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김 영감네 개가 수상하다
서메리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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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청소년과 한 마리 개의 공조로 이뤄진 사건 해결과정이라~



언뜻 떠올려 보면 한 편의 만화처럼 다가오는 구도인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외로 평범한 가운데  특이한 조합의 설정이라 흥미롭게 읽었다.



증권가에서 일하던 아버지의 예기치 않은 조기 퇴직과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지방으로 터를 잡은 연재네 가족, 당장 돈을 벌기 위해 아이를 맡기려 애쓰던 중 동네 약사인 김영감이 선뜻 아이를 맡아주겠단다.



이후 중학생이 된 연재는 할아버지가 아닌 김영감이라 부르면서 친할아버지 이상으로 가깝게 지내고  김영감이 키우고 있는 퍼그 꽃순이를 동생처럼 여긴다.



그러던 중 예기치 않은 김영감의 죽음과 꽃순이를 키우게 되는데, 이 개가 정말 수상하다.



뭔지 모를 예전의 꽃순이가 아닌 그 느낌은 뭐랄까? 동물인데 동물이 아닌듯한 것-



작품 속 내용은 판타지처럼 여겨질 수 있는 천재견 꽃순이와 상위 0.001% 지능의 초고도 영재인 반 친구 안이양의 팀플레이로 김영감 죽음을 밝히기 위해 나서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말은 못 하지만 사람처럼 글을 쓰고 사건 현장에 목격을 한 기억을 토대로  두 청소년에게 범인에 대한 힌트와 행동에 나서는 이 기발한 개가 실제 존재한다면 그야말로 인간과 동물의 교감은 기본이요,  오히려 도움을 받는 모습들이 청소년 소설이 지닌 유쾌함을 모두 느낄 수 있다.



실제 퍼그를 키워본 경험에 비춰보자면 이 퍼그종은 그야말로 생김새는 무섭지만 정말 천부적인 장난기가 넘쳐나는 강아지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퍼그 꽃순이가 행한 행동을 보면서 천재견으로 태어나는 과정은 판타지는 판타지일 뿐이란 생각에 머물면서도 연재,  이양과 함께 사건의 진범을 밝혀내고 증거를 찾는 과정은 만화나 영화로 나와도 재밌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의 부재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은 물론 진범에 대한 실체와 그 이후 에피소드에 밝혀진 훈훈한 내용에 이르기까지 따뜻한 마음으로 읽어볼 수 있는 청소년 작품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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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데몬 코퍼헤드
바버라 킹솔버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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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퓰리처상 수상작이자  현대 미국 생태주의 문학의 대표주자인 저자의 책을 북펀딩을 통해 받았다.



전작인 '본능의 계절', '포이즌 우드 바이블' (이상 모두 절판)을 통해 자연과 인간을 통해 바라본 인류의 생존과 역사, 페미니즘 문학에 담을 수 있는 많을 것들을 보인 저자가 쓴  이 작품은 기대한 것 이상으로 좋았다.







이 작품이 찰스 디킨스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작품이라고 알려진 자전적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을 오마주한 것이란 점, 배경을 미국으로 옮겨 같은 듯 다른 결의 문학성이 높은 작품을 출간했다는 데에 관심을 두었기에 읽는 내내 문학이 주는 힘에 대해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미구 남부 애팔래치아 산악지대 트레일러 주택에서 십 대 미혼모의 아들로 양막에 쌓인 채 태어난 아이, 멜런전인 아버지를 빼닮은  데몬 코퍼헤드가 주인공이다.










이웃인 페곳 부부와 그곳 손자 메곳과 어울리며 살던 어린 시절부터 그가 18살이 되기까지 성장하는 일을 그린 이 작품은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아버지, 엄마의 재혼으로 양부와의 갈등으로 인한 성장사를 시작으로 그 주변 이웃들의 모습들을 통해 미국의 '힐빌리'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그린다.




