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스트
스티브 로페즈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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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신간 책 코너 소개에서 이 책을 알게됬다. 제목부터가 현대인들의 고독감을 나타낸듯해서 끌렸던 솔.로.이.스.트.... 

영화가 곧이어서 상영될 예정이라고도해서 얼른 집어들었다. 여기에서도 세상이 각박하게 흘러가지만 그 속에서도 열정과 순수, 끈기가 엿보인 실화를 다룬 책이라서 더욱 감동적이다. 낚시질을 해서 소재를 발굴하는 컬럼니스트 스티브로렌조의 글이 신문에 실리게 됨으로서 나타니엘 안소니 아이언스란 인물에 대해 알려지고 , 여러 사람들의 따뜻한 응원과 지속적인 보살핌속에 서서히 사회인의 한 구성원으로서 발을 대딛는 이야기가 차분히 그려지고 있다. 처음엔 참신한 소재라고 생각해서 글을 쓰기로 결심했던 스티브가 그냥 조금 잘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려니 하고 생각했던 나나니엘이 실은 줄리어드 음대를 다니다 정신분열로 인해서 학업을 중단하고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이 소개 되면서 자신도 서서히 이 사람을 돕고 싶단 생각에 발벗고 나서게 된다. 인터넷의 발달로 점점 신문 구독자가 사라지고 신문사의 인사 경질을 보고서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끼는 , 그렇지만 앞으로 10여년을 더 뛰어야 늦둥이 딸의 학업을 도와줄 수 있단 현실성 앞에서 전업을 꿈꾸지만 나다니엘을 곁에서 보고 취재하는 과정에서 아직은 이 길이 자신의 길임을 깨닫게 된다. 나다니엘의 정신분열상태와 노숙에서 집이라는  공간에 발을 들여놓게끔 애쓰는 스티브와 로빈슨의 노력도 눈물겹지만, 카터가 자신의 유일한 안식처인 셈이었던 나다니엘에겐, 집이란 공간이 어쩌면 갇혀있단 생각이 들게도 할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평소엔 아무렇지 않다가 허공에다 대고 얘기하고 주위의 담배나 마약하는 노숙자들에게 일갈의 말로 내뱉는 나다니엘을 보는 보통의 사람들에겐 이해 할 수 없는 정신분열의 세계가 그렇게 아픈 병인줄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다른 가족들과도 연락을 끊고 살게된 나다니엘의 인생여정속엔 어린 나이에 겪었던 부모의 이혼, 그 속에서 유달리 아버지를 그리워하면서 내면에 실력을 인정받고자 노력했음에도 신경써 주지 않았던 아버지의 행동을 보면서 많은 상처를 입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스티브가 아버지를 찾아가서 아들에 대해 묻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성의 없는 자식생각엔 차라리 이 순간이 어쩌며 나다니엘에겐 다행일지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완전히 이 병을 고쳐보겠단 생각을 갖고있던 스티브가 점점 정신분열에 대한 나다니엘의 행동과 완치가 없다는 힘겨운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느꼈던 심정이 솔직히 쓰여져 있어서 심히 공감이 간다. 이젠 완치가 아닌 그나마 거리에서 연주하고 내가 잘 수 있는 공간인 쉼터가 있단 사실을 인정하고 돌아오는 과정이 지속되기만 바란단 대목에선 안타까움과 아련한 연민이 솟아오른다. 때론 무심하게 행동하는 나다니엘의 행동과 말, 스티브의 글 속에선 간간히 웃음이 지어지지만, 그 속에서 진솔하게 피어나는 흑.백의 색깔을 떠난 진정한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우정과 따스함이 곁들여져 있어서 영화가 정말 기대가 된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제이 폭스의 연기도 어떻게 표현이 될까도 궁금해지고, 로버트다우니주니어의 나이든 모습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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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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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병자호란에 대해선 학교에서 역사 시간에 배웠고 그간의 인조반정이란 내용에서도 두루 알고 있던터에 뮤지컬로 되어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김 훈씨의 소설 기법은 남성다운 강인한 서예의 묵처럼 처음엔 서서히 묽은 물과 먹이  동화가 되어 있지 않다가 서서히 시간이 흐르면서 함께 어우려져 진정한 하나의 다른 새로운  물건으로 탄생이 되둣 처음 읽기 시작을 했을땐,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글의 감정속도가 빨리 내게로 흡수 되지 않는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읽기 전엔 이번에 얼만큼의 시간이 경과가 되어야 나와  일체가 되어 있을 수 있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이번에도 서서히 빨려들어갔다. 이것이  김 작가님의 특징이라면, 뭐 말할 순 없지만서도... 

