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 - 세월을 이기고 수백 년간 사랑받는 노포의 비밀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이자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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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가업을 잇는다는 것이 고리타분한 일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또한, 가업을 잇는 것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시대적 흐름 때문일 것이다. 이전에는 수익을 많이 가져다주고 대우받는 일도 지금은 사양산업으로 내몰려 없어지는 추세의 상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100년을 넘어 가업을 잇는 사람들도 있다. <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사양산업으로 주변 동종업계의 상점이 하나 둘 문을 닫을 때 대에 대를 이어 가업을 잇는 사람들을 담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고리타분하기는 커녕 숭고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교토는 일본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불리우는 곳이다. 일본의 문화를 알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도시이며, 인구 150만이 사는 대도시이기도 하다. 오랜 문화를 지닌 교토에는 대대손손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저자는 그 중 10곳의 상점을 찾아 그 이야기를 엮어 책을 출판했다. 외식업뿐만 아니라, 주조업, 목욕탕과 게스트하우스, 카페를 운영하는 곳까지 100년이 넘은 이야기를 간직한채 현재에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매력적인 노포들의 이야기는 매력이 넘쳤다.

1927년 창업한 니시키유라는 목욕탕은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목욕탕은 대를 이어 오랫동안 하는 이들이 드물다고 한다. 우리나라만 봐도 가정에 샤워시설이 완비되면서 많은 목욕탕이 사라졌다. 이러한 상황에도 니시키유에서의 삶이 재미있고 좋아서 3대째인 하세가와씨는 계속해서 일을 하고 있다. 하세가와씨는 특별히 프로듀서의 소질이 있어 목욕탕에서 만담회, 패션소, 마술, 프렌치 재즈 등 20년간 꾸준히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잘 상상이 가지 않지만, 분명 하세가와씨는 사람을 좋아하고 인생을 주도적이고 즐겁게 사는 사람일 것 같다. 이렇게 노포들은 대를 이어가며 전통과 혁신을 반복하며 양성해나가고 있었다. 가업을 잇는다는 것은 그들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는 것이지 않을까? 사실 회사에 나가서 주어진 일을 하고 임금을 받는 것은 온 마음을 다해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업을 잇는 이들에게 그 일은 주어진 일을 한다는 의미를 넘어 역사를 지키고 가족의 땀과 노력을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신념과 노력이 동반될 것이다. 다음에 교토에 방문하게 된다면 노포를 꼭 방문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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