엄마의 약물중독 재활로 인해 위탁가정을 전전하면서 겪은 노동과 배고픔, 굶주림, 자신의 유일한 낙인 그림 그리기를 통해 그의 재능을 알아본 선생님의 격려는 잠시 희망이 비치는 듯 하지만 다시 두 번째 위탁가정과 세 번째 위탁가정인  유소년 미식축구 코치의 집에 동거하면서 데몬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눈여겨본 코치에 의해 미식축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환경을 벗어날 희망처럼 보였던 미식축구는 경기 중 다친 무릎으로 인해 약물중독에 빠지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그야말로 화려한 전적을 이어나간다.




작품 전체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는 찰스 디킨스의 작품의 특징인 가난과 배고픔, 사회적인 시선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살아가는 빈곤이 어떤 고통을 주고 그곳에서 헤어 나오기까지 결코 좌절하지 않는 희망이란 끈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두루 느낄 수 있는데, 데몬이란 주인공의 성장사를 통해 미국 저변에 깔린 토지 경제의 주를 이룬다고 생각하는 도시와 화폐경제로 이루어진 도시로 나뉜 빈부의 격차, 여기에 빈곤을 물려받고 한 고장을 떠나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계층격차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는 미국 내에서 힐빌리라 불리는 빈곤의 삶을 살아가는 백인 저소득층 사람들의 경제적 여건의 현황과 약물 남용과 약물을 사고 되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죽음과 빠져나올 수 없는 중독의 가감 없는 묘사, 위탁가정에서 아동노동 착취의 모습(담배),  데몬이란 인물과 그 저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미국 내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특히 이 작품에서 보인 위의 배경 외에도 그들이 왜 이런 환경을 벗어날 수 없는지에 대한 문제점들을 직시한 존 이모와 토미의 발언들, 인종차별과 흑백갈등, 성소수자들, 체로키 인디언들의 삶, 여성들이 한계로 느낄 수밖에 없는 직업에서 오는 멸시들이 고스란히 보인 점은 한 소년의 성장사로서 바라볼 수 있는 시점과 그 울타리를 넘어선 거대한 정치적인 문제점과 사회적인 관심에 대한 시각을 촉구했다는 점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들을 던지게 한 작품이다.




미국 내에서 이러한 현 상태에서 데몬이 겪고 자란 환경은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는데, 저자가 시종 이런 무거운 분위기를 저자만의 필치로 잠시 쉴 틈을 주고 다시 이어지는 글 진행이 시종 몰입을 할 수밖에 없는 긴장감을 보여준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들의 삶 속에 들어가 좀 더 힘을 내보자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 장면들이 정말 많았고, 겉으로 보는 그들의 삶만 보고 판단을 내리는 시선에 대해 독자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적어도 그들에겐  내면에선  살아보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많다는 사실과 이를 간과한 사람들에게 저자는 무언의 말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 균형있는 시각으로 그린 부분과 여기에  데몬이란 인물이 자신의 삶에서 어디로 중심을 잡아야 할지에 대한 결정을 스스로 지어가면서 살아가는 모습에선 일찍 철이 들어버린 어린아이의 한 부분이라 마음이 아프게도 다가왔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선을 정해 자신의 인생의 방향키를 쥔 데몬이란 인물, 그렇다고 영웅적인 승리자의 완벽한 모습이 아닌 한 발 한 발 두려움을 헤치면서 자신이 거쳐온 그 많을 길을 통과하며 회상하는 장면은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의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생의 모습과  데몬이란 인물을 통해 저자가 그린 그의 인생은 앞으로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의 햇빛을 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작품 중간에 찰스 디킨스를 오마주한 한 부분들이 있어 읽는 내내 저자의 뜻을 담아낸 것 같기도 하고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문학이 주는 감동과 그 뒤에 살포시 얹힌 희망이란 단어를 뇌리에 새겨 넣지 않을까 싶다.