책 속에선 현실상황에서 강한 결단력이 그려진 임금이 안나온다. 그저 다른 여러 대신들의 척화파와 주화파 사이의 주장들 속에서 몇 마디 정도로만 그 감정을 나타낸 정도의 나약한 인조 라는 임금이 그려지고 있다. 기상 악화로 강화도로의 길이 막히자 남한산성으로 발길을 돌려서 투항했던 일을 그려지고 있는 이 소설은 그 안에 살고 있던 민초들의 생활상과 점점 버티기 어려워지는 상황속에서 끝까지 버티어 나갈 수 밖에 없는 진퇴양난의 시간 촘촘히 여러 인간들의 군상을 그려내고 있다. 글 속에 글 이 있고 또 그 글속에 다른 글이 있는 식의 김훈 작가의 글 솜씨는 읽는 내내 글의 이중성과 다양한 뉘양스를 풍기고 있어서 글의 솜씨를 한층 더 감칠만나게 하고 있다. 흔히 박씨전이라고 일컬어지는 전래 동화에서 나오는 남편 이시백의 활약도 그려지고 있어서, 새롭고, 양반에 둘러싸여서 오도가도 못하고 개구멍으로 피난을 가는 민초들의 고생도 여기저기 적혀있어서 그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고난한 생활을 보는 것 같아서 안쓰럽기까지 하다. 비교적 긴 대사없이 몇 마디 말로서 사람의 심중을 잡아내 표현하는 작가의 글 솜씨 속에 끝내 강화도가 함락되었단 소리에 임금으로서 굴욕을 당한 인조의 행동도 일국의 임금으로서 감내해야만 했던 그 당시 상황이 잘 포착이 되어있다. 작가의 말대로 소설을 소설로서 그 당시의 인물로 그려졌기 때문에 그것을 감안하고 읽으란  내용에 알면서도 마치 살아있는 사람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것은 이것이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작가의 월등한 솜씨가 아닐까쉽다. 언둣 신문에서 본 듯한 내용인데. 몽골교수가 조사하고 연구한 내용중 징키츠칸이 알렉산더 대왕 못지 않는 대륙을 지배한 가운데 유독 한국이란 나라가 별도의 큰 구속없이 고스란히 나라를 지탱해 올 수 있었던 원인중 하나는 타의 나라처럼 철저히 그 속에 동화가 되었던 것이 아닌 먼저 대의를 위해서 소를 주었고 그 틈바구니 속에서 나름대로 실리를 챙겼던데서 무너지지 않고 올 수 있었던것이 아닌가 한다는 내용을  이 책을 읽으면서 인조도 과연 자신의 아들들을 청에 가게 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비이기 전에 한 나라의 왕으로서 백성들의 안위와 왕권 보전을 위해 한 발 물러선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오랑캐의 앞에서의 굴욕을 다룬 한 역사의 일부이긴 하지만 그래서 "화냥년"이란 이름으로 소리없이 죽어간 여인네들이 생겨나게 됬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도 꿋꿋하게 생을 이어나가는 민초들의 삶을 보면서 하나의 희망을 나타낸 이 소설의 말미가 , 그래서 더욱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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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
조셉 M. 마셜 지음, 김훈 옮김 / 문학의숲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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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자신이 인디언의 후예로서 오랫동안 선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삶의 철학적 이야기를  총 12편의 제목을 달아서 손자를 옆에 두고 옛날 이야기를 하듯이 전설과 그에 따른 교훈적 이야기를 곁들여서 풀어낸 아주 따뚯한 글을 수록한 책이다. 소 제목 하나하나가 삶에 있어서 아주 소중한 덕목인지라, 모두 놓치기 아깝고 글 한편 한편마다, 자신의 조상들이 겪었던 , 말과 글의 말살정책, 기독교로의 동화정책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것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인디언들의 노력이 여러군데서 보여주고 있다. 인디언의 이름 하나하나가 모두 뚯을 갖고 있듯이 아주 친 자연적인 이름으로 불리워져 있기 때문에 흡사 "늑대와 춤을"이란 영화가 많이 생각났다. 인디오들의 집인 원통형 구조 속에서 치러지는 정화의식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서양인들이 결코 이해 하지 못할 깊은 뜻이 숨어있고, 문화라는 것이 자신이 태어나고 익숙한 것에서 다른 문화를 받아들일 때의 자세도 서양과 인디오들의 차이가 나는 것을 곳곳에서 볼 수가 있다. 작가 자신이 말했듯 자연의 불균형이 깨지면, 모든 것의 조화가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동성애자들의 성향도 또 다른 우리의 다른 모습과 생각을 갖고 있기에 그들을 이상한 눈으로 보지말고 우리 사회 구성원의 다른 일부분이라는 생각엔 폭 넓은 이해가 있어야함을 일깨워준다. 춤 추는 형태에 대해서 하나의 "원"을 이루고 그 원안에 깃들여져 있는 뚯 깊은 인디오들의 생활 양식과 조상들 대대로 내려오는 의식속엔 인간도 하나의 대지 속에 한 조그마한 존재라는 엄연한 의식을 갖고 있음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동양적 사상이 깃들어진 웃 세대에 대한 공경심 또한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선 안 될 좋은 선구자란 말엔 많은 수긍이 간다. 가을 바람도 점점 깊어가는 이 때에 한 편의 마음 한 구석에 아주 배부른  음식을 먹은 기분 좋은 말이 가득 들어 있는 좋은 책이란 생각이든다.  

