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죽였을까
정해연 지음 / 북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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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맛으로 큰 충격을 던졌던  [홍학의 자리] 이후 새로운 신작으로 만나게 된 작품-




고교 2학년 18살  세 명의 청소년들인 원택, 필진, 선혁은 삼인방으로 불리며 학창 시절을 보내는 사이, 그들의 아지트라 불리는 숲 속에서 청소년 수련원에 온 이웃 학교 학생을 뜻하지 않게 죽이게 된다.



이후 9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그 사건 이후로 서로가 뜸했던 그들은  원택의 부고 소식을 듣고 다시 만난다.



사기 전과자로 교도소를 출소한 원택이 살해되었단 사실과 그의 입에서 나온 ‘9년 전 너희 삼인방이 한 짓을 이제야 갚을 때가 왔어’ 란 쪽지는  다시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뒤이어 필진의 죽음과 홀로 남은 선혁은 다음 순서는 자신임을 느끼고 공포에 떨게 되고  과연 누가, 왜 이제야 9년 전의 사건을 들고 이런 행동을 벌이는 것일까? 에 대해 초미의 관점이 모아지는데...




초반부터 혹시 이 사람이 아닐까?라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범인의 윤곽이 확실해지는 과정으로 흐르는 내용은 사건 자체에 대한 진실을 두고 과거의 자신들이 한 일들을 덮고 싶은 마음, 죽은 이에 대한 죽음에 얽힌 내막을 선혁과 진짜 범인, 경찰의 진실 파헤치기란 관계가 서로 연결되면서 흐르는 설정으로  추리 미스터리의 방향을 제대로 짚어나간다.




한순간의 실수가 빚은 한 가족의 비애, 그런 비애조차도 자신의 앞날과 그때의 상황을 말할 수 없는 두려움, 그 당시에  닥쳤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잘못된 우정으로 벌어진 사건의 내막들이 점차 하나의 진실이란 문 앞에서 밝혀지는 모습은 슬픔이 느껴졌다.




자라온 환경으로 인한 외로움과 고립, 그런 가운데 자신이 지키고자 한 그 마음에 대한 진실성은 과연 누구를 위함인지, 정작 그 진실을 받아들일 상대는 그마저도 외면할 것 같은데, 서로 평행선을 달리면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긴박감과 안타까움이 들면서 읽었다.




과거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하지 못할 것 같은 행동의 결과물,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초점과 사건을 두고 하나의 진실로 다가온 사건의 여파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죽은 자도, 떠난 자도, 미수에 그친 자도, 어느 것 속 시원 한 감정이 들지 않았던 결말, 정말 그들은 누굴 죽였던 것일까?




사건의 미스터리는 물론  인간의 심리 중점에 맞춰 상황에 따른 서로의 오해와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몰랐던 반전의 비밀들을 속도감 있게 그려낸 작품, 드라마로 만난 [유괴의 날 ]에 이어 이 작품 또한 언젠가 드라마로 만나보길 기대한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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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하라 죽이기 - #퍼뜨려주세요_이것이_진실입니다
도미나가 미도 지음, 김진환 옮김 / 라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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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발달로 인해   세상에서 펼쳐지는 상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극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온라인상에서 퍼지는 진실이 아닌 거짓된 사실들이 당사자의 결백이 분명함에도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실태에 대한 고발을 그린 것과  동시에 그럼에도 여전히 한 곳에서는 도움과 연대를 통해 고통을 나누고 해결하려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내용이다.



웨딩플래너로 일하는 성실한 아이하라가 겪는 일로 시작되는 사건은  회사 내에서 자신이 아닌 직장동료 미노의 잘못으로  그 실수를 뒤집어쓰게 된 진행으로 이어지고  SNS이란  거대한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모르는 사람들의 인신공격은 물론 그 자신마저도 피폐해져 가는 실상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처음부터 고객에게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를 정중히 했더라면, 이렇게 일이 커지지는 않았을 일들이 회사와 실수를 저지른  당사자, 그 외의 주변 관계된 이들의 행동이 이어지면서 일파만파로 번지는 경과들은  참담함과 분노를  느끼며 읽게 된다.



~하더라, ~라고 했다던데?, ~ 그럼 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나와는 일면식도 없는 타인에 대한 그렇다고 하더라는 허공에 뜬 전파력의 피해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타인에 대한 일말의 호기심은  욕망이란 이름으로 민낯을 보인  진행으로 이어지면서  현실처럼  크게 와닿았다.