800페이지를 넘는 두께지만 좀체 손에서 놓을 수없는 작품, 아직 읽어보지 못한 독자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 작가는 말한다. “어두운 곳에서 매일 배고픈 채 깨어나는 아이들, 가난과 고통의 알약에 가족을 잃고, 담당관은 계속해서 그들의 서류를 잃어버리며, 투명 인간이 되었거나 투명 인간이 되고 싶다고 느끼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너희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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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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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에 읽었으니까 다시 만나게 된 시간이 10년이 됐구나^^



생소했던 저자의 작품을 들고서 읽은 후에 몰려온 후 폭풍이 컸던 작품이라 이번에 새롭게 다시 손에 들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



읽었던 때를 기억해 보면 당시 영화화 된다고 알려진 터라 지금에서 보면 영화와 원작 모두를 비교해 보며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처음엔 로맨스 소설이고, 서로 자라 온 환경이 너무나도 다른  두 남녀 간의 사랑법에 대한 진행과정을 그려내 전형적인 장르인 줄 알고서 읽기 시작했지만 읽고 난 후엔 가슴이 너무나도 먹먹하고 머리가 시종 무거운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보기 드물게 울면서 읽어낸 책이라서 그런가? 



재밌어서 다음 진행이야기에 푹 빠져서 허우적거렸기보단 이 책은 나의 경우라면 어떤 결단을 내렸을 것인가? 에 대한 반대의 물음을 던지게 한 책이다.


 


가슴 밑으로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윌 트레이너란 남자는 사고가 난 후에 여친은 그와 친한 친구와 결혼한단 가슴에 멍을 들게 한 이야기를 하러 오질 않나, 시도 때도 없이 닥쳐오는 생명연장과의 긴 사투는 그를 점점 세상을 끝내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한다.


 


손목에 붉게 그어진 선을 보고 놀란 루란 여자를 통해서 점차 자신이 이루어봤고, 이뤄진 통쾌감을 통해서 루란 여자의 일생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적극적인 인생을 살았던 사람으로서의 윌은 여타의 다른 사지마비 환자와는 또 다른 생의 갈림길을 보여주는 사람으로 비친다.


 



남친 패트릭과의 이별이 그다지 아프게 다가오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윌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 루의 사랑고백을 듣게 되지만 이마저도 냉정하게 뿌리치는 윌의 심정은 내가 만약 윌의 상태라면 과연 나도 루를 거부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또 다른 간병인인 네이선의 시선과 아빠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진행과정이 들어있어서 윌을 두고 점점 다가오는 시간의 긴박감을 두고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기에 윌을 사랑하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그가 좀 더 삶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견뎌내 줄 것을 바라는 것이 진정으로 환자를 , 아들을 사랑하는 방식으로 옳은 것인가를 또 묻고 있다.


 



어린 시절 성 안의 미로에서 당한 아픔 때문에  그 뒤로는 옷차림이 남들이 보기에 이상하다 할 정도로 입고 다닌 사정을 윌에게 고백하고 윌에게 따뜻한 치료의 말을 듣게 된 루로선 도저히 윌의 결정을 인정할 수가 없게 되는 과정이 너무나도 울림을 준다.


 


 


사랑이란 실제로 있긴 있는 것일까? 물론 있으니 눈에 보이진 않지만 무형의 그 존재하는 감정에 따라서 우리 인간들 삶에 활력을 주고는 있지만 위의 경우처럼 클라크를 비롯해서 네이선, 그리고 윌의 가족들의 바람마저 거부할 만큼 윌의 높은 자존심과 힘겨운 병마 앞에서 윌 자신조차도 삶에 대한 포기를 하는 과정이 비난을 할 수만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병에 대한 고통과 한 때 우러러볼 만큼의 명성과 모든 것을 갖춘 섹시한 남자로서 살아온 윌의 인생에서 휠체어에 의지해 남이 입혀주고 먹여주는 생활 자체를 인정하긴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 번 쥐어진 인생을 누가 그렇게 쉽게 포기를 하겠는가만은 결코 윌 자신이 자신을 덜 사랑해서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최대의 선택이 바로 안락사임을 강하게 고집한 이유가 이런 모든 과정을 어디까지 힘겹게 이끌고 살아갈 이유가 없어 보인단 점일 것이다.


