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 하 - 고려의 영웅들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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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의 원작소설 2부를 만나본다.



첫 방송부터 책과 비교해 보며 시청하는  중인데 오랜만에 만나는 대하드라마란 사실과 역동적인 당시 고려역사 속에서 등장하는 궁중인물들의 개성 있는 모습들이 시종 흥미진진하다.



거란의 침입을 막는 과정에서 피치 못할 상황에 처한 왕의 피난이나 전쟁으로 인한 백성들의 고달픈 피난에 대한 부분들은 힘없는 나라의 환경 그 자체를 보는 것으로 그 때나 지금이나 국력의 힘이 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특히 강감찬 장군의 활약이 3차 전쟁에서 활약이 두드러진 바, 이 작품 속에서는 양규와 김숙흥, 그리고 다른 장군들의 충성과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전투 장면들이 대하소설답게 표현이 크게 다가오면서 고려사에 있어 중요한 전쟁의 한 부분임을 다시 느껴볼 수 있다.




만약 양규와 김숙흥이 자신들이 처한 전장에서 좀 더 냉철함을 유지했더라면, 조금은 피해가 덜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는, 이는 역사에서 우리들이 배워나갈 부분들임을 생각하게 한다.








지리적인 조건으로 외세에 대한 압력을 물리치며 나라를 지켰던 고려, 명성이 있고 없고를 떠나 나라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 영웅들은 다름 아닌 그들 모두란 사실을 느껴본 소설이다.



앞으로 드라마 전개가 원작과 비교해서 어떻게 그려나갈지, 인물들이 처한 각자 상황에 따라 그려지는 고려와 거란의 전쟁 전개를 지켜보는 기대감이 크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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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인저의 살인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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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장의 살인], [마안갑의 살인]에 이은 세 번째 신간 작품이다.



전작의 주인공들인 하무라와 겐자키는 전 작품에서 등장하는 마다라메 기관에서 행하던 연구자료를 가져오기 위해 두 사람에게 함께 동행해 줄 것을 부탁한 연구기관의 사장 나루시마의 의뢰를 수락한다.



그들은 나루시마와 그가 고용한  용병들과 함께 폐허가 된 테마파크 안에 있는 흉인저라고 불리는 건물에 들어서고 그곳에서 살고 있는 후기 박사를 위협, 그가 안내한 곳으로 도착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과 마주치면서 탈출구가 막힌 상태로 갇히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서로 흩어져 도망치던 중 겐자키는 거대한 거인인간과 가까운 곳에 은신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후기 박사에 이어 관리인, 용병들 일원들이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데 과연 그들은 이곳을 탈출할 수 있을까?



첫 작품인 '시인장의 살인 사건'이 강렬해서인지 이후 차례대로 출간한 작품들의 특징들이 모두 클로즈드서클이다.



마치 게임을 연상시키듯 거대한 인간에 맞설 수 없는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일행들 중의 또 다른 실험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는 불안감들이 증폭되어 진행된다.








저자의 치밀한 건축 도면을 통해 독자들은 나름대로 장소의 힌트를 이용해 막간의 시간차를 이용한 거인과의 맞대결을 피하고자 하는 방법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두뇌게임이  읽으면서 나름대로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 전작과 비슷하면서도 좀 더 세밀한 장치를 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가져야 하고 누군가는 세상에 알려지길 원하지 않길 바라며 누군가는 여길 탈출하고 싶다는 각자의 세상에 몰입한 순간 터지는 살인의 행각들은 연구를 위해서라면 생명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일말의 고민들을 하지 않은 후기 박사란 인물에 대한 비난을 멈출 수가 없는 한편 이에 희생된 직원들의 소리 없는 행방불명 또한 아픈 현실로 그려진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특히 사건의  시점을 하무라, 고리키, 겐자키의 눈으로 그려진 내면의 생각과 시간에 대한 공격, 기형거인에  담긴 사연들은 살인에 얽힌  반전의 내막을 밝히는 겐자키의 능력과 인간의 끝없는 이상 희망에 대한 연구의 결과가 어떻게 아픈 현실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주기에  추리 스릴러지만 연민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우리는 가족이란 이름 아래 그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없었던 그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없었던 소설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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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들의 세상은 내가 사는 세상이다 - 세상 끝에서 경이로운 생명들을 만나 열린 나의 세계
나이라 데 그라시아 지음, 제효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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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프로를 접할 때 가장 근접하게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남극과 북극이다.