****제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여러분의 할머니가 가르쳐주신 것들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고. 아무리 세월이 가고 나이 든 분들의 삶의 방식은 늘 소중하고 존경해야 한다고. 필요할 때마다 할머니가 말씀해주신 것을 꼭 기억해내야 한다고. 

****진실을 알아보기 어려울 때가 가끔 있다. 진실은 축복의 선물이 될 수도 있고 힘겨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친절한 것이 될 수도 있고 잔혹한 것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종종 우리를 피해 달아나며,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 되기도 한다. 진실은 가끔 너무 깊이 숨어 우리가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그것을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있고, 또 너무나 교묘하게 위장하고 있어서 우리가 수시로 그 위를 지나가면서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다 다음 순간에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대낮처럼 명백한 것이 된다. 결국 우리는 진실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 진실은 가끔 바람과 같다. 우리는 그것을 볼 수 없으나 그것이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는가는 볼 수 있다. 진실은 또 해가 뜨고 지는 일과도 같다. 우리는 아침에 해가 동쪽 지평선 위에 떠올랐다가 저녘이면 서쪽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것을 본다. 스스로 돌고 있는 천체 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해는 뜨지도 않고 지지도 않는다.  우리의 물리적인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다

**** 진실은 삶의 시행착오들이 낳은 결과물이다.(...) 진실은 장님들이 코끼리 더듬는 이야기에 나오는 진실들처럼 주관적이다. 진실은 또 "인간은 하늘을 날지 못할 운명이었다."는 진실처럼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모든 인간이 갖고 있는 보편적인 약점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환상이 아니라 분명한 해답을 원하기 때문에 세상에 진실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진실처럼 보이는 모든 것에 취약하다.  

**** 이 세상의 모든 진실 가운데서 가장 확고부동한 진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예외 없이 적용되는 엄연한 진실이므로 과거부터 진실이었고, 앞으로도 항상 진실로 남을 것이다. 그 진실은 바로 죽음이다. 그것은 미국 사회가 가장 두려워해서 피하려 하는 진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모든 진실을 측정할 수 있는 진실의 표준임이 분명하다. 지속적이고 정확하다는 면에서 그 진실과 비교할 수 있을 만한 것은 다시 없다.