 



가족까지도 결국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런 선택의 과정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윌이 바라는 대로 자신이 스스로 결정을 내려 죽을 권리를 내세운 윌의 선택은 기존의 로맨스 장르와는 또 다른 하나의 인생의 길을 보여주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흔하디 흔하고 뻔하디 뻔한 사랑의 이야기 전형물이었던 로맨스란 장르가 이렇게 실감 나게 다가온 적도 없는 것 같다.






결국 윌은 윌대로 루를 통해서 자신이 다시 해보고자 했던 스쿠버다이빙도 봤고, 파란 하늘과 붉은 태양 아래서 피부가 갈색으로 변한 채 하얀 드레스차림의 루가 추던 춤도 봤고, 루의 거칠 것 없던 말투에 따라서 함께 웃음도 나눴던 만큼, 루 또한 윌을 통해 좀 넓은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음을 ,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과 도전도 하게 됐음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다가온 두 사람의 생애에 결코 잊을 수없는 커다란 선물을 받았음을 로맨스란 장르에 힘을 실어 독자들에 감동을 준 책이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다만, 티슈 준비는 물론이요, 야외에서는 읽지 말 것! (줄줄 흘러내는 눈물은 책임 못 집니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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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질은 부드러워
아구스티나 바스테리카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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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기에 앞서 이렇게 힘든 감정이 들게 한 책도 오랜만이다.



웬만하면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끝까지 읽지만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할 때 든 생각은 아! 끝까지 읽어야 하나?, 중도에 포기해야 하나? 란 갈등이 앞서게 한 작품이다.



조지오웰을 연상하게 하는 디스토피아 설정의 구도가 꾸역꾸역 넘어오는 무언가를 자제하며 읽어야만 하는 암울한 세계는 독자들을 그 공간으로 끌고 간다.



바이러스로 동물들이 감염되면서 모두 죽인 세상이 되자 인간들은 새로운 대체 식품으로 인육을 찾는다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시작한다.



인간이라 불러도 안 되는 '그것'이라고 불리는 이런 시스템은 회사공급처와 국가의 승인하에 전문적으로 사람이되 사람이 아닌 인육을 키우고 도살하면서 각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부위를 찾는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주인공 테오는 요양원에 모신 아버지의 입원비의 만만찮은 비용 때문에 이를 충당하고자 육류가공공장 이인자로서 살아가는, 아이를 잃은 가장이자 부인과도 떨어져 지내는 회사원이다.



그가 지켜본 시스템의 과정은 흡사 우리가 실제 식용하고 있는 도살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묘사한다.



대상이 소나 돼지만 아닐 뿐 인간을 그대로 동물처럼 등급을 매기고 죽이는 첫 과정부터 필요한 부위가 어떤 요리를 거쳐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지, 비단 이것만이 아니라 수렵장에서도 식용 인간을 구매해 풀어놓고 죽이는 행위와 식용하는 행태는 물론이고  종교를 통해 스스로 죽음을 자처하는 자들, 좀비처럼 철조망에 기대어 인육을 먹기 위해 또 다른 감행을 하는 스캐빈저들, 수컷과 암컷, 임신한 암컷이란 용어를 통해 순순한 혈종과 유전자 변형방식의 형태를 통해 사육되는  그야말로 끔찍한 가상의 세계를 그려놓고 있지만 읽는 내내 현실의 우리들이 취하는 음식 형태를 그린 것 같았다.



