다주는 여유로움이 행복하다. 늘 시는 난해해서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나름대로 감상하는 법을 터득하니 시집을 대할 때 한결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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