****죽음에 관한 진실은 아주 단순하다. 죽음은 결국 일어날 것이라는 것.우리가 그 진실을 제아무리 열심히 부인하려들고 맞서 싸우려든다 할지라도 그것만큼 피할 수 없는 진실은 다시없다. (...)  죽음과 싸울 방법은 없다. 우리는 살기 위해 싸울 수 있다. 하지만 죽음과의 싸움에서 우리는 항상 패배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죽음을 바라보는 것은 죽음이 적이라는 환상을 낳는다. 하지만 죽음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죽음은 결국 우리의 가장 진실한 친구다. 죽음에 관한 가장 심오하고 마음 든든한 진실은 그것이 삶의 일부라는 것이다. 삶은 탄생으로 시작해서 죽음으로 끝난다.  

**** 용감함은 우리 삶이 늘 암, 절망, 기회의 상실, 사업거래상의 실수, 허리케인의 내습. 참혹한 결정 , 어두운 뒷골목 등과 같은 도전 과제들을 우리한테 제시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도전은 일종의 초대 같은 것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초대. 

****용감하다는 것은 역경 속에서도 여전히 용기를 잃지 않거나 용기 있게 행동하는 것, 꿋꿋한 자세로 고통과 직면하는 것이다. 용감하게 행동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는 주위를돌아보라. 그러면 그것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을 따르도록 하라. 그 사람을 충분히 오래 따른다면 용기를 갖는 법을 배우게 되거나 당신의 내면에 잠복해 있던 용기가 저절로 분출해 나올 것이다.  

**** 지혜는 조급함, 고집스런움, 과도한 열정, 분노,무지,오만함을 비롯하여 우리를 반드시 해로운 길로 들어서게 하거나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만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게 만드는 그 밖의 많은 성향들에 대한 해독제다.  

****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빨리 달릴 수 없거나 멀리 걸을 수 없을 때가 온다. 우리의 반사신경은 둔해지고 머리는잿빛이나 은빛으로 물들고, 우리가 걸어온 길들이 우리 얼굴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 그리고 가장 보람 있는 국면에 이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삶의 여정이 끝나가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멀리 걸어왔고, 이제는 그 여행이 우리가 얻은 보상이요, 힘이기 때문에 뒤돌아 볼 수 있는 삶을 갖고 있다. 지혜는 삶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하지만 그것은 또 우리가 삶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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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있어서 가볍게 읽고 넘어 갈 수 있는 책 한권을 고른것이 이 책이다.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했는데, 전에 읽던 책과는 좀 무게감이 약간 있고, 아마도 저승사자와 이승의 저승사자란 별명을 지닌 현세의 남자와의 사랑 이야기라서 그런가 싶다. 우울한 환경 속에서 태어난 여주인공이 사채업자인 남 주인공을 치료해서 만나는 과정과 저돌적으로 밀어부치는 남 주인공의 구애 작전엔 역시나 드라마나 영화의 요소를 고루 갖췄다. 다른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는 저승사자의 모습이 여주인공에게 비치고 그것이 저승사자와의 뭐라 말 할 수 없는 감정이 흐름을 알게 된다. 하지만 결국엔 저승사자는 이승에서의 호송을 맡은 임무를 이루지 못하고 주인공은 남 주인공과 해피엔딩을 이룬다는 이야기다. 처음 읽어가면서 문득 전도연, 박신양이 생각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소재면에선 무난하단 생각도 들고 다소 어거지적인 설정이 눈에 띄긴 하지만, 그래도 부담 없이 읽기엔 좋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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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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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전공인 철학적 메세지가 곁들인 책을 단 한 권이라도 읽은 독자라면 그가 출간한 다른 책들을 무시하고 다른 책을 고르긴 쉽지 않을 것이다. 베르베르처럼 우리나라에서  독자층을 많이 보유하고 있단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가 써 놓은 앞 페이지 서문에서도 한국 독자 덕분에 집을 장만할 수 있었단 유머엔 사실과 함께  우리의 보통사랑을 알 수 있었다. 흔히 이 작가의 특징 중 하나가 주위에서 무심히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소재를 자신의 철학적 지식을 함께 곁들여서 다양한 시도의 글을 쓰고 있단 점이다. 읽으면서 내내 읽어 버리고 지나가기엔 정말로 좋은 글들이 많아서 아직도 내 핸폰과 별도의 수첩에 글귀들을 보관하고 있지만 젊은 사람 답지 않은 아주 깊은 생각의 글들이 이 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작가 자신이 어느 날 우연히 부두에 있는 배를 보고서 글을  쓰기로  했다는데서도 역시 다르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것만 하고 , 그것을 즐기고 그런 가운데서 경제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하지만 현실에선 과연 위의 조건을 충족하면서 살아가는 현대인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란 생각이 지배적인데, 세상은 고루하게 균등하지 않아서 어느 한쪽을 이루고자 하면 다른 쪽을 포기해야 할 가능성이 많단 걸 직업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꼭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한해서 적용이 된 것은 아니지만, 보통은 그렇단 얘기다. 결국 경제적인 현실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꿈은 이것이 아니면서도 우선 당장은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과정중에 하나로 직업을 선택하게 되고 그 속에서 생활하다 보면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란 말이 있듯이 자신의 꿈도 서서히 잊혀지고 매너리즘에 빠져서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 날 문득 푸른 하늘을 보거나 비가 소리없이 창문을 노크하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현실의 처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게 되고 쉽게 그 환경에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될 때 우리들은 우울한 심경을 갖게 될 때도 있다. 여기서 보통은 배를 비롯해서 물류, 비스킷공장,로켓, 그림,송전 공학. 회계. 직업상담사, 창의자정신, 항공산업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실로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다루고, 그 속에서 그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만나면서 느낀 것을 사진을 곁들여 글을 써 나가고 있다. 개인적으론 직업상담사의 세계와 항공산업에 대한 부분이 많이 끌렸는데, 자신의 현재 적성검사 과정과 그로 인한 직업의 다양한 참여 가능성 제시와 평소 비행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주의를 끌었던 것이 아닌가 쉽다. 작가 말대로 근시적 근접이 아닌 원시안적 근접에서 바라본 일의 속성과 그 안에서 이루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 생활을 군데 군데 사진이 곁들여진 포토 르포식으로 나타내고 있다. 어느 모 신문에서 책을 일고 난 독후감 비슷한 글을 쓴 사회 인사의 글을 보자면, 굳이 일에 대한 이런 글을 씀에 있어서 다양한 물류라든가 꼭 비스킷공장까지 가서 글을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 글에는 이 책 내용을 이렇게 인식할 수도 있구난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내 스스로는 일의 연속성과 소재가 참신하단 생각이 들었었는데... 인터뷰 내용이나 사진 설명이 곁들여져  무난한 가운데 마지막 책장을 덮기전 보통은 또 하나의 글 구절로 나의 수첩 목록을 채웠다. 