한 사람을 지목해 마녀사냥을 일삼는 행태, 이 작품을 통해서 '디지털 타투'란 개념을 알게 됐는데 만일 아이하라처럼 당하는 당사자라면 얼마나 억울할 일인지, 소설 속의 내용이지만 세상엔 참 나쁜 마음을 지닌 사람도 많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여전히 우리들이 사는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들이 어디 아이하라란 여성에게만 있는 일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상처가 담긴  댓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A하라를용서할수없다’는 해시태그 자체가 주는 공포감은 사이버 범죄의 온상을 제대로 보인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과연 아이하라는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흥미진진하면서도 공포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 SNS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설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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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 하버드대 마틴 푸크너의 인류 문화 오디세이
마틴 푸크너 지음, 허진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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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문화란 무엇으로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해 온 많은 유산과 유물들을 대할 때 그것에 대해 소유한다는 개념은 과연 성립되는가? (사실 조금은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저자가 바라보는 문화의 작용에 대한 관점이 두 가지로 나뉘어 공통된 풍습과 소유할 있다는 생각을 거부한다는 것으로 시작하는 서문부터 기존에 생각해 오던 부분들에 대해 달리 바라보는 시간이 된다.



책표지의 문구 중 아카이브란 말이 있듯이 책 전반에 걸쳐 다룬  세계를 뒤흔든 인류 문화 15가지 장면들을 통해 '문화'의 속성과 그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는 어떤 진행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인다.



단일민족이란 생각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갖는 근저에는 문화 또한 전승과 계승, 발전이란 시간을 거쳐오면서 축적된 유산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 또한 이것이 시작되거나 태동된 근저를 올라가다 보면 먼 과거부터 이미 각 다른 문화들과 연관이 있음을 말한다.



책을 읽는 동안 전체적인 하나의 그림이 떠오르면서 시종 그 이미지 안에 저자가 담아내고 있는 15가지 연관성들을 연결하게 됐는데 바로 하나의  '원'이다.



돌고 순환하는 동그란 '원'이 갖는 특징은 하나의 출발점(쇼에 동굴)부터 시작해서 노하우(KNOW- HOW)와 노와이(KNOW- WHY)에 대한 개념과 이집트 네페르티티 왕비 유물 발견으로 이어지고  하나의 문화를 자국의 문화로 수용하고 새로운 창조를 이뤄나가는 과정이 거리를 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속적으로 그려진다.





하나의 단일한 문화란 없으며 문화라고 부르는 오늘날의 모든 것들이 실은 이렇듯 서로 관계를  주고받으면서 때로는 수용과 거부, 단절과 복원, 파괴와 창조, 접목이란 이름으로 다뤄지며,   문자가 있기 전 기억에 의존한 구술전승과 이후 새롭게 인쇄의 발달로 이어지는 과정들로 인해  폭발적인 전환의 시기도 있었지만 그 흐름들이  유연하게 때로는 전쟁이란 이름으로 폭정과 억압으로 이어지는 역사적인 단계를 통해 발전하는 시기를 보인다.








동. 서양의 만남으로 인해 동양적인 신비함이 서양의 예술에 끼친 영향과 문헌학, 사료편찬, 소설과 연극, 영화, 모더니즘이란 과정으로 연결되지만 저자가 우려하는 바는 인문학에 대한 고민이다.



현시대에 과학의 발전이 주도하고 있는 발달은 필요한 부분이지만 중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입장에 있는  위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대학에서의 교육의 입지가 더 이상 좁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낸다.



한류열풍에 이은 케이팝이란 용어가 부상하면서 주목한 저자의 글엔 세계의 변화의 흐름이 과거와는 달리 훨씬 빠른 속도로 전파하고 받아들이고 있음을, 이 또한 먼 과거의 시간과 견주어 본다면 교류의 과정으로 탄생한 하나의 문화 발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과거의 문을 두드려 들어가 보면 또 하나의 지식 창고가 있는 식으로 연결되어 다룬 다양한 문화사에 대한 글들은 자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것도 좋지만 순수한 의도로 순수성을 지키고자 타 문화 수용에 대한 거부감은 갖지 말아야 함을, 2114년에도 과연 도서관이란 존재가 이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글을 다룬 저자의 물음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한 챕터당 담겨 있는 역사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른 책들을 찾아가며 연결된 고리를 찾아 이어서 읽는다면 훨씬 재밌는 책이다.



다만 우리나라에 관한 내용이 케이팝과 한강 작가에 머문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일테면 불교에 관한 역사에서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계도 중요하단 사실은 모르시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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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스 -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경제학적 생존 전략 7가지
저스틴 길리스.핼 하비 지음, 이한음 옮김 / 알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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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기후위기에 관한 위험성 경고를 듣는 것이 어제오늘일이 아니지만 실제로 체감하며 느끼는 것은 슬로우,,, 그런데 이 또한 올 겨울을 생각해 보니 변화무쌍한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나 책 속에서 다룬 주제들이 근 미래의 일로만 생각하던 시대는 이제 우리들 앞에 당연한 문제 제시로 마주하고 있는 지금, 책에서 보인 경제적인 측면에서 다룬 내용들이 확 닿는다.




