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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춤추게 하라
루이스 V. 거스너 Jr. 지음, 이무열 옮김 / 북앳북스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 IBM의 S/W, 서비스, BCS조직과 함께 일할 때 이 책을 읽게 된 게 행운인지 불운인지 잘 모르겠다. 예전부터 이 책을 읽고 싶었는데, 마침 다른 책들을 한꺼번에 구입할 필요가 생긴데다가 이 책이 출판된지 1년이 넘어서 10%이상의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기에 이번에 구입하게 되었다.
책 겉표지를 둘러싼 장식지 위에 "노무현 대통령이 휴가 중 읽으려고 선택한 책"이라는 글귀가 보인다. 과연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을 읽었을지 궁금하다. 컴퓨터에 일가견이 있다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었으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거느리고 있는 행정부에 변화가 일어나야 하지 않을런지.
책에 기술된 내용은 대개 뻔한 것들이다. IBM이 H/W로 장사해먹었고, 가장 똑똑하고 유능한 Manpower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80년대와 90년대를 지나면서 시장에서의 게임의 법칙이 바뀌었기 때문에 IBM이 휘청거렸던 것이다. e-Business부터 자율컴퓨팅, on-demand 까지 IBM의 혁신의 몸부림을 지켜봐왔던 나로서는 IBM에서의 혁신과 변화의 물결을 잘 인지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이 책은 한 유능한 경영자가 자기의 비지니스 영역을 넘어선 새로운 분야에서 다 쓰러져 가던 거대기업을 살려낸 감명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변화와 변혁을 말할수 있겠지만, 그것을 실천하고 다른 많은 사람들의 동참과 이해를 얻어내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거스너 전임 회장은 탁월한 그의 경영능력을 인정받을만 하다.
IT분야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책에 기술한 많은 이야기들, 즉 IBM의 내부사정, 미들웨어에 집중한 전략, Lotus와의 합병에 대한 이야기들이 무척 흥미로웠다. 그 모두가 IBM의 성공을 이끄는 좋은 전략이 되었는데, 한국 IT상황에서는 반대가 아닌가 싶다. 그들의 미들웨어 제품인 Websphere나 DB2등은 Weblogic이나 JEUS, Oracle등에 밀리고, Lotus의 주력제품은 Notes또한 기업내의 Backbone에서 걷어내어지고 있다.
한국 IBM을 "을"의 입장에서 대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을 읽고 내부변화가 빨리 일어나야 할거라는 생각이 든다. 1400여명이 넘는 거대조직인 한국 IBM도 이제 변화할 때이다.