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의미 부여 -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찾은 진짜 내 모습 일상이 시리즈 4
황혜리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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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풍경을 쉼없이 달리는 기차,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은 오랜 로망 중 하나이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올 해 하반기에 갈 계획이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펜데믹으로 잠정중단한지라 아쉬움이 크다. 늘 상상만 해오던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열기와 진동, 분주함을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일상이 의미 부여』는 표지의 사진과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평소 사소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삶의 만족은 대체로 자신에게서 오는 것이라 똑같은 하루하루라도 어떻게 의미를 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 저자의 스물아홉 끝자락은 환절기와 같은 춥고 쓴 시간이지만 용기를 내어 봄을 기다린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속 따스한 사람들과 소소한 기억과 함께.


만남과 설렘, 그리고 이별과 그리움이 공존하는 곳. 머무는 잠깐의 시간동안 내 공간이라는 애착이 생기게 되는 곳.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저자는 자신의 옛 기억들을 떠올릴만한 장면을 마주하기도 하고 떠나보내기 아쉬운 이와 작별을 경험하기도 한다. 여행에는 수많은 이변이 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행운을 얻기도 하고 얼떨떨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언제나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경험이 주는 특별함은 여행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잠시 일상을 떠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것이 꼭 여행일 필요는 없지만 익숙치 않은 공간에서의 체험은 나란 사람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깊숙한 곳에 웅크린 두려움과 상처, 잔해들로 주춤하는 평소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는지 고민되지 않는 공간에서는 재잘재잘 수다스런 사람이다. 저자가 언급한대로 회사생활은 눈치보고 주눅드는 생활이었고 아무에게도 힘듦을 내색할 수 없는 냉엄한 곳이었다. 꽤 오랜 기간 방치한 마음은 닳을대로 닳아 무기력해지기도 했다. 마음에 생기를 찾으려고 노력한 것은 나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분위기만 조금 바꿔도 마음과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동안 자신에게 너무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깨달은 이후 꾸준히 노력 중이다.

감탄사를 자아내는 풍경과 미각을 자극하는 음식은 여행에 큰 영향을 주지만, 그 중에서도 여행의 꽃은 단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이 의미 부여』에는 그러한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쾌적한 1등급이 아닌 3등급의 복도식 좌석이지만 숱한 사람들과 인연이 닿는 곳에서의 여행은 흥미진진한 일상으로 덧대여 앞으로의 삶에 추진력이 되지 않을까. 분주한 발걸음들이 오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탑승하는 날을 바래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 때 바로 실행시킬 수 있는 것도 필요한 용기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한 작은 용기 정도는 항상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이는 전혀 기대하지 않고 예상하지 못한 또 다른 기회를 가져다주고, 생각지 못한 감정과 놀랍고 새로운 세상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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