초반 1부에서 이런 시스템을 알고는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친 테오가 생각하는 모습을 통해 독자들을 실상 현장실습처럼 동반한 듯한 느낌으로 몰아넣는다면 2부에서는 또 다른 딜레마에 봉착한 세계를 그린다.



관계를 맺고 있던 업체로부터 느닷없이 받게 된 순수 혈종이란 불리는 FGP 암컷을 두고 나름대로 고심했던 그가 어느 순간 암컷과 관계를 가지면서 임신을 하게 되는 흐름과 이를 두고 벌어질 차후에 발생한 고민들은 자식을 잃은 그에게 하나의 희망처럼 여겨지면서도 섬뜩한 공포감을 자아낸다.




엄밀히 말하면 인간도 동물이지만 과연 육식을 할 수 없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과연 인간들은 이 소설 속에서 그려진 세상처럼 서로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세계, 오락처럼 아무런 감정 없이 신체 어떤 부위를 선호한다는 호감도를 드러내며 식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들이 연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암울함을 던진 문제작이다.




테오 스스로가 옳지 못한 행위임을 알고 있음에도 적응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는  이 책에서 유일한 양심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마지막 반전 앞에서는 뭐랄까, 결과물이 어떻게 흐를까에 대해 만감이 교차했다.




발표 당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한 부분들이 생생하게 떠오를 만큼 당분간 잊히지 않을 만큼 독특하게 다가온 내용, 특히 영상으로 제작화된다고 하니 디스토피아 세계를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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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의 비극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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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관왕 달성을 이룬 [흑뢰성]의 저자 요네자와 호노부의 사회파 미스터리물-



지방 소도시 네 개를 합쳐 하나의 도시로 만든  난하마카시 속 작은 마을인 미노이시에는 정착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없다.



터를 잡고 살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거나 요양원에 가고, 후손들마저 도시로 나가 사는 터에 빈집들이 많아지면서 유령마을처럼 변해버린 이곳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마련된다.



일명 'I턴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타 지역에서 이사 오는 주민들을 지원하는 계획은 소생과라는 신설 부서를 만들고 이곳에 공무원 만간지를 비롯해 과장인 니시노, 초보 공무원 간잔, 이렇게 3인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나간다.



각 지역에서 저마다 다른 야심 찬 계획과 설렘을 동반하며 이사 온 주민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지만 예기치 않은 사건의 연속 발생은 마을에 불안감을 조성한다.



과연 이들은 새로운 마을 건설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옴니버스 형식으로 각 개별 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그러면서도 연작시리즈처럼 이뤄진 작품 속 내용은 현재의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현황과 점차 인구수 감소로 인한 텅 빈 마을의 현황을 보는 듯하게 그려진다.



각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심으로 펼쳐지는 일들이 연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구도가 실제로는 종장에 가서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드러낸 점은 미스터리 추리에 대한 성격을 띠면서도 사회적인 현안에 대한 문제점들을 건드린 부분에선 사회파 미스터리의 충실한 모습을 함께 보인다.



서로가 다른 취향에 대한 존중이나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이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각 조건들을 제시하며 끌어오는 고민들, 여기에 주민들 간의 친화력이나 협력들이 서로 화합하지 못한 채 사건이 발생하는 흐름들은 이 마을에서 발생한  비극이란 사실 뒤에 감춰진 비밀이 상상하지 못했던 점이라 놀라웠다.



이 소설의 가장 잊지 못할 부분인 종장에서 밝혀지는 씁쓸한 현실의 문제점 대두가 더욱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가 말하고자 한 정치적, 사회적, 그 안에서도  한 작은 마을 재건에 대해 서로의 해결방안 모색을 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진실과 공무원이란 신분으로 최선을 다한 이들의 마음은 물론 읽는 독자들 나름대로 우리나라를 연신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가?



사건 내막에 얽힌 비밀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타 작품에서 보다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소설로  제목이 주는 I의 비극이 희극이란 제목으로 바뀌는 종장은 그 의미 이상을 뜻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한 소설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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