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미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구병모 작가만의 색채가 있다고 생각한다. 구병모 작가의 책은 1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읽어 보았다. 우연히 기회가 된 것도 있지만, 작가의 작품성에 매번 매혹되어 다른 작품을 찾게 된다. 그녀의 소설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듯한 판타지적 캐릭터가 주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단 한스푼의 시간> 에서는 인간을 쏙 빼닮은 로봇이 있었고 <아가미>에서는 귀 뒤로 난 상처같은 아가미와 오색찬란한 빛의 비늘을 가진 사람이다. 

  아가미, 인어를 연상시키는 그는 아주 어린시절 아버지의 몰락과 함께 강제로 호수에 잠들 뻔 했지만 영문 모른채 생겨난 아가미가 어린 그를 살게 했다. 그의 이름은 곤, 그를 구해 이름을 지어주고 함께 살게 된 노인과 그의 손자인 강하.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상으로부터 곤을 지킨다. 또는 은닉한다. 남과 다른 신체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숨겨지는 곤과 그런 곤의 존재가 신비롭지만 반대로 가질 수 없는 신비로움에 질투하는 강하, 그리고 그런 강하를 홀로 남겨둔 이녕. 소외된 이들끼리의 관계는 수시로 어긋나고 집요하게 서로를 괴롭히지만 또 서로를 의지한다. 

  곤이란 이름이 가진 의미를 알고서는 흠칫 마음이 흔들렸다. 솔직히 나의 독서력으로는 <아가미>가 꿰뚫으려고 하는 혹은 전달하려고 하는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단지 내가 가진 경험과 생각에 견주어 책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와 등장인물 간의 관계를 짐작할 뿐이다. 

“그래도 살아줬으면 좋겠으니까”  그들의 진심이 파도처럼 내 마음에 닿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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