 

****할 일이 있을 때는 죽음을 생각하기 어렵다. 금기라기 보다는 그냥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긴다. 일은 그 본성상 그 자신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면서 다른데로는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한다. 일은 우리의 원근감을 파괴해 버리는데, 우리는 오히려 바로 그 점때문에 일에 감사한다. 우리가 이런저런 사건들과 난잡하게 뒤섞이도록 해 주는것에, 파리에 엔진오일을 팔러가는 동안 우리 자신의 죽음과 우리의  사업의 몰락으 아름다울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 주는 것에 그것을 단순한 지적 명제로 여기게 해 주는 것에 감사한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근시안적으로 행동한다.그 안에 존재의 순수한 에너지가 들어있다. 밤이 올 때쯤이면, 죽을 것이란 커다란 사실을 외면한 채, 서둘러 칠한 붓이 남긴 페인트 한 방울을 피해 창턱을 계속 열심히 가로지르려는 나방에게서 볼 수 있는 강렬하고 맹목적인 의지가 있다.(...) 

 현자들이 가르친대로 죽음에 대비 하는 것은 죽음을 지나치게 존중하는것이다.(...) 

 우리의 일은 적어도 우리가 거기에 점선을 팔게는 해줄 것이다. 완벽에 대한 희망을 투자 할 수 있는 완벽한 거품은 제공해 주었을 것이다. 우리의 가엾은 불안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성취가 가능한 몇 가지 목표로 집중시켜 줄 것이다. 

 ****사무실에서 하루가 시작되면 풀잎의 이슬이 증발하듯
노스탤지어가 말라버린다. 이제 인생은 신비하거나, 슬프거나,
괴롭거나, 감동적이거나, 혼란스럽거나, 우울하지 않다.
현실적인 행동을 하기 위한 실제적인 무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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