총 7개의 주제인 청정 전력, 청정 건축, 청정 연료, 청정 도시, 청정 지대, 청정 산업, 신기술을 통해 다룬 글들은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재활용 자원 이용, 쓰레기 분리수거, 친환경 운동으로 자발적 행동들이 우선 떠오르지만 이 외에도 더 나아가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한다.



경제측면 위주다 보니 우선적으로 경제법칙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기후위기에 대해 접근접 제시방안을 다루는 진행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요즘엔 아파트마다 태양에너지를 활용한 가구들이 많을 것을 보게 되는데 이 또한 전 지구적인 환경차원에서 좋은 예시가 된다는 것과 청정연료를 생각할 때는 투자 대비 효과를 볼 수 있는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 공감을 하게 된다.




그중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인 탄소배출량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들이 해야 할 행동(정치적)들이 많다는 글에서는 녹색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지구 온난화는 끝나고 지구 열대화가 시대가 도래했다고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호스가 발표한 것처럼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사실을 인지함으로써 보다 활발한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함을 읽는 동안 다시 느껴본다.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생존전략에 대한 인식과 함께 녹색시민으로서 행동할 필요성과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는 정책들이 앞으로 미래에 어떤 긍정적인 삶의 방향을 의미 있게 풀어낸 책이라 타 기후 관련 책과 비교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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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얼굴의 여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5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비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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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조 겐야 시리즈에 익숙한  독자로서  새롭게 탄생한 시리즈 인물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던 분들이라면 이번  작품을 반갑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미즈치럼... 이후의 차기 작품을 기다려온 만큼 저자의 말처럼 실망하지 않을 거라는 이 작품의 새로운 등장인물은  주인공인 '모토로이 하야타이다.


 


만주에서 건립된 건국대학을 나온 엘리트였던 그, 그는 패전 이후의 일본에서 무작정 기차를 타고 내리게 되는데 마침 기차역에서 탄광에서 일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사람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떠나려 하던 차,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하야타는 이내 거부하지만 험악한 분위기를 이길 수 없는 위험에 처한다.


 


이때 그를 구해준 사람이 미노루, 알고 보니 그는 전직 탄광부를 모집하던 일을 하던 사람이었고 하야타를 본 순간 자신이 징집했던 조선남자를 연상시켰기에 위기를 모면하게 해 준 것이었다.


 


현재 그는 탄광부로 하야타는 그를 따라 그가 일하고 있는 탄광에 취직을 한다.



때는 일본이 패전한 직후였고 탄광은 조선인들이 일하던 곳을 일본인들이 차지하는 분위기였다.



어디나 그들만이 정신적으로 의지하고 모시는 신이 있듯이 그곳 역시 탄광부들이 모시는 신당이 있었고, 하루하루 힘겹게 탄광부로서의 생활을 이어가던 하야타는 탄광에서 검은 얼굴의 여우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정체는 여우 가면을 쓴 아름다운 여인으로 마이리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이었다.


 


그런데 탄광에서 갱도가 무너지면서 아이자토가 나오질 못하는 상태에서 시간은 흐르게 되고 여우 신을 모시는 사당에선 금줄로 목을 맨 남자들이 발견이 된다.


 


안에서 문이 잠긴 채 벌어진 죽음의 시체, 일명 밀실 살인이라 불리는 이 사건의 중심을 하야타는 추리의 꼬리를 물듯 그곳에서 벌어진 실체를 쫓기 위해 탐정 역할을 하게 된다.


 


책의 첫 배경이 일본의 침략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시작한다는 점에서 읽는 독자의 입장에선 우리나라 징용의 대상들과 그들이 물건처럼 이용하고 버려지는 참혹한 현장의 이야기와 함께 보기 드물게 일본인으로서 자국의 이러한 전쟁의 실상을 침략으로 그린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하야타가 느낀 미국의 원폭 투하에 대한 생각은 자신들이 행한 행위에 대해 깊은 반성보다는 분노를 느낀 장면은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보다 폭넓은 생각의 깊이가 부족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기존의 민속과 호러를 겸한 추리 미스터리의 세계를 그린 작가가 이번엔 배경을 옮겨 패전을 주 배경으로 석연치 않은 죽음과 마주한 새로운 인물의 등장 서막을 알림으로써 기존의 도조 겐야와는 다른 또 다른 시리즈물을 탄생시켰다.


 


마물의 장난일지, 아니면 귀신의 장난일지, 여우를 봤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처럼 실제는 인간이 저지른  살인인지,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밝혀나가는 주인공의 발전된 사건의 전개와 그 실체를 탐하는 모습은 탐정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다.


 







뒤이어 후속작으로 출간된 '하얀 마물의 탑'으로 이어지는 시리즈인 만큼 그동안 국내에 출간된 민속적 호러 공포물을 맛깔스럽게  다룬 저자의 작품을 즐기는 독자라면  독립된 작품이지만 함께 즐겨보는 것도 좋을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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