실제 여행상품 자체도 흔하지 않고 참여하고자 하는 희망 여행일지라도 계절의 변화를 인식해 기간에 맞게 근거리에서나마 볼 수 있다는 곳인 만큼 아마도 지구상에서 최후의 청정지역이며 인간의 손이 그나마 묻지 않은 곳 중 한 곳으로  여겨질 수 있을 것 같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소속 생태계 모니터링 연구자 자격으로 동료들과 남극에 발을 디딘 저자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읽는 동안 내내 남극의 희다 못해 푸른빛을 띠는 색채가 내내 지워지지 않았다.



육지와 가장 가깝다고는 하지만 1,000킬로미터쯤 떨어진 남극 대륙이란 곳은 이미 많은 나라들이 기지를 세우고 연구에 몰두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문명의 혜택을 많이 누리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다.(화장실, 세수...)



저자는 남극반도와 인접한 곳인 리빙스턴 섬 시레프곶에 첫 발을 내디딘 후 펭귄의 번식기인 여름을 중심으로 5개월 동안의 연구과정과 그곳에서 느낀 것들을 담아낸다.




인간들의 눈엔 모두가 같은 색깔의 털 무늬를 지니고  공동의 생활처럼 보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삶을 관찰하면서 느낀 점들은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 부대끼면서 자신들의 천적들에 대항하고 삶의 지혜를 통해 터득한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 속에는 저자는 물론 읽는 나 자신조차도 펭귄 한 마리 한 마리의 특성을 이해하며 마치 인간들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면 과장 아닌  동질감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네이버 발췌)



먹이사슬의 체계상 서로 연관된 생태계의 순환들이 어느 순간 기후 변화로 인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기사를 접할 때면(기후 변화로 인해 물범의 개체수 극감, 이는 북극의 북극곰 사례와 동일) 저자가 느끼면서 바라본 천혜의 장소 남극에 대한 걱정 또한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뒤뚱뒤뚱거리며 아기 펭귄을 품고 비바람과 위협적인 도둑 갈매기에 저항하는 펭귄의 모습들, 문득  어느 동물 다큐 프로그램을 보던 중  사자가 어린 누를 공격하는 장면에서 인간이 개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인터뷰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이는 먹이 공생의 자연순리를 따라야 함을 말한 대목이라 펭귄들이 살아가는 남극이란 곳에서의 자연순리 또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는 많이 아픈 마음이 앞서지만...)






                                           (네이버 발췌)



하지만 이 역시도 기후변화로 인해 어느 순간 그 체계가 무너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여기에 남극에서의 연구가 인류의 삶만을 위한 것이 아닌 자연 생태계 보전과 이들과 함께 어우어져 살아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연구 방안이 필요함을 느껴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들을 관찰함으로써  저자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열리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생생한 자연 이야기, 제목처럼 펭귄들의 세상은 저자만이 사는 세상이 아닌 우리 모두가 사는 세상임을,  남극에 대한 희망을 기대해 본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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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려치는 안녕
전우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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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대상 수상작 [관통하는 마음]을 쓴 저자의 장편소설 신작이다.



 작은 교회에서 목사로 일하고 있는 바울의 친구인 병삼은 교회에서 서틀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



그런 그에게 남과 다른 특별한 능력이 있으니 바로 그에게 맞는 사람은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게 된다는 점인데 어느 날 남녀의 다툼에 휘말리면서 여자에게 따귀를 때리게 된다.



이후 걷잡을 수없는 사건들이 벌어지고 병삼의 능력을 알게 된 교회 목사 재일로는 그를 자신의 교회로 데려오게 된다.




따귀를 맞으면 생면부지 사람 앞에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는 설정이 색다르기도 하고 글의 전체적인 흐름들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점이 마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별난 것 없는 4명이 대형 교회의 비리 사건을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현실적이되 현실성에서 조금 벗어난 듯한 난투극을 읽노라면 시사성 있는 사회의 모습을 대변해 주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특히 타 작품과 비교해 볼 때 조금 다른 점은  대화체와 지문 사이의 구별이 없어 조금 더 신경을 쓰면서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저자가 고의로 이런 장치를 설정해 놓고  속도감 있는 전개를 훨씬 강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덕분에 시종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만일  병삼과 같은 능력이 있다면 이런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등장인물들 또한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점과 이로 인해 선택과 운명에 대한 생각들을 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독자들에게 새로운 능력을 지닌 인물의 출현 등장을 통해 신선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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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페이지터너스
마샤두 지 아시스 지음, 이광윤 옮김 / 빛소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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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이름이 다소 낯선 작가이자 출간된 작품이 많지 않지만  이미 유명한 작가들인 살만 루시디를 비롯해 수전손택, 우디앨런이 좋아한다고  알려진 저자의 단, 중편으로 구성된 선집이다.




총 5편의 작품들은 인간들의 본능과 욕망, 이성과 광기의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학과 아이러니를 표방하며 보여주고 있다.




친구의 아내와 불륜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  점쟁이의 말을 믿는, 아니 믿고자 하는 희망 섞인 감정은 들통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주는 달콤한 말로 들리지만 이는 결국 자신들의 욕망이 이성을 앞서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결과는 끔찍함을 드러낸다.




또한 이것이 분명 아니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말로써 의지 실천을 드러내고 보고자 했던 '회초리'의 다이망은 또 어떤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자신 앞에서 회초리를 무서워하는 어린 소녀를 구제하지 못한 채 그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려 스스로 무릎을 꿇은 인간의 나약함의 실체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외에도 '지장미사'나 '유명인' 작품도 좋았지만 역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책 제목이기도 한 '정신과 의사'다.



읽는 내내 이성과 광기, 과학과 종교란 두 가지의 길을 통해 누가 정상인이고 정신이상자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시망 바카마르치 의사가 이상과 광기의 구분을 짓기 위해 정신병원을 설립하고 과학에 근거한 연구를 하면서 마을에 정신이상자를 수용함으로써 본연의 목적을 이루는가 했지만 점차 정신이상자의 기준이 모호해지면서 그의 판단에 의해 보통의 우리가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기준선마저 정신이상으로 몰아가는 과정을 통해 거의 모든 사람들을 병원에 수용하는 과정은 공포 그 자체다.



반기를 든 사람들 또한 선의의 행동에 나서지만 점차 권력의 우위에 서려는 또 다른 야망을 보임과 동시에 자신의 명예를 이루고자 하는 모습은 한마디로 블랙코미디를 연상시킨다.




우습게도 이 작품은 선의의 행동이 결국 한 마을을 독재정치, 전재정치처럼 한 사람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고 절차가 이루어진다는 아이러니 연속의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이 실로 허망한 헛웃음이 나오게 한다.




이카구아이시 시에는 단 한 명의 정신병자가 없다는 그 진실이 전해주는 씁쓸함과 박사 자신 또한 스스롤 걸어 들어간 결과물은 누가 정신병자이고 아닌지에 대해, "이성을 마비시키는 바스티유 감옥'이라고 말한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단. 중편만이 주는 간결함과 냉소적이면서도 해학이 깃든 유머들이 담긴 작품들, 브라질 문학만의 정수가